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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애미 South Beach로 밤산책을 나가는 이야기를 하기 전에, 르 텁(Le Tub)에서 햄버거로 저녁을 먹은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2006년 남성잡지 GQ에서 Alan Richman이라는 컬럼니스트가 '죽기전에 먹어야할 미국 최고 햄버거 20개'라는 글을 기고합니다. [링크] 피터 루거, 르 메르디앙 호텔의 버거 조인트 같은 쟁쟁한 이름을 물리치고 1위에 오른 것은 플로리다, 헐리우드에 있는 Le Tub이라는 가게였죠. 기고한 내용을 발번역해 보겠습니다. 


이 가게는 예전 Sunoco 주유소를 개조해서 만들었다. 가게 둘레로 tub이라 부를 수 있는 도자기로 가득 차있다. - 화장실, 싱크대, 목욕탕. 대개는 도자기 안에 식물을 키우고 있는데 대부분 죽은 것처럼 보였다. 가게 안에는 쥬크박스, 못생긴 테이블, 도로 휴계소에서 줏어온 듯한 테이블들이 있다. 넓고 경치좋은 수로 바로 옆에 위치해 있어서 가게 전망은 정말 좋다. 크레딧카드는 받지 않는다. 가게 전체에 그런 알림이 있고 아무도 크레딧 카드로 계산을 하려하지 않는다. 

This is a dream of a dump, located on the site of a former Sunoco gas station. Outside there’s assorted porcelain—toilets, sinks, tubs. Most have plants in them, and a lot of the plants look dead. Inside is a pool table, a jukebox, and tables reminiscent of the ones at highway rest stops. The view is magnificent, the Intracoastal Waterway at its broadest and most dramatic. Le Tub doesn’t take credit cards, and it has signs everywhere reinforcing that rule. I’m surprised anybody who eats here qualifies for a credit card.


메뉴는 다양하고, 음식은 나쁘지 않다. 하지만 등심버거는 나쁘지 않은 수준이 아니다. 이 버거는 굉장하다. (패티는) 실내용 덥개가 있는 그릴에서 천천히 그슬렸는데 표면은 (직화로) 바삭하고 내부는 육즙이 넘친다. 항상 완벽하게 조리되어 나온다. 완만하게 경사진 바늘꽃이 쿠션처럼 생겼는데 8~10온스 정도의 무게이며 이상적인 커다란 버거의 크기다. 안으로 들어감에 따라 익힘 상태가 다르다. (내부는 핑크빛이라는 의미) 햄버거빵은 깨를 좀 뿌렸고, 수퍼에서 파는 커다란 롤처럼 생겼지만(kaiser roll) 그보다는 더 작고 부드럽다. 그리고 충분히 햄버거 패티를 감싸준다. 햄버거 패티는 적당히(judiciously) 소금으로 간이 배었고, 후추로 상큼한 맛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이거면 충분하다. 치즈도 양념도 불필요하다. 

The menu is big, and the food isn’t bad, except for the Sirloin Burger, which is magnificent. It’s slowly seared on an indoor grill, crusty on the outside, juicy inside, always perfectly cooked. At eight to ten ounces, it’s ideal big-burger size, and it’s shaped like a pincushion, with sloping sides, which means you get a nice gradient of doneness. The bun has a few poppy seeds and looks like a kaiser roll, but it’s smaller and softer. It’s just right for enveloping the meat, which is judiciously seasoned and spiced, mostly with salt and pepper, I suspect. That’s all it needs. No cheese or condiments required.


나는 이런 위치에 있는 가게가 어떻게 미국에서 최고 버거를 팔게 되었는지 이해할 수가 없지만, 어떻하겠냐? 사실이 그런걸. 내가 플로리다 남부지방 어디에 있던, 나는 점심을 먹을 때면 늘 이 가게를 찾는다. 바에 앉아서 둥둥 떠가는 수백만 달러짜리 요트나 (요트에 타고 있는) 그 보다 더 비싸게 치일 것 같은 아가씨들을 바라보자면, 나는 Le Tub에 앉아있는 내가 얼마나 행운인지를 떠올리곤 한다. 

