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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로에 있는 회사 사무실에 가서, 함께 일하던 동료로부터 밥을 뜯고 돌아오는 활기찬 월요일, 명동에서 지하철을 타려는 나를 한 무리의 정체를 알 수 없는 청소년들이 잡아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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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회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의 진행요원 (아마도 자원봉사?)들이라고 한다. 사람이 많이 오가는 명동 한복판에서 불법적인 호객행위에 몰두하고 있었다. 사실, 나이가 나이인만큼 호객 행위의 대상이 되어 본 것이 무척 오랜만이라 (아, 그건 나이트인가?) 솔직히 반갑다 아니할 수 없었다.

청소년 영화제라면, 꼭 청소년이 찍은 영화만 상영해서 수준이 낮은 것 같지만, 예전에 헌 신발 한짝으로 모두를 감동시켰던 Majid Majidi 감독의 '천국의 아이들'처럼 청소년이 주인공인 영화 (주로 성장영화)도 대상으로 한다. 아래에 나온 영화 포스터 (좌/우에 있는 것들)의 영화들을 설마 돈 없는 청소년들이 찍었을리야 없잖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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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나를 멈추게한 무뢰한(?)들은 계속해서 나에게 이 행사의 취지와 의의를 알리느라 분주하였으나, 나는 모든 설명은 열외로 하고 공짜로 영화표를 준다는 데 혹해서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어이 이런 속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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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붙잡고 설명하면서도, 마지막 힘을 내어 열심히 영화제를 선전하는 자원 봉사자. 문득 대학교 시절, animation 동호회에서 점심시간 식당앞에서 만화 영화제 표를 팔던 내 열정적인 모습과 overlap이 되었다.

"오늘의 만화는 빧다가 들린다! - 실제 제목은 바다가 들린다(海が聞こえる, 1993) - 학창 시절을 희상하며 보실 수 있는 감동의 명작! 자! 자! 천원이면 떡을 쳐요!"

"선배님. 제발 상영회의 체면을 깎는 구호는 삼가해주셔요..."


그때도 저렇게 잘 할걸 그랬지? 어쨌든, 공짜라는 말에 혹하여, 집으로 가야 함에도 나는 어느새 씨너스 명동으로 오르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말았다. (개인적으로 시너스는 처음 들어가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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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고인지, 마스코트인지가 그다지 맘에 들지는 않고, 칙칙한 노란색 (병아리의 의미일까?) 도 맘에 안들지만, 어쨌든 행사의 제목은 저렇다. 그런데, 홈페이지를 보니, 마스코트에 대해 다음과 같은 설명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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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펀트 (Bluephant): 행운, 지혜, 힘을 나타내는 코끼리(elephant)와 희망과 열정을 상징하는 파란색(blue)의 결합으로 탄생한 블루펀트

핑크외계인 (Pinkoegein): 낯설지만 한번 쯤은 만나서 알고 싶어지는 외계인(oegein)과 활발함과 애정을 상징하는 분홍색(pink)의 결합

그럼 포스터에 있는건 '누렁펀트'냐!--; 블루씨도 별로 맘에 드는 건 아니지만, 누렁이보다는 괜찮은 듯. 왜 누렁이처럼 그려놓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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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협찬에 시달리는 네이버씨. 어김없이 미래의 고객인 청소년을 위해 협찬했는데, 생각보다 고객은 적었지만 기억할 사람은 기억할 거라고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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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층에서도 분주한 자원봉사단들. 여기서는 이미 잡은 먹이라 생각했는지, 홍보하는 학생들은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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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시너스의 광경 (12층), 상영이 좀 늦어져서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다. 남는 시간 동안 상영되는, 혹은 이미 상영된 영화에 대한 설명서를 뒤적거려 보았다. "아타고오루는 고양이의 숲", Man in the Chair와 같이 관심이 가는 영화도 꽤 있었지만, 지금 시간에 상영하는, 그리고 내가 볼 수 있는 영화는 Gilles라는 벨기에 영화였다.

원제: buitenspel, English title은 Gilles
감독: Jan Verheyen
수상경력, 2006 슈링겔영화제: 최고유럽영화상, 최우수배우상, 최우수영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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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주인공은 미소년과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 가장 왼쪽의 소년이다. 1992년 4월 5일 태어난, 15세의 미소년으로 이름은 Ilya Van Malderghem, 영화 주요 스토리는 이 소년이 성장해 가는 이야기이다.

이 영화에 대한 솔직한 감상은 '재미있는 영화'라는 점이다. 물론 흠도 많고, 연기가 어설픈 점도 많지만 주인공의 매력, 그리고 축구 장면을 나름대로 실감나게 그려놓은 감독의 능력이 멋지게 어우러져서 흠을 잡고 싶지 않은 영화가 되었다.


영화와는 무관하지만, 전문계 여성에게는 Gilles의 귀여운 미모가 크게 어필할 수 있지 않을까? 몇 장의 사진을 참조하시고, 실제 영화에서는 탄탄한 배 근육과 샤워신(멋은 없지만)에서 힙이 노출되니 전문계 여성께서는 참조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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