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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A를 가기위해 예정보다 늦었지만, 회사를 휴직하게 되었다. 회사가 테헤란로, 특히 코엑스몰과 가까이 있었던 탓에 여러가지 편리한 일이 많았는데, 예를 들자면...

1) 퇴근 후 맘만 먹으면 메가박스에서 영화를 볼 수 있다.
뭐, 사실이지만 그 맘을 먹기가 힘들었다. 포항에서 6년간 학교 다니면서 바다에 간 일이 손꼽을 정도인데 (애인이 없었다는 이야기지? 라고 하시면 긍정해야하나?) 그와 비슷하다. 기회가 널려있다면 오히려 "다음에 언제든지 할 수 있으니까"라는 게으름이 생기는 탓인지 특별히 영화를 많이 보지 못했다.

2) 모터쇼와 같은 다양한 행사를 볼 수 있다.
SEK 2007, SAS 2007 등을 점심 시간을 이용해서 볼 수 있었다는 사실은 많은 분들이 부러워하시는 데로 코엑스몰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에 누릴 수 있었던 최고의 호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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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K 2007, 레이싱 모델 임지혜씨 사진 (이전 글에서 미공개 한 것), 천박한 상상이지만 아직도 속옷을 입었는지 여부는 수수께끼로 남아있다.^^

하지만 모터쇼보다 식도락을 좋아하는 나에게 기억에 남는 SIFE (서울 세계 관광 음식 전시회) 였다. 더운요리 경연대회라는 대회를 했기 때문인데, 각 대학의 조리학과와 호텔의 주방에서 참가해서 1만원에 전채/메인/디저트의 3품을 시식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2005년에는 맘에 드는 호텔이 둘이나 참가해서 (재료가 떨어지기 땜에 조리학과는 거들떠보지도 않았음. 죄송) 점심으로 두 끼를 먹어야 했던 가슴아픈 기억도 있었다.

아래 사진은 2007년 워커힐 호텔이었다. W호텔 점심 정식을 먹은 적이 있어서 기대가 컸으나 재료의 질이나 솜씨는 기대 이하였다. (기대가 너무 컷던 탓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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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FE의 분위기는 여늬 전시장과 다를 바가 없다. 분위기를 기대하시려면 가시지 않는 게 좋다. 하지만, 1만원에 저렴하게 가기 힘든 호텔들의 솜씨를 보려는 분들에게는 더 없이 좋은 기회다. 물론, 호텔에서 이 수준과 같이 나오는 것은 기대하지 마시라. 당연히 장소/장비의 협소함, 인력의 부족함때문에 수준이 떨어진다. 개인적으로 감동했던 것은 2005년 (2004년인가?) 때 롯데호텔뿐이었다. (2006년에는 개최되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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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좋은 것은 모든 것이 서빙이 되는 분위기라는 점이다. 호텔 분위기도 아니고 전망도 별로고, 시끄럽지만 기본적으로 모든 음식과 물은 서빙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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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 가시면 자리가 없다. 저 줄이 다 먹기 위해서 대기하는 줄이다.

2007년 워커힐 호텔은 어떤 요리를 제출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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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전채다. 메뉴를 찍어놓은 사진이 지워졌기에 정확한 이름을 알기란 불가능하다. 저기서 사진에 보이는 약간 누런 덩어리-_-가 푸와그라를 살짝 구운 것, 그리고 붉은 빛이 맴도는 보라빛의 덩어리가 관자를 염색한 것이다. (아마도 와인으로 재었던 것이라고 기억), 관자 밑에는 아보카도가 깔려있다. 관자 뒷편에 크림소스(기억이 불분명)에 검은 알갱이들은 캐비어. 최상품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관자와 함께 먹을 때 식감이 좋았다. 맛은 당시 기록하지 않았기 때문에 평가가 불분명 하지만 이런 다양한 재료들의 궁함이 좋았다거나 감동적인 수준은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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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요리인 양고기 스테이크, 아직까지 경력이 짧아서 내 입맛에 맛는 양고기를 먹어본 적이 없다. 또한, 지방맛에 길들여져 고기맛을 잘 모르는 편이다. 즉, 마블링이 좋은 한우 생등심을 숯불에 구워먹는 맛을 좋아하기 때문에, 고기가 녹아내리지 않으면 좋아하지 않는다. 앞으로 좀 더 다양한 스테이크를 먹어볼 기회가 있을텐데, 그러면 점차 맛을 알게 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이날 고기는 객관적으로 상당히 질겼다. 내 주위 사람들이 전부 질기다며 남겼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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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 더운음식 경연대회에 나오시는 호텔, 조리학과 대부분이 디저트를 선택하는 데 실패한다. 대부분 고객들에게 어필하기 위해서 메인은 소, 양 고기를 활용한 스테이크를 내 놓는데, 호텔에서라면 와인이나, 음료가 곁들여지겠지만, 대회 규칙때문인지 서빙되는 것은 오직 물 뿐이다. 당연히 가니쉬로 곁들어지는 약간의 더운 야채로 그 느끼함이 사라질리가 없다.

