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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Combs는 파티스쿨인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곳의 오리엔테이션 과정은 어리둥절하다. 사실 남부 사람다운 여유로움때문인지 몰라도, 실제로 학기 들어가면 영어 모르는 이방인들 고생하는 건 어디나 매한가지겠지만, Pre-term을 필수로 들으면서 "너희들같은 영어 못하는 International은 뽑아주는 데도 적으니 두배 더 노력해야 한다."고 겁을 주는 동부의 학교와는 달리 McCombs의 오리엔테이션은 여유만발하기 그지없다. 이것이 폭풍전야의 고요함이면 좋겠는데... 아무래도 동부의 top-school에 비해서는 배우는 양이 적은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과 불안함까지 든다.  

Orientation 과정은 무언가를 가르치기 보다는 '친해지기', '네트워킹 시키기'에 촛점을 맞춘 거 같은데 개발자로 사람 대하는게 서투른-어쩌면 무서워하는지도- 나로서는 아직도 나에게 쌀쌀맞은 백인들, 특히나 여자애들, 에게 다가서서 Hi~ 하는 게 힘들다. 부끄럽지만 아직 내 팀원들과도 제대로 친해지지 못했으니 '뽑기운이 나쁜 것을 탓해야 할까?' 하지만 그런 건 제대로 된 태도가 아닐게다.

오늘은 오리엔테이션의 마지막날로.. 역시나 party와 같은 저녁만찬이 있었다. Texas style의 바베큐 파티로, 내가 사는 집에서 30마일 정도 떨어진 Salt Lick이라는 바베큐 전문 가게였다.

참고로 이곳의 바베큐는 한국에서 생각하는 그런 것과 무척 다르다. 몸을 움직이기 싫어하는 미국 애들 취향에 맞게 직접 구워먹는 다는 것은 생각할 수가 없다. 구워진 rib과 brisket 이란 부분이 주로 serve되는데, 국거리에 좋은 양지머리를 구워먹는 이유는 뭔지 궁금하다. 엄연히 sirloin, lean beaf rib과 같은 단어들이 있으니 등심을 모르지는 않을텐데 왜 바베큐 가게에선 brisket이 나와주시는 거냐?

일단, 오리엔테이션 종강파티 이야기를 하기 전에 Texas의 바베큐를 좀 더 소개하는 뜻에서 (사실은 저장해둔 사진을 써먹기 위해서) 최초로 가본 Texas 스타일의 바베큐 Rudy's를 갔던 이야기를 먼저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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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dy's의 전경. 대부분 바베큐 하우스는 시외에 있고, 이런 통나무집 스타일로 무척 넓은 공간을 차지한다. 실내 말고도 실외에서도 먹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시스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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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면 긴 줄이 보인다. 위에 메뉴가 적혀 있는데 Turkey, Chicken과 같은 Poultry와 Beef, Pork 세 종류가 있다. 소나 돼지나 닭이나 한국과는 달리 가격은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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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에는 이와 같이 건강에 안좋은 청량음료가 손만 뻗치면 닿을 거리에 널려 있다. 일종의 마케팅이겠지. 하지만 계산대에서 주문하면서 맥도날드처럼 자판기 소다음료를 사는 게 훨씬 싸다. 무한 리필이기도 하고. 단 주의할 점은 맛이 쉣이라는 것이다. 물에 민감하신 분은 못마신다. 석회석이 많이 포함된 물이라서 그런지 한국과는 맛이 다르고 적응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린다. (다른 한국인들은 전혀 느끼지 못함. 나만 느끼고 있음-_- 말도 못하고 맘고생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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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계산대에 스기 직전에 역시 다양한 간식거리들이 손님을 유혹하고 있다. 모두 상당한 양의 설탕을 자랑하는 것으로 옥수수, 감자, 바나나 푸딩 등이다. 바나나 푸딩은 이름은 좋지만 비인기 메뉴고 (같이 간 사람이 맛없다 하여 고르지 않음), 여기서 최고의 인기 메뉴는 Cream Corn이다. 이름에서 뭐 생각나시는 거 없는가? 맞다! 일식집에서 가면 먹을 수 있는 옥수수 버터구이 (실제로는 설탕-마요네즈 구이)와 유사한 맛의 음식으로 텍사스에서는 남/녀 모두 사랑받는 음식으로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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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산대에서 찍은 내부의 전경. 뒤에 바로 가스 바베큐가 있고 주문한 부위는 직접 일정량을 썰어주는 시스템인데.... 한번 구운 것을 조금 썰고, 계속 썰고 해주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바베큐 최고의 매력인 온도를 전혀 느낄 수 없다. 가장 인기있는 메뉴는 Brisket의 Extra Moisture (지방이 가장 많은 부위) 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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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놈이올시다! 맛은 좀 더 아래에 설명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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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산을 끝나면 자리에 앉는다. 실내/실외가 있는데 자리에 따라 요금이 달라지거나 하지는 않는다. 텍사스 스타일의 바베큐는 이 동네 최고의 인기 외식거리로 아직 이른 저녁시간인데 가게가 만원 사례이다. 시내에서 20마일이나 달려야 하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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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클과 양파는 마음대로 집어 먹을 수 있게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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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주문한 메뉴의 전경. 리필 음료수 - 역시 이상한 물맛으로 한 모금 들이키고 내버림, 포테이토 샐러드, Pork Loin (목심-사전에는 허리 부위로 나와있긴 한데, 구글신께 여쭈어보니 목심이란다) 그리고 무료로 주는 무료답게 맛대가리라고는 찾기 힘든 평범한 식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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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시지. 이건 괜찮다. 소시지는 원래 차게도 먹는 음식이라 온도에 대한 기대감이 좀 적기 때문일거다. 별로 실망이 안가는 메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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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크 로인. 아니나 다를까? 나름대로는 직화로 직접 구워준다고 하는데 가져오는 동안 이미 식었고 제대로 신경써서 (손으로 직접 구운 거에 비하면) 구운 것도 아니다.

