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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인 관계로 다른 가족이 있는 경우보다 나는 Austin에 정착하기 쉬웠다. 가족이 있는 경우, 더구나 아이들까지 있는 형님들은 학기 시작하기 전 줄기차게 IKEA나 Bed & Bath같은 생활 매장을 들락날락 거리셔야 했다. 나의 경우는 Roommate를 쉽게 구했고, Roommate가 가진 생활품을 공동으로 쓰기로 한 터라 정착에 필요한 물품을 그다지 마련하려 애쓸 필요가 없었다. 다만 차를 처음 사보는 관계로 중고차 사는 게 가장 힘들었었지만... (그 이야기는 나중에 할 기회가 있을 듯..) 뭐 아쉽지 않게 타고다닐만한 녀석은 하나 있다. 하지만 한 학기가 지나는 동안 필요한 물건을 하나 둘 구입하면서, 내 방은 이제 제법 내 살림으로 꽉 채워졌다. 구입 한 제품 중에 둘은 중고로, 둘은 중고를 구할 수 없어서 신품으로 구매했다.

중고 구매 이야기를 잠깐 하자. 미국에서 한국인이 중고 물품을 구하는 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각 지역의 한국인 커뮤니티에서 구하는 게 가장 믿을만하고 값도 싼 편이다. (반대로 팔 때는 별로 않좋다.^^) 오스틴에는 한국인 학생 커뮤니티 사이트가 있고 여기서 서 구매하거나, 미국인들의 대표적인 중고장터인 크레이그리스트에서 구매하는 방법있다.  e-Bay는 신품이 주로 올라오기 때문에 잘 이용하지 않는다. 한국인 사이트에서는 한국말로 대화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물건에 대해 확실히 알 수 있고 (자동차 같은 건 전문지식이 없으면 낭패겠죠?) 가격도 저렴한 편이지만, 차를 제외한 일반 생필품은 여기에 잠깐 지낼 예정으로 있으셨던 분들의 물건들이 대다수여서 고급스러운 물건은 구하기 어렵다.

Craigslist는 외국인들이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즉 오스틴 시민 전체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도시마다 따로 분류가 되어 있음) 보다 많은 제품 중에서 고를 수 있고 따라서 잘만 고르면 고급스러운 제품도 찾을 수 있다. 내 경우는 차에 대해서는 잘 모르기 때문에 UTKSA를 이용했고, 가구류는 craigslist를 주로 이용했다. 가장 먼저 산것은 책상이다. 책상의 경우는 룸메이트와 동일한 제품을 구하려 노력했고, 운좋게 동일한 물건을 싸게 구매할 수 있었다. 전국적으로 가구 파는 곳이야 홈디포, IKEA 같은 곳이 대중적이지만, 텍사스에는 이보다 가격은 좀 비싸고, 품질은 좋은 (원목은 아니고 MDF를 쓰면서 가격은 비싸다.. 라는 평도 있다.) 유어웨이라는 브랜드가 있다.

이곳 가구들은 무척 simple한 편인데, 룸메이트가 쓰는 책상이 여기 제품이었다. 세금포함 $235 정도하는 녀석인데, craigslist에서 운 좋게 어느 연세 지긋한 미국 신사분에게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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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못보던 디자인인데 깔끔하고 심플하다.
윗부분은 두꺼운 유리로 되어 있고, (징하게 무겁다.) 다리 부분은 연약해 보이지만 티타늄이라 가볍고 튼튼하다. 겨울철에는 유리의 차가운 감촉 때문에 좀 걸리긴 하지만, 그 심플한 디자인이 너무 맘에 들어서 가능하면 한국에 가지고 가고 싶은 마음까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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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는 역시 craigslist에서 구매한 철제 책장,
오피스 디포에서 $220 정도하는 녀석이다. 한국 커뮤니티에서는 조잡한 것들이 주류를 이루는 터라 좀처럼 구매하지 못하던 제품이었다. 마침 어느 사무실 정리 세일에 운 좋게 싼 값에 구매할 수 있었다. 사실 사무실 물품이라 집에는 잘 안어울리긴 하지만 (미적 감각은 없는 편-_-, 난 나무가 좋아 사실...) 그 크기는 2년간 MBA에서 공부할 모든 책과 교제를 넣어도 끄떡없을 정도다.

