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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웨스트는 미국인들이 가장 가고 싶어하는 휴양지이지만, 가기 쉽지 않은 곳입니다. 플로리다, 마이애미에서도 남쪽으로 한 참 떨어져 있기 때문이지요. 섬 자체가 그리 크지 않은데 유명하면 어떻겠습니까? 예! 사람이 많을테고 때문에 여기 호텔값은 뉴욕의 맨하탄 못지 않게 비쌉니다. 게다가 제가 갔던 12월은 미국 각지에서 따뜻한 열대기후를 찾아 플로리다로, 키 웨스트로 내려오는 시기여서, 호텔값이 정말 만만치 않더군요. 12월 두번 째 주말부터는 대략 가격이 70% 오르는 게 보통입니다. 프라이스라인에서 열심히 비딩을 했는데, 좀 묵을만한 호텔은 $150 이하로는 비딩이 이뤄지지 않더군요. 더구나 대부분 주차비는 추가에 리조트비라는 이상한 추가비용까지 있고 말이에요. (더구나 플로리다는 부가세가 12.5%로 비싼 지역이라...)


그래서 결심을 했죠. 남아로 태어나서 한번쯤 호텔에 돈을 쓰기로. 물론 그렇다고 부호들이 하는 것처럼 하루 $1000 이상 내가며 섬에 있는 별장을 빌린 건 아닙니다. (나중에 돈 생기면 함 해볼거에요.) 항상 하던 비딩으로 호텔을 잡지 말고, 위치 좋은 곳에 좀 괜찮은 호텔을 잡기로 한거죠. 그래서 묵게된 호텔이 '가든 호텔' The Gardens Hotel입니다. 작지만 정원이 아름다운 호텔이라고 해서 선택했습니다. 는 아니고... 솔직히 검색하다 우연히 발견했고, 더 찾기 귀찮았어요. 예약한 시간이 이미 새벽 3시던가 그랬었죠. 


TripAdvisor에 보면 키웨스트에서 가장 좋은 평을받고 있는 숙박업소 (럭셔리 리조트말고)가 알렉산더 게스트하우스더군요. 그런데 예약했다가는 큰일날뻔 한게, 홈페이지에 가보니, 게이/레즈비언을 위한 숙박업소였어요. 홈페이지에 남자 두 분이 다정하게 찍은 사진이... 깜짝 놀라서 랭킹을 쭉 따라가면서 House, B&B라고 붙은 건 다빼고 (어째 시설이 나쁠 거 같았어요.) Hotel이라고 붙은 숙박업소 중에는 가장 순위가 높은 게 The Gardens Hotel이더군요. 그래서 무작정 결정했고, 비용은 좀 쎗지만 럭셔리 리조트 수준으로 비싼 것은 아니었고 만족스러웠습니다. [홈페이지 링크]


그리하여, 제 블로그 사상 처음으로 호텔을 자세하게 소개합니다. (찍은 사진이 많아서  썩히기 아까워 소모용으로 글 하나 올립니다.)


도착했을 때 보니, 나무가 좀 많긴 한데 건물은 볼품 없다.. 가 첫인상이었습니다. 호텔이라면 번듯한 건물을 상상하잖아요. 첫 인상은 미국 남부의 흔한 가정집 아닌가? 나무가 좀 많고 깔끔하다는 인상이어서 좀 실망했습니다.


호텔 이름답게 정원이 건물보다 더 좋은건가? 라고 생각했죠. 이게 주차장입니다. 완전 열대 우림아래 차를 세워둔 것 같죠?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아서 주차 할 수 있는 차가 대략 12대 정도였어요. (주차장이 하나 더 있습니다.) 

차를 세우고 체크인하러 들어가봅니다. 꽤나 깔끔하네요.

건물 외부의 넓은 발코니는 남부 미국 저택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특징인데, 호텔이라 그런지 제법 넓게 만들어 놨네요.

 

소파에서는 고양이가 게으름을 부리고 있고,

크리스마스 호두까기 인형(은 아니지만) 스러운 병사들이 입구에서 손님을 맞이합니다. 항상 기온이 20~30도를 가리키는 이 곳에서 저런 장식이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게 사실인데, 워낙 깔끔하고 독특한 장식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크리스마스 장식도 잘 어울리더군요. 이틀을 묵으면서, 주인이 인테리어에 엄청 관심을 가지고 있고 열성적으로 호텔을 가꾸고 있다는 인상이 들었습니다. 


호텔 로비라고 할 수 있는 관리실의 거실입니다. 호텔 같지 않고, 좀 사는집 거실스럽네요. 

Conde Nast Traveller라는 여행잡지가 있는데, 2013년에 거기서 미국 최고 호텔의 하나로 선정되었던 듯 합니다. 그 이외에도 여기저기서 상을 많이 받았던 호텔이더군요. 상을 준 단체는 모르겠지만 아름다운 미국의 '소규모 호텔' 50개 중 하나로 꼽혔다든가.


2012년, 무슨 단체인가에서 키 웨스트 베스트 호텔로 뽑혔다는 자랑글.. 이 호텔 홈페이지에 가면 자랑글이 좀 더 있습니다. 

가구, 인테리어, 소품의 배치가 무척 독특합니다. 

콘크, 콘치(Conch)라고 불리는 커다란 소라, 예전에는 참 많이 났다는 데 지금은 채취가 금지되었습니다. 물론 시내에 가면 여전히 Conch로 만든 다양한 요리를 팔고 있긴 한데 그건 바하마에서 수입되어 오는 것들이라고 합니다. 그건 나중에 이야기하죠.


그림과 가구도 모두 독특한데, 플로리다여서 그런지 요란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키 웨스트의 특징이라면 관광지이긴 한데 시내 가장 중심가에 술집만 있는게 아니고 예술품을 파는 다양한 갤러리들도 많다는 사실입니다. 헤밍웨이가 지내던 곳이고 열대의 온난한 기후가 예술적 영감을 일으키는지 많은 작가, 화가, 예술가들이 여기서 활동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 작가들의 작품을 파는 갤러리가 많고요. 또 워낙 부자 손님도 많은 곳이어서 그런 갤러리를 먹여 살려줄 수요도 존재합니다. 이런 것들과 '헤밍웨이'란 이름값이 합쳐져서 키 웨스트를 더욱 관광지로서 차별화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로비 비슷한 실내 공간, 저 문밖으로 정원으로 나갈 수 있고 풀장도 보입니다.


이 호텔의 자랑이라는 와인 시음코너, 무료는 아니고 약간의 비용만 내면 잔으로 와인 맛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물론 마시지는 않았지만요. 그러고보니 성수기에 비싼 요금을 내고 묵으면 와인 1병 무료로 주기도 한다고 하네요. 뭐 우린 제값을 내고 잤지만 받지 못했습니다.ㅠㅠ

다양한 와인들이 있는데 프랑스 와인보다는 주로 미국 와인들, 한국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와인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로비(라고 할지 거실이라고 할지) 한쪽 구석에 피아노, 햇빛을 받은 하얀 피아노가 멋지네요. 호텔 로비가 아닌 거실이지만 이렇게 창을 넓게 만드니 굉장히 아기자기하고 넓어보이기까지 합니다. (좀 과장하자면)


풀장이 있고, 정원에는 테이블이 있습니다. 아침 식사는 여기 테이블에서 하더군요. 

로비의 접수처, 먼저 체크인 하러온 손님 때문에 우리 체크인이 계속 늦어지는 중 (먼저 열쇠를 주며 방에서 쉬고 있으라고 하더군요.)

전화기 장식, 이 동네 갤러리에서 산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어린애 장난 같기도 한데 이런 걸 구매해주니 다양한 예술이 탄생하는 거겠지요.

천정 팬도 어째 색달라 보입니다. 설마 예술품(?)

정원으로 들어와 봅니다. 이건 관리실 겸 로비 역할을 하던 건물이고, 2층은 객실로 활용하는 듯 합니다. (주인이 사는 곳일지도). 

일반 객실이 있는 건물. 저희는 이 건물이 아닌 약간 큰 방이 있는 건물에서 묵었습니다.

정원의 연못도 개구리 덕에 색달라 보이네요. 


개구리 등이 섬세하기도 하지.. 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정원에는 커다란 야자수가 여러그루 서 있어서 열대 우림 한켠 느낌을 주기도 하네요.

나무 뿐 아니라 각종 화분이 빼곡히 자리잡고 있습니다. 

키 웨스트에서 많이 본 꽃인데 이름은 모르겠네요.

플로리다에 많은 도마뱀(겟코)를 타일로 모자이크해서 만든 벽. 

곳곳에 테이블이 있어서 다리를 쉬기에는 정말 좋을 듯.

물론 정원 곳곳에는 이렇게 긴의자도 마련되어서 일광욕도 가능합니다.

정원 한가운데에 있는 풀장. 바다와 가까운 동네지만 이 곳은 열대 우림으로 조경되어 있어서 대낮에도 그늘져서 수영하기는 좋을 듯 합니다. 


수영장 한켠에는 바가 있고, 음료를 주문해서 마실 수 있습니다. 샴페인, 와인, 맥주 뭐든 있다네요.


수영장 한 켠에는 자그마한 정자가 있고, 그 뒤로 산책로를 뒤덮고 있는 정원이 보입니다. 호텔이름이 왜 가든 호텔인지 아시겠죠?  뭐 한국이면 갈비, 불고기가 주 메뉴인 식당이겠지만...


정원 야자수 위로 지나가는 비행기...

숲 사이로 아기자기한 산책로도 있습니다. 낮뿐만 아니라 밤에 산책해도 멋지죠. 그 이야긴 나중에...

각도를 조금만 달리해서 보면, 나무가 한 가득.

수영장도 이렇게 수풀 사이로 바라볼 수 있죠.

남국의 수영장 느낌이 좀 나시나요?

제가 묵었던 방을 조금 보여드립니다. (호텔 홈페이지 가면 더 자세히 보시겠지만). 두 종류 방이 있는데 조금 좁은 방, $10 추가하고 조금 넓은 방이 있더군요. 차이는 크지 않지만 $10 더내기로 하고 큰 방에 자기로 했는데 일단 들어가자마자 침대가 눈에 들어옵니다. 평생 자본 침대중에 가장 화려한 침대였어요. 비싼 호텔은 침대, 매트리스도 다 훌륭해야 하는 법.

방이 그리 넓지는 않고, 냉장고도 매우 작지만 (그건 좀 아쉬웠네요) 소파도 있고, 마루 바닥이고... 

침대 다시 한장, 매트리스가 쿠션이 푹신한 타입은 아니어서 더 좋더군요. 사진은 안찍었지만 기본으로 갖춰진 욕실용품도 품질이 좋은 것들이었습니다. 사실, 침대와 고급 욕실용품 이외에는 그다지 눈에 띄지는 않습니다. 그림이 여기저기 걸려 있어서 좋았던 점 이외에는 ... TV도 구형이었고 작았거든요. 

가구도 작지만 나쁘지 않은 것들. 한마디로 돈 값을 하는 호텔이네요. 

미국 호텔에서 2일 이상 묵어본 예가 드물어서 이런 건 처음 받아봤습니다. 보통 미국 호텔에 묵으면 배게 밑에 $1,2를 놔주잖아요. 여기는 아예 House keeper에게 팁을 주려면 이 봉투를 사용해 달라고 봉투도 준비해 뒀더군요. 그리고 하우스키퍼가 팁을 받고, 친필로 자기 이름과 함께 고맙다는 인사를 써놨더군요. 사실 이런 걸 받아본 게 첨이라 (한 호텔에 진득이 묵으며 여행해 본 기억이 없네요.) 무척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팁을 주는 게 즐거워지긴 처음이었어요. 


다음은, 키 웨스트 거리 구경을 좀 하시겠습니다. 


[2013년 플로리다 여행기 목록]

[2013 플로리다여행 01] 인천공항 - 달라스 공항 - 올란도 공항 

[2013 플로리다여행 02] 올란도 Diamond Resorts 

[2013 플로리다여행 03] 마이애미로 가는  (1) Thai Thani에서 점심그리고 애플지도 

[2013 플로리다여행 04] 마이애미로 가는길(2)  (Le Tub) 햄버거 

[2013 플로리다여행 05] 마이애미로 가는길(3): Whole Foods 들려서... 

[2013 플로리다여행 06] 마이애미-사우스 비치(South Beach) 밤거리 - 에스파뇰라 거리와 망고 트로피컬 카페 

[2013 플로리다여행 07] 마이애미비치의 아침 거리풍경 

[2013 플로리다여행 08] 키웨스트로 가는  

[2013 플로리다여행 09] 키웨스트 가든 호텔 (The Gardens Hotel) 

[2013 플로리다여행 10] 키웨스트(Key West) 듀발(Duval) 스티리트 풍경 

[2013 플로리다여행 11] 키웨스트(Key West) 멀로리 광장의 일몰 (Mallory Square) 

[2013 플로리다여행 12] 키웨스트 Pisces 레스토랑에서 저녁과 Gardens Hotel 정원 밤산책 

[2013 플로리다여행 13] 키웨스트 가든호텔의 아침식사와 정원산책 

[2013 플로리다여행 14] 키웨스트 헤밍웨이의 저택(1) - 입구와 실내 

[2013 플로리다여행 15] 키웨스트 헤밍웨이 저택(2) 정원과 집필실기념품 가게 

[2013 플로리다여행 16] 키웨스트 슬로피  (Sloppy Joe's Bar)에서 점심 

[2013 플로리다여행 17] 키웨스트 - 마일 0 (US 1 Mile Marker 0) 키라임 파이 

[2013 플로리다여행 18] 키웨스트 범선을 타고 일몰을.. 

[2013 플로리다여행 19] 키웨스트 일몰감상에 실패하고 캐롤라인 카페에서 간단히 요기 

[2013 플로리다여행 20] 키웨스트(Key West) 써던모스트(Southernmost)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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