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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이브, 저녁을 어디서 먹을까 고민하다 호텔 컨시어지에게 추천해달라고 했습니다. 예전에 갔었던 파이시즈도 괜찮을 것 같았지만 다른 곳을 둘러보고 싶다는 마음이 더 강했죠. 그래서 추천 받은 곳이, 마커 리조트 가까이 있는 코모도어(Commodore)라는 레스토랑입니다. 


2014/01/05 - [발걸음대로/미국 USA] - [2013 플로리다여행 12] 키웨스트 Pisces 레스토랑에서 저녁과 Gardens Hotel 정원 밤산책


구글 맵으로는 가는 길을 이상하게 알려주는 데요, 마커에서 나간 다음에 바닷가를 따라서 쭉 걸어가면 2~3분이면 도착합니다. 항구를 따라서 Habor Walk라는 산책로가 만들어져 있거든요. 


이런 모습의 레스토랑입니다. 항구를 바로 굽어보면서 저녁을 먹을 수 있는 '오션뷰'가 가능한 레스토랑입니다. 당연히 크리스마스 무렵이니 이런 뷰를 가진 식당은 맛과는 좀 무관하게 붐비게 됩니다.


들어가면 미국 레스토랑 상당수가 그렇듯 대기하면서 술이나 음료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 거기에 줄을 설 정도로 사람이 많진 않더군요. 화면은 케이블에서 스티브 잡스 영화한다는 예고편이 나오고 있습니다. 크리스마스에 어울리는 영화인지는 모르겠네요.


식당으로 들어가는 대기실 주변에는 키웨스트 초기의 몇장의 사진이 붙어 있습니다. 에디슨은 무슨 관계로 사진이 있는지 모르겠네요.


초기, 기차선로를 건설하는 모습입니다. 바다에 그야말로 간척사업 비슷하게 길을 만들었었군요. 저게 벌써 백년전 일입니다.


레스토랑 안은 만석이었습니다. 뭐 이브날이니 당연한 결과죠. 사실, 호텔 추천으로 예약할 때는 바닷가 전망 좋은 레스토랑이라기에 맛보다는 '전망만 좋은'곳이 아닌가 싶어서 불안한 마음이었습니다. 그리고 가보고 싶었던 Bliss, Bien, Santiago Bodega 등은 이날 만석이라 선택할 옵션이 없어서 쩔 수 없이 잡은 곳이었는데, 이날 Fury 프로그램으로 워터 스포츠를 즐기고 오니 피곤해서, 호텔에서 가까운 레스토랑을 예약해서 정말 다행이었다 싶습니다. 정말 움직이기 싫었거든요.


예약한 덕에 창가 자리를 잡았습니다. 밖으로 항구에 정박한 요트들이 보이는 그런 뷰. 저 팔에 문신한 여자분은 지금 웨딩 드레스를 입고 있는 건데요 이날 결혼한 듯 싶더군요. 키웨스트에서 둘만의 결혼식이라. 로맨틱한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앉은 창가로도 이런 뷰가 보입니다만, 통유리가 아니라서 감동은 좀 약한 편입니다. 


버터를 가져옵니다. 뭐 미국 남부식당 주문하면 내오는 버터가 나쁘지는 않지만 특별하지도 않습니다. 신선하긴 하지만요.


빵은 뭐 그냥 저냥입니다. 형편없다는 게 아니고 미국 남부 식당에서는 원래 식전빵에 많은 정성을 들이지는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잘 구워졌구요 초반에 탄수화물을 보충해 주는 의미 이상은 없습니다. 그러니 이런 거 가지고 불평할 필요는 없다는 말씀. 


스프는 콩크 차우더(Conch Chowder), 기대와는 좀 다른 토마토 베이스에 산미가 좀 있는 스프였는데 콩크는 잘게 갈아서 들어있는데 양은 넉넉하지 않았습니다. 뭐 따뜻한 스프여서 지친 몸에 음식이 들어갈거라는 신호를 주는데는 부족함이 없더군요. 맛은 나쁘지 않았습니다만 모양이라든가 맛의 구성은 좀 실망스럽군요. 뭐랄까 레스토랑에서 파는 요리가 아니고 주방에서 잔뜩 끓여서 국자로 퍼주는, 예! 배급하는 느낌이 드는 스프였습니다. 콩크 차우더면 콩크 맛도 좀 더 확실히 느껴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구요.


에피타이저 하나 더. 아티쵸크에 게살을 올려 구웠습니다. 맛을 보면 한 번 찐다음에 구운 듯 하네요. 계란 노른자가 들어간 베르네이즈(Béarnaise) 소스와 산미가 도는 소스를 추가했네요. 나쁘지는 않았는데 별로 기억에 남지는 않는 맛이었습니다. 


이날 스페셜 메뉴라고 해서 시켜봤습니다. 생선은 마히마히(Mahi Mahi)를 시즈닝해서 이렇게 검은 빛이 날 정도로 구웠습니다. 실제로는 시즈닝과 껍질을 태워서 마이야르 반응이 나게하는 거고 속살은 촉촉하죠. 미국 남부 생선 메뉴 설명에 Blackened라고 씌여 있으면 대부분 그렇게 조리한 거라 보시면 됩니다. 거기에 몇가지 야채 구운 것과 조개관자(Sea Scallops), 토마토와 마늘이 더해진 크림소스를 썼다고 하네요. 맛있었습니다. 마히마히를 설명할 때 좀 헷갈리게 설명해서 이 생선을 하와이에서 가져온 것 처럼 이야기 하던데, 이 동네에서도 많이 잡히는 생선이라 그럴 리는 없을 것 같네요. 생선살도 좋았지만 진짜 좋았던 것은 곁들여진 신선한 관자 구이였는데요, 저놈만 추가 주문하고 싶어서 관자만 따로 주문할 수 있는 메뉴를 찾아보았지만 없더군요.


제가 주문한 메뉴입니다. Yellowtail Snapper 'Cayo Hueso". Cayo Hueso는 스페