I don’t understand how this spot came to have the best burger in America, but it does. Regardless of where I am in South Florida, I always make my way here for lunch. I sit at the bar and watch yachts that cost millions drift by, draped with women who cost more, and I think to myself how lucky I am to be at Le Tub.


위의 설명에서 크레딧 카드는 안 받는다고 하고, Yelp에도 그렇게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받습니다. 어쨌든 정말 그렇게 맛있는 햄버거일까요? 어쨌든 올란도부터 대략 220마일을 달려서 Le Tub에 도착합니다. North Ocean Drive 1100 번지에 위치해 있는데요, 자동차를 타고 운전하다보면 입구를 지나치기 일쑤라 (입구가 작아요. 주차장은 충분하지만) 도착할 때 쯤이면 아주 천천히 달리시길 추천합니다.


구글 스트리트 뷰 캡쳐입니다. 보시다시피 주차장은 큰데 둘레로 나무가 심어져 있어서, 들어가는 입구가 무척 작습니다. 아차 하면 지나칠 수 있으니 주의하시길. 

밤에 도착했더니, 간판도 작고 잘 안보여서 (운전중에는) 더 힘들었습니다. 


수백마일의 힘든 여행이었지만, 가게 바로 앞에 이런 호수가 있고 전망이 있으면 피로가 좀 풀리기 마련이죠. 아쉽게도 바다는 아니고 호수라고 하네요. 건너편은 호수 주변이 으례 그렇듯, 별장 및 주택지대입니다. 아주아주 부촌은 아닌 것 같지만요.


가게 이름에 걸맞게 온통 tub들이 가득. tub은 뚜껑이 없는 커다란 통을 가리키는데 욕조통부터 화장실 변기까지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는 표현이라고 합니다. 이건 욕조.


이건 변기통

실내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가게 구석구석은 찍지 못하고 앉은 자리만 찍었네요. 상당히 피곤했거든요. 예약은 20명 정도 단체만 받습니다. 단체석 부근 자리여서 좀 시끄러웠습니다. 


앉은 자리에서 호수가 보입니다. 실내에도 자리가 있는데 야외가 더 운치 있어서 다들 야외에만 앉아있더군요. 좀 늦게 도착해서 사람들이 북적거리지는 않았습니다. 


가게 풍경 하나 더. 그런데 오랜만에 장거리 운전을 한거라 일어설 마음이 안나더군요.


조리실도 호수 쪽을 향하고 있습니다. 끊임없이 그릴에서 연기가 나더군요.


호수 풍경은 정말 일품이네요. 늦은 시간인데도 요트들이 가끔 지나가더군요. 


햄버거입니다. GQ에서 1위로 꼽았던 Sirloin Burger. 패티 무게는 자그마치 13oz (368g) 입니다. 물론 조리과정에서 수분이 날라가니 실제 받아드는 무게는 250g~300g 사이겠지요. 어쨌든 한국에서는 맛보기 힘든 크기입니다. 숯불로 구웠고 상추, 토마토, 생양파가 함께 나옵니다. 치즈는 체다와 스위스 치즈 선택이 가능한데, 저는 스위스 치즈를 선택했습니다.



미디엄으로 주문했는데, 실제로는 미디엄보다 좀 더 오버쿡된 느낌입니다. 육즙은 풍부했고(저 크기에 풍부하지 않으면 어쩔껴) 맛있었지만 미국 1위! 라고 할만한 감동은 없었네요. 미디엄-레어 정도로 주문하면 어땠을까 하지만 다시 먹으려고 저기까지 가긴 좀 힘들겠지요. 아주 맛있는 햄버거였지만 감동할 정도는 아니었다고 할까요? 물론 먹어본 햄버거 중에서는 손꼽을 정도입니다. 맛 없다는 이야기가 아니에요. 그리고 먹다보면 '고기에 압도'되기도 합니다. 장거리 운전 때문에 저 큰 패티를 소화하기엔 몸이 좀 부담스러운 상태였던 듯 해요. 평소에 만들어 먹는 200g 정도가 적당한데 그보다 많으니 힘든 느낌. 어쨌든 오래전 부터 가보고 싶었던 가게에 다녀와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가게 홈페이지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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