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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A를 가기 위해서, 드디어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다. 오늘 회사에서 내 짐을 정리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돌이켜보면 2001년 부터 대략 7년간을 일해왔던 셈이다. 처음에는 이렇게 오래 머물러 있을 생각이 없었는데, 대기업에 다니게 되면서 어느새 용기도 없어지고 현실과 타협해 버렸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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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을 다 정리하고, 약간 횡해진 내 자리를 사진으로나마 찍어 두었다. 위에 검은 부분은 내 이름이 씌여진 이름표여서 지운 흔적이다. 인형은, 6년간 세미나에서 받아두었던 것들이다. 평소에는 한쪽 구석에 치워두는 데 모두 버리고 오느라 흔적을 사진으로나마 남겨두고 싶어서 일부러 모니터위에 올려두었다.

예전에 포항에서 6년간의 생활을 마치고 서울로 떠나올 때는 눈물이 날 것 같았고, 몇번이나 뒤돌아보았는데 이번에는 담담하게 정리하고 바로 사무실을 나섰다. 아마도 나는 이 회사에 별다른 정이 없었던 건 확실한 듯 하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짐을 부여잡고 끙끙대며 나올 때, 함께 일하던 사람들이 모두 문가까지 따라나와 '잘 다녀오라!'고 말해주었다. 순간, 지금까지 무덤덤하던 마음이 살짝 허물어지며 뭉클함이 느껴진다. 모두 나를 격려해주고, 성공하라고 말해준다. 그 순수한 격려에 나는 어느새 숙연해지고, 겸손해진다. 그래... 아무것도 아닌건 아니었었구나.

이제 조직의 보호 없이 나 혼자 걸어가야 할 길이 앞에 깔려있다. 늦은 나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남들보다 늦은 나이에 MBA에 도전하여 career change를 꿈꾸고 있는 게 사실인만큼, 2년을 어영부영 보낼 수는 없을 것이다. 수동적으로 학교에서 채워주는 지식만을 가지고 벌어먹고 살 확률은 거의 없어보인다. 언제나 내가 스스로 정보를 모으고, 내가 스스로 판단을 하고, 내가 다른 사람들을 움직일 수 있어야한다.

내 바람이 이루어지길 기대하며, 회사를 그만두는 2007년 7월 18일을 혼자서나마 자축하고 기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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