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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가 끝나고 질문 응답 시간이 있었습니다. 어느 대학 분들인지는 기억이 안나는데, 무슨 동아리인데 프렌차이즈가 아닌 동네빵집을 살리는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고 하면서 진지하게 질문을 했더랬습니다. 그래서 30분 정도 질의 시간이 온통 그 질문으로만 도배되어서 좀 재미가 없었습니다.-_-;;; 



슈아브의 김용래 셰프와 뺑드밥빠의 이호영 쉐프님. 요즘은 파티셰가 아니고 쉐프라고 부르나 봅니다. 행사 설명서에 모두 쉐프로 되어 있던.




가운데 분은 메종드조에의 박혜원 쉐프님, 그리고 라몽떼로 잘 알려진 퍼블리크의 장은철 쉐프님




사진찍는 분들도 많고... 


퍼블리크의 라몽떼님과... 이호영쉐프님


오뗄두스의 정홍연 셰프님



합의 신용일 떡티셰-_-님

이날 인터뷰에서 나온 질문을 다시 생각해 보면.... 제 생각으로는 현재 대부분의 동네빵집 (단순히 생계수단)이 프렌차이즈를 이기는 건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Window Bakery는 이 문제에 대한 하나의 대안이 될 수는 있지만 모범답안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Window Bakery는 동네 빵집의 새로운 경쟁모델이지 협력 모델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즉 기존 동네빵집을 윈도우 베이커리로 전환하거나 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이야기죠. 홍대에서 윈도우 베이커리와 경쟁하고 있는 20년된 동네빵집을 보신 적이 있나요? 


1. 모두가 유학을 다녀와야하나?

왜 모범 답안이 될 수 없을까요? 첫번째로 기술의 문제입니다. 모든 동네 빵집 아저씨, 아줌마들이 일본/파리로 유학을 다녀올 수는 없습니다. 한국 자영업체의 대부분은 먹고 살기 위해 차린 '사업체'입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도 버는 윈도우 베이커리의 제빵사님들과는 전혀 다른 분이지요. 이런 분들이 이 전문가들이 모여있고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투자하는 한국 프랜차이즈를 당하기는 어렵습니다. 

윈도우 베이커리가 뜨는 이유는  프렌차이즈의 맛에 만족을 못하는 '맛에 대해 민감한 소비자'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새로운 제품, 높은 품질, 깔끔한 분위기에 열광하지 동네빵집에 열광하지는 않지요. 회계일 30년하시다 은퇴하고 10개월 제빵사 정규반 과정을 수료하시고 가리봉동에 가게를 내신 김부장님의 가게는 '윈도우베이커리'가 되기 어렵습니다.  




2. 인력의 문제점

위의 인터뷰 과정에서 오뗄두스의 사장님이 말씀하셨는데요, 우리 업체는 일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줄 섰다! 그런 취지의 말씀을 하신 걸로 기억합니다. 예! 윈도우 베이커리는 어느 정도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파리나 일본의 유명 업체처럼 '인턴사원'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인턴 사원들을 채용할 수 있는 가게는 그 저임금의 댓가로 합당한 '경력(나 어디서 일했어요') 과 '기술' 또는 '인맥'을 제공할 수 있는 몇몇 업체에 한정됩니다. 오뗄두스처럼 점차 분점을 내며 확장하는 가게에는 솜씨를 인정받으면 분점의 총괄을 담당하게 되거나, 다른 자본에 인정받아 가게를 낼 자금을 얻을 기회도 생길 수 있습니다. 동네빵집에 자주 오시는 은행지점장님이 맛에 반해 가게를 차려보게! 하는 일보다는 훨씬 확률이 높은 일이지요. 따라서 가족관계가 아닌 다음에야 일본, 파리에서 유학한 젊은 제빵사가 동네 빵집에서 싼 임금으로 인턴할리 없습니다. 

점점 분점을 늘리고 있는 윈도우베이커리는 어느 정도 규모가 커지면 아마도 몇몇 알짜 동네로 분점을 낼 것으로 보입니다. 그 때가 되면 이들 윈도우 베이커리는 오히려 동네빵집의 또 다른 적이 되겠지요. 


3. 지역 및 고객층의 얇음

현재 서울에서 고급스런 윈도우베이커리가 있는 지역은 홍대/압구정이 거의 전부입니다. 홍대에 제일 많고, 요즘은 가로수길로 몰리고 있습니다. 강남역에도 생기는 추세, 삼성동, 역삼동에도 점차 확대되어 가는 추세인데.... 압구정, 청담동, 대치동은 아직 이런 빵집의 숫자가 적습니다. 이유는 타겟이 '고품질의 빵에 관심있는 여성 (및 극소수 남성)'이기 때문입니다. 

윈도우베이커리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수의 고객이 필요합니다. 그 고객이란게 단순한 유동인구가 아닙니다. 해당 지역을 '즐기러 나온' 혹은 '고품질의 빵을 원하는' '경제력이 있는' 고객이 윈도우 베이커리의 고객입니다. 신도림역에서 윈도우 베이커리를 하면 성공할 수 있을까요? 바쁘고 쪼달리는 용돈을 가진 직장인들에게 단란한 분위기에서 30만원짜리 발렌타인을 팔는 건 가능해도 폴앤폴리나의 10,000원짜리 9시간 숙성식빵을 팔기가 쉬울까요? 

직장인 100만명이 지나다니고 아파트가 20만채 있는 지역이라고 윈도우 베이커리가 먹히지는 않습니다. 한국은 맥주도 마찬가지지만 빵이 맛이 없는 지역이었고 사실상 고급스런 빵을 쉽게 먹게 된 것도 최근 몇년 동안에 일어난 일입니다. 게다가 윈도우 베이커리는 좋은 재료를 쓰다보니 가격이 좀 비싼 편이고 그런 빵의 품질과 가격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에게는 먹히기 힘든게 현실입니다. 

또하나! 품질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지역에서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아무리 빵을 좋아한다고 해도 빵만을 목적으로 먼곳에 가는 사람은 드뭅니다. 그러다보니, 젊은이들이 몰려드는 한정된 지역에 윈도우 베이커리가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것이지요. 

물론 고품질을 원하는 고객은 분명히 있고, 그런 고객을 대상으로 윈도우 베이커리는 조금씩 퍼져나갈 겁니다. 하지만 그런 윈도우 베이커리를 모델로 동네빵집을 개조하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윈도우 베이커리는 어쩌면 대기업 프렌차이즈가 아닐뿐, 동네빵집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일 수도 있습니다. 

앞으로 동네빵집은 어떻게 될까?

파리크라상과 CJ는 매출이 조 단위가 넘는 기업입니다. 이런 기업에서는 자본을 투입해 신제품을 만들거나, 전국적인 이벤트를 할 수도 있고, 크리스마스 광고를 할 수도 있겠죠. 동네빵집에서 이런 마케팅, 기획력을 따라잡기는 어렵습니다. 동네빵집 대부분은 아마 앞으로 줄곧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프렌차이즈와 윈도우 베이커리에 밀려 나겠죠. 



졌다고 사회에서 버려지는 건 잘못된거.. 명언입니다. 제가 Q3을 좋아하는 이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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