거기서 다시 느끼한 맛의 디저트 (조리사는 상큼한 맛으로 준비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는 정말 최악의 궁합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소르베와 같은 종류로 내 놓는 편이 개인적으로는 훨씬 만족도가 높을 것이다. 꼭 케이크를 곁들이고 싶다면, 보다 신맛과 과일맛을 강조하는 쪽이 좋다. 위의 경우도 케이크의 재료는 기억조차 없지만, 한 입 베어물고, 과일 부분만 먹는 것으로 그칠까 망설여야 했다. (남기지는 않았다.^^)

3) 물이 좋은 동네다.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고, 때문에 평균적으로 퀄리티가 높다. 물론 관광객들도 많아서 %가 높지는 않다. 덧붙여서, 가끔 눈이 즐거웠던 적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위에 가끔 행사때 오시는 도우미들의 임팩트가 강해서 .... (대충 이해하시기 바람)

4) 다양한 세미나..... 에서 먹을 수 있는 점심
고백하겠다. 회사 위치가 코엑스몰 부근, 인터콘티넨털 호텔 부근이어서 아시다시피 엄청나게 많은 세미나, 제품 발표회가 있었다. 하지만 사실 6년간 이 행사를 제대로 들어본 일이 없다. 경품 및 기념품, 그리고 점심을 먹을 수 있는 행사로 생각했을 뿐이다. 행사를 진행하여주신 많은 회사 관계자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좋아했던, 인터콘티넨털 호텔의 도시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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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것은 코엑스인터콘티넨털 호텔의 도시락. 일식 도시락이 메인으로 나왔기 때문에 참치회, 각종 튀김, 생선구이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맛도, 도시락의 퀄리티도 그랜드가 코엑스 인터 콘티넨털보다는 고급스럽게 나온다.

고급스런 세미나가 있을 때는 부페도 나오기도 했고, 가끔은 코스요리로도 먹어주셨다.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호텔의 세미나용 중국 코스요리 (이름은 내가 임의로 지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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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짜사이와 오이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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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품 냉채, 새우/해파리/소안심. 소 안심인지는 기억이 가물하지만 저런식으로 차게 조리된 소 안심도 무척 맛있다. 새우는 정말 탄력이 있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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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4월 경이었는데, 이날 따라 3번이나 추가시킨 게살/샥스핀 스프. 따끈한 맛이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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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가복 요리. 새우가 반복되었기 때문에 이건 코스에서 제외하고 대신 전복/해삼을 이용한 다른 요리가 있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해산물이 푸짐하고 신선해서 맛있는 요리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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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이와 쇠고기 안심을 이용한 요리인데, 역시 안심이 3품 냉채에서 겹치기 때문에 좀 더 변화를 주었으면 하는 요리. 이외에도 복음밥과 녹차 후식으로 마무리 하는 코스인데, 당일 점심시간이 너무 길어져서 여기서 일어섰다.

지난 6년간 코엑스 몰 부근에서 회사를 다님으로써, 남들보다 많은 기회가 있었지만 남은 것은 먹은 경험, 레이싱 모델을 보았던 기억뿐이라니 어쩐지 초라한 생각이 든다. 나는 이러한 행사들을 삶의 활력소로 이용했지만, 정말로 자신의 능력을 업그레이드 시키고 새로운 정보와 인맥을 얻기 위한 기회의 장으로 활용했던 분들도 계시리라. 그리고 나도 전시회 주최측에 끼쳤던 손해를 반성하며 앞으로는 이런 기회를 적극 활용하리라고 다짐해 본다. MBA에 가는 이상, 먹는 것보다는 인맥이 중요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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