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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엔젤레스 여행을 가려면 가급적 다운타운은 가지마라, 웨스트(비버리힐즈, 헐리우드)에 있어라. 뭐 그런 말을 많이 듣습니다. 왜냐하면 이 지역의 범죄율이 매우 높기 때문입니다. 


2015년 LA Times 기사중 발췌한 다운타운 지역의 범죄율 상승율. 구역에 따라 두배 넘게 폭력 범죄가 증가했었네요. 


하지만, 이 지역은 로스엔젤레스에서 빼먹으면 좀 아까운 지역입니다. 헐리우드, 비버리힐즈가 우리에게 영화나 TV로 인해 어느 정도 익숙하고 안정적인 지역이라면, 이 지역에는 오랜 건물들이 주는 묘한 분위기가 있습니다.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대공황(1930년대) 이전에 지어진 - 도금시대의 영향으로 화려하게 장식된 - 건물들이 아직 남아있어서 현대적인 빌딩들이 들어선 더 브로드 쪽의 다운타운과는 다른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냅니다. 


사진 중앙에 LOS ANGELES라고 씌어진 고풍스런 건물을 보세요. 로스 엔젤레스 극장입니다. 1931년 프랑스 풍으로 완공된 영화 극장이었죠. 참고로 이 다운타운 지역을 Historic Core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 지역에는 이런 고풍스런 극장들이 잔뜩 있고 관광코스로도 개발되어 있습니다. 물론 제 경우는 그냥 지나가다 겉모습만 보았지만요.


참고로 내부 사진을 두장 소개합니다. 더 많은 사진은 아래 링크에 있습니다.

http://www.losangelestheatre.com/gallery


극장 내부 상영관의 모습입니다. 화려하죠?


로비의 모습입니다.


사실 이 지역을 제대로 구경한 건 아니고, 보테가 루이라는 케이크 집에 가기 위해서 주차시켜 놓고 주변을 30분 정도 걸어다닌 거에 불과해서 이 지역에 대해 뭐라 하기는 좀 어렵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관광코스를 신청해서 이 지역을 구경해 보고 싶네요. 이외에도 정말 많은 극장들이 있거든요.


참고로 https://www.laconservancy.org/events/past-meets-present-walking-tour 를 가시면 매주 토요일, 이 지역을 걸어다니면서 구경할 수 있는 투어가 있습니다. 토요일 아침 열시에 여기까지 갈 수 있는 사람들에 한해서입니다만....


신기하게도 귀금속 상가가 많더군요. 종로 느낌이 좀 났다고 할까요? 그래서 이 지역의 또다른 별칭이 Jewelry District입니다.


길 가는 사람들 분위기가 헐리우드와는 확연히 다릅니다. 가게들은 모두 든든히 철망으로 보호되고 있구요. 


오른쪽 옥상에 큰 안테나가 세워진벽돌 건물이 브로드웨이 아케이드 빌딩(Broadway Arcade Building). 1924년 지어진 건물입니다. 다운타운이 한창 북적거리던 대공황전에 이 지역을 대표하는 쇼핑센터였다고 하네요. 게을러서 저기까지 안걸어 가서 정면 사진은 없습니다.


지금은 1층에 쥬얼리샵으로 도배되어 있습니다만, 한때 여기도 로스엔젤레스의 신사숙녀분들이 쌍쌍이 찾아오던 Palace Theater입니다. 1911년 오픈한, 이 동네 건물 중에서도 오래된 축에 속합니다. 빌딩에 Orpheum이라고 씌여 있어서 다른 고풍스런 극장 Orpheum Theater로 착각할 수 있는데, 아래 촌시러운 영어 간판이 진짜입니다. 


화려한 내부가 인상적입니다. 


빠른 걸음으로 주변을 둘러봅니다. 사실 이런 대낮에는 그렇게 불안해 할 필요는 없습니다만.

 

멀리에는 현대적인 빌딩들이 보입니다. 대부분 주요 기업의 오피스는 구 다운타운보다 좀 더 북쪽인 신 다운타운 쪽에 위치합니다.


뭔가 고급스러워 보이는 멕시칸 레스토랑입니다. 가게이름은 Cantina Suavecita Mas Malo에요. 뭐 레스토랑보다는 그 빌딩을 찍은 거긴 하지만. Brock Jewelers−Clifton's Building으로 1922년, Brock라는 보석회사의 건물이었다고 합니다. 그 이후로는 카페로 쓰였던 걸 레스토랑으로 개조한 거라고 합니다. 뭐 사진이 없는데 이 가게 말고 Little Sister라는 가게가 이 빌딩 옆에 있었는데 거기가 참 사람이 많아보여서 가고 싶었는데... 대기 줄이 길어보여서 시간상 결국 가보지 못했습니다. 다음 기회의 즐거움으로 남겨두었죠. 


이것도 극장 건물입니다. 1920년 Pantages Theatre라는 이름으로 오픈되었다가 1929년 워너 브러더스 극장(Warner Bros. Downtown Theatre)으로 바뀌었고, 이후 교회로도 쓰이다가 1980년대 부터는 보석상점으로 쓰이고 있는 기구한 건물입니다. 이후에는 흔히 Jewelry Theatre Building이라고도 불리고 있습니다.  오른쪽 살짝보이는 연녹색 빌딩도 Eastern Standard Building이라고 무려 1895년 지어진 겁니다. 


Athletic Club Building입니다. Los Angeles Athletic Club이 사용하고 있기에 그런 이름이 붙었구요, 이 클럽은 1880년에 창설된 굉장히 유서깊은 클럽으로, 이 빌딩에서는 1912년부터 영업했다고 하네요. 찰리 채플린같은 영화 배우도 여기 초기 회원이었답니다.


군데 군데 낡은 빌딩을 개조해서 아파트가 새로 들어서고 있습니다. 오래된 지역답게 미국 치곤 도로 폭도 넓지 않습니다. 처음 만들어졌을 땐 포장도 안 된 상태였겠죠? 범죄율이 높은 지역의 건물을 개조해서 좋은 아파트가 들어선 건 좋은데, 덕분에 이 곳에서는 강도사건이 꽤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상당히 많은 빌딩이 1층에는 점포로 세를 주고, 2층부터는 주차장으로 임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상당히 범죄율이 높기 때문에 통행량이 많은 1층을 제외하고는 세를 주기가 힘들었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처음에는 저도 잘 모르고 이런 주차장에 들어가서 주차했는데 비용이 비싸지는 않았지만 솔직히 좀 무서웠습니다. 사람이 하나도 없고, 누군가 총으로 위협하면 그냥 당하는 수 밖에 없을 듯 해서요. 시큐리티가 따로 있는 것도 아니구요. 낮 시간인데도 그런 느낌이었으니 밤에는 오죽할까요? 절대로 못세울 것 같습니다. 위 사진도 보면, 왼쪽은 임대 아파트, 오른쪽 빌딩은 주차장입니다. 


솔직히 다운타운 히스토릭 코어라 불리는 이 지역에, 치안이 안 좋다는 평판을 무릅쓰고 온 이유는 앞서도 말씀드렸다시피 로스엔젤레스 최고의 케이크샵이라는 보테가 루이(Bottega Louie)를 가보기 위해서였습니다. 뭐... 처음 들었을 때는 "뭐냐 그 루이비통과 보테가 베네타에서 공동 투자한 듯한 이름은?"하고 생각했는데 맛은 어땠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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