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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가 몰아치던 지난 일요일 (7월 31일) 훌쩍 다녀온 이야기입니다. 한국미술센터가 주관하고 인사동 갤러리이즈에서 열렸었죠. 신문을 보고서 이런 행사가 있다는 걸 알고 충동적으로 다녀왔습니다. 미술을 잘 아는 건 아니지만, 모처럼 잘 알지 못하는 작가들의 그림을 보는 것도 좋겠다 싶어서요. (여행가면 미술관, 박물관은 꼭 들리는 사람이지만 뭐 .. 교과서에 나오는 작가가 아닌다음에야 잘 모릅니다.)

이 전시를 대표해서 신문에 소개된 그림은 '소녀'라는 그림이었는데요... (출처: 브레이크 뉴스)


흠... 보는 순간 좀 나이드신 남자가 그렸군.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남성이 여성에게 바라는 모든 걸 어릴 것, 이쁠 것, 몸 좋을 것_-;;, 순종적일 것, 긴 생머리일 것, 옷을 많이 입지 말 것(?) 등 이상화 시켜서 표현한 그림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나요? 이 그림은 수십년 동안 '소녀'를 그려오신 권옥연 화백의 그림입니다만, 그 화백님이 제가 생각한 이미지를 표현하려고 저 그림을 그린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보고 싶던 그림이었는데.... 결국 보지 못했습니다. 전시회는 약 2주 정도 진행되었는데, 그 동안 그림이 팔려버린 거죠. '그림이 팔리더라도 전시회 동안에는 보러 온 관람객과 약속이니까 전시해 두어야 하는게 아냐?' 라고 생각했지만 사실 위 전시회가 그림을 파는 게 목적인고로 그림이 팔리면 재빨리 새로운 그림이 걸리게 되는 시스템인 것 같습니다. 아쉽더군요.
 

인사동에서 비를 맞으며 갤러리이즈로 걸음을 옮기는 길입니다. 이날 비가 제법 왔었죠. 


갤러리이즈에 도착하니 이런 포스터들이 붙어 있습니다. 거의 마지막날 방문한 탓에 포스터를 장식하는 그림 중 실제 눈으로 본 건 셋 뿐이었던 걸로 기억됩니다. 아래 사진들은 맘에 든 그림들 입니다. 플래시를 쓰지 않을 경우 사진촬영이 허용되더군요. 사진은 조명이 열악했고, 그림 특성상 너무 접근해서 찍을 수 없어서. 또 각도가 이상하게 시야보다 아래 위치한 경우가 많아서 왜곡이 심하게 찍혔습니다. 그냥 참고나 하실 정도의 수준. 올리지 않는게 작가님들을 위한 수준


비가 오는 날이라 그런지 사람은 많이 없었습니다. 


- 이종구 화백, 간월암-
삐뚤게 찍혔네요. 에구구. 분위기가 맘에 들었던 그림. 판타지 소설 책표지로도 어울릴 듯... 이란 생각이 들었네요.
 
 



- 장혜용 화백, 엄마의 정원 -
이렇게 선을 단순화해서 그린 그림을 좋아라 합니다. 


 
- 김보희 화백, 바다 -
이런 건 그림이 커야 좋을텐데 말이죠. 작은 그림 전시회다보니^^


- 전준엽 화백, 빛의 정원에서 꽃소식 3,4 - 
꽤나 맘에 들었던 그림입니다. 그림이 신선하고 재미있어요. 제 취향이죠.^^ 



- 김덕용 화백, 소년의 꿈 -
특이하게 나무에 그려져서 더욱 더 차분한 느낌을 주더군요.

 

- 김유준 화백, 시간, 기억 -
산수화 같은 소재, 구도를 캔버스에서 유화로 표현했습니다.

 

- 모용수 화백, 술과 여인 - 
뭔가 오래된 광고를 보는 듯 하면서도 신선했는데, 저 호랑이는 왜 들어간건지는 끝내 이해 불가. 뭐 현대 미술 대부분은 이해 안하는 게 정신건강에 좋다고 믿고 있기는 합니다.^^
 

- 이서현 화백, 순환공간 - 
 
그냥 색감이 보기에 이뻤던


- 박소령 화백, 어디가는 중 - 
 
색과 느낌이 깔끔해서 맘에 들었습니다.
 

- 김애경 화백, 다니에와 페르세우스의 오수- 
 
이분, 학창시절에 연습장에 순정만화 깨나 그려보지 않으셨을까 느낌이 들었는데요... 기사를 보니 맞는 듯 하네요. (참조기사) 원래 방송인이었군요. 그건 몰랐습니다.
 

- 이희중 화백, 푸른밤과 붉은 달 (위에서 차례대로) - 
 
뭔가 천에다 수를 놓은 듯한 효과라서 재미있네요. 
 

- 조몽룡 화백, 발레리나 -
발레리나의 손끝이 저리 맥아리가 없는 건가요? 잘 그렸지만 발레관객으로선 좀 의아한 그림. 아마도 빈사의 백조의 한장면인 유명한 아래 사진을 보고 그리신 듯 한데 .. 손톱과 손끝이 섬세하게 표현되지 못한 듯. 게다가 표정도 아래는 역할에 도취되어 있는데... 위에 거는 그냥 앉아있는 듯한 느낌 


 

- 정희주 화백, 생성 - 
그냥 그림이 이쁨
 

- 구철희 화백, 무제-
들판에 표현된 소나무와 별의 흐름이 예뻐서 맘에 듭니다.
 

- 정종미 화백, 보자기 부인 - 
 
정종미 화백은 한지에 여러가지 한국 부인의 모습을 재현해 온 분이라고 하네요. 재미있던 그림입니다.
 

- 이철진 화백, 행복한 여자 시리즈 - 
여인네 표정이 맘에 들었던 그림
 

- 이재삼 화백, 달빛 -
한눈에 알겠더군요. 달빛에 물과 대나무가 한 밤에 반짝이는 듯한 광경을 표현한 겁니다. 주제도 표현도 맘에도 들었던 그림이지만 너무 어둡고 강렬한 분위기라 거부감이 오기도 하더군요. 


한국 현대 작가의 그림을 무료로 맘껏 본 하루였습니다. 재미있는 그림을 보고 났더니 뭔가 제 자신이 '문화적인 인물'이 된 듯한 착각이 들더군요. 주말에 비올 때 (자전거 타로 못나갈 때)는 대안으로 전시회를 종종 이용해 줘야 할 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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