책상이나 책장 다 운반이 어려워서 애를 먹었다. 내 캠리로는 어림도 없는 부피를 자랑하는 물건이었기 때문이다. 운반을 못하면 트럭을 빌려야 하는데, 이 값이 만만치가 앖아서 어떤 경우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경우가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트럭을 주로 빌리는 곳은 유홀이라는 곳인데, 가격이 만만치가 않다. 홈페이지에 가면 싼 것처럼 되어 있지만 '보험'을 들면 가격이 올라가고, 또한 기본료 얼마에 마일 단위로 요금이 차곡차곡 올라가기 때문에 시간 및 거리 계산을 해보고 빌려야 낭패를 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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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바로 유홀 트럭, 제일 작은 사이즈다. 위의 철제 책장 (여기서는 Book Case, 혹은 BookShelf라고 부른다.) 을 운반하기 위해 룸메이트가 소파를 옮길 때 꼽사리를 꼈다.

좀 더 싼 pick-up truck 사이즈도 있었으면 좋겠지만, 대부분 기업들은 고객에게 '가장 싼 옵션은 판매하지 않는다!' 왜? 고객별 매출액을 올려서 전체 매출액과 손익을 높이기 위함이다.

기업들이 '가장 싼 옵션'을 판매하는 경우는, 예를 들어 백화점 수박이 1통에 10,000원인데 반통에 6천원씩 팔 수 있는, 즉 보다 이익이 되는 경우에 한한다. 왜냐하면 고객들이 가장 싼 옵션만 빌리면 수익률이 떨어지고, 매출도 감소하기 때문이다. 누가 비싼 걸 빌리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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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을 넣은 다음에는 트럭을 잠글 수 있게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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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자리가 두 자리뿐이어서, 사이에 '밀입국자'처럼 쭈구리고 앉아 다녔다. 엉덩이가 아파서 못참고 중간에서 집으로 돌아와 내차를 타고 다녔다. 사람답게 살아야지.-_-;

책장과 책상에서 아낀 돈으로, 매트리스와 청소기를 샀다.

룸메이트가 그냥 중고 말고 새거 사라고 한 적이 있을 정도로 앞의 두개를 지를 때는 돈을 아꼈찌만, 매트리스와 청소기는 신품으로 구매했는데 그 이유는,

i) 중고가 없어서
ii) 내 몸은 소중하니까-_-;;

두 가지 이유다. (비웃어도 좋지는 않구나-_-)

사실, 매트리스를 좋은 걸 지른 이유는 편히 자고 싶어서 (목, 허리 건강에 정말 중요함)이다. (자세한 이야기는 '단단한 매트리스'를 참조해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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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러 다니며 자고 싶다는 좀 천박한 이유로, 그리고 가족이 와서 잘 때 편리하라고 퀸 사이즈로 구매했다. (덕분에 방의 반을 매트리스가 먹어버리는 사태가--)

그리고, 청소기를 지른 이유는 미국의 아파트란 곳 바닥이 '지저분하기 짝이 없는' 양탄자이기 때문이다.

양탄자라고 페르시아 융단을 생각하지 마라.-_-;;

공장 폐기물 화학제품을 재활용한 것으로 밖에는 생각되지 않는 이 지저분한 쿠션(?)은, 먼지먹는 하마다. 아마 눈에 보이지 않는 잔 먼지 미생물들이 무지하게 안에 달라 붙어 있을 것이다.

때문에, 건강을 위해서 '미생물까지 잡아준다는', '영국 왕실에서 쓴다는' Dyson, 그 중에서도 최신품을 통크게 질렀다. (인터넷 뒤져서 미국에서 제일 싼 곳에서 질렀음. state마다 법이 다른 걸 이용해서 세금도 안내는 곳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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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son DC17 청소기.

최근 한국에서도 고가에 판매된다는 데, 여기서도 고가에 판매된다. 성능은 정말 좋은 데 (먼지를 끊임없이 빨아들여 주는구나!!!) 불만이라면

1) 지나치게 비싼 가격
2) 110V 전용, 한국으로 가져가 쓸 수 없다.
3) 흡입구가 두꺼워 자잘한 가구 밑을 청소해야 하는 한국 가정에는 어울리지 않음.
(물론 여러가지 흡입구를 바꾸면서 청소할 수 있긴 하지만 귀찮다.)
4) 전선을 따로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

정도랄까? 자세한 성능은
http://www.dyson.com/store/product.asp?product=DC17-ANIMAL
를 참조하시길...

하지만 미생물을 잡아주고 먼지를 suction해주는 성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 동안 바쁜 탓에 청소도 제대로 못해서 '먼지를 먹고' 몸이 약해질 까 두려웠는데 (정말 한국식 미끈한 장판에서, 혹은 나무로 만들어진 마루에서 살고파오~~) 이제 청소기가 생겼으니 자주자주 밀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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