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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체크인하던 때가 생생한데 이제 도쿄에서 마지막 점심을 무얼로 먹을지 고민해야 할 시간입니다. 잘 놀았지만 여행의 마지막은 늘 아쉽죠. 


마침 호텔 컨시어지에서 가까운 곳에 괜찮은 소바 식당이 있다고 해서 마지막 점심을 소바로 떼우기로 합니다. 사실 소바 보다는 괜찮은 라멘이나 탄탄면을 맛보고 싶었는데 이번 여행에서는 기회가 되지 않았네요. 다음 여행 갔을 때는 즐겨보려고 합니다. 호텔 문으로 나가서 3분도 안걸리더군요. 나가타쵸 쿠로사와 (永田町 黒澤)라는 가게입니다. 소바만 하는 가게도 아니고, 돈까스, 샤브샤브를 같이하는 가게인데, 영어를 조금 하는 직원도 있습니다.


장식용 문. 어쩐지 분위기 있게 생겼는데 들어가는 문이 아닙니다.


소나무가 벽면에 양각되어 있는데, 가게이름 黒澤(쿠로사와)와는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한자가 익숙하다 했더니 '쿠로사와 아키라(黒澤明)' 감독의 이름과 같은 한자였네요. 


들어가는 문, 일찍 갔더니 아직 준비중입니다. 비행기 시간을 저녁 5시로 잡아뒀더니 오후 시간에 느긋하게 점심 먹을 여유가 없더라구요. 하네다 공항이면 그나마 여유가 있을텐데 나리타로 잡아둬서 이래저래 손해를 본 느낌입니다. 하지만 하네다 공항으로 더 늦은 시간에 돌아가는 비행기 표는 많이 비싸서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겨울인데 꽃이 피어있네요. 도쿄의 날씨란.


문이 열리고 가게 안으로 들어갑니다. 들어가자 마자 소바를 뽑는 사장님의 모습이 보이던데 찍지를 못했네요. 주문이 있으면 소량으로 소바를 만드는 구조인지, 나올 때는 이 공간이 텅 비어 있어서 아쉬웠습니다. 


자리는 넓은 편입니다. 이날이 토요일이고, 주변에 오피스나 관광지가 있는 것도 아니고 일본 국회가 있는 곳이라 문 여는 시간에 사람이 북적이진 않더라구요. 도쿄 최고의 소바로 명성이 자자한 곳도 아니라서. 평일에는 일본 국회의원들이나 보좌관들이 많이 먹을 것 같긴 합니다. 


화장실 갈 때 본 가게 구조. 제법 넓고 오래된 저택을 식당으로 개조해서 쓰고 있습니다. 


좌식 방도 있는 모양이네요. 


남자 화장실 마크. 뭔가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연상되는 그림입니다. 


영어로 된 메뉴도 있습니다. 동행은 그냥 세트메뉴로 시키고, 저는 차가운 모리 소바에 돈부리를 하나 추가하기로 했습니다. 


돈부리. 돼지 고기에 잡냄새도 없고 먹을 만 했습니다. 


정식을 시켰더니 나온 튀김입니다. 가짓수는 적지만 먹을만 하네요. 


제가 주문한 모리 소바. 쥬와리 소바는 아니고 니하치 소바 (메밀 80%)인데 메밀향이 기분 좋게 풍기거나 하진 않았지만 나쁘지 않았습니다. 고급 메밀을 먹어본 적이 없어서 비교하기가 어려운 데, 강남역 오무라안 보다는 제 입맛에 맞았습니다.  


붉은 옷칠을 한 주전자. 안에 소바 쯔유가 들어있던가? 면수가 들어있던가? 기억이 잘 안나네요. 


디저트로 주신 두부 푸딩. 위에 오렌지 맛이 나는 젤리가 있었는데 훌륭했습니다. 교토푸나 토푸야 우카이의 두부보다 이 두부가 더 맛있었네요. 


마지막 점심도 잘 먹고, 이제 공항으로 가 봐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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