룸메이트가 시킨 지방 듬뿍이라는 brisket extra moisture도 먹어보았지만, 역시 식어서 엉긴 지방이 입안에서 녹지도 않고 맛을 방해한다. 그렇다고 소스가 제대로 인것도 아니고 좋은 소금을 뿌려서 구워진 것도 아니고... 제대로 된 숯불 직화구이도 아니고, 스테이크도 아닌 정체불명의 음식의 이 맛을 뭐라 해야할꼬?

양도 조금이어서 한국보다 그리 저렴도 안한 주제에. 220그람에 6000원이니 (5.99달러) 뭐 사실 한국 강남에서 소고기 일인분에 4.5만 이리 하는 걸 생각하면 사실 저렴할지 모르지만... 등심! 등심! 등심을 달란말야. 이 무지몽매한 것들아!

그리고 이게 무슨 바베큐냐. 식어서 약간 온기 나는 정도의 음식은 싫다구!

돈이 아까워서 불을 토할 지경이었지만 이 역시 나에게만 해당되는 문제. 다른 한국분들은 모두모두 맛있다고 야단이다. 하아... 까탈스럽게 굴지말고 맛있는 척 할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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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베큐에 나를 초대해준 한시적인 룸메이트인 Cossi (우측)과 그의 친구. 이름은 privacy문제로 밝히지 않음이나 올해 맥켄지에 들어가서 지금은 뉴옥으로 가버렸다. (부러워라) 한국인은 아니고 러시아라고 하니 혹 고려인 태생이 아니었을까?

어쨌든, 이것이 텍사스 스타일의 바베큐다. 이제 오리엔테이션 마지막날 이야기를 해야지. (사실 마지막은 아니네. 일요일 체육 행사가 또 있다. 줸장-_-)
댓글
  • 프로필사진 BlogIcon Ikarus 텍사스에 계시는 군요. 반갑습니다. 브리스켓으로 만든 바베큐를 드시고 실망(?)하셨나 봅니다. 썰로인이나 텐더로인으로 바베큐를 만들지 않느냐고 하셨는데 중앙 텍사스식 바베큐는 썰로인과 텐더로인으로 스테이크를 구워 먹습니다. 바베큐를 드신 Rudy's는 대표적인 동부 텍사스식 바베큐를 파는 가게라서 베이비백립이나 화덕에 오랜 시간 구운 브리스켓을 팝니다. 오스틴에 계시다면 The County Line BBQ를 가보시면 Rudy's보다는 좀 나은 바베큐를 드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입맛엔 오십보 백보일 듯 싶습니다. 썰로인이나 텐더로인으로 만든 바베큐를 드시고 싶으시면 공원에 나가셔서mesquite 숯으로 직접 구워 드셔 보세요. 한국 숯불구이 부럽지 않은 맛이 난답니다. 도움이 되실까해서 제가 올렸던 텍사스 바베큐 관련글을 트랙백 걸었습니다. 2008.03.06 01:54 신고
  • 프로필사진 BlogIcon eyeofboy 이카루스님. 홈피를 보니 감탄스럽습니다. 어느 동네 사시는지요? 오스틴이시면 만나뵙고 바베큐 기술을 전수좀^^ 2008.03.07 13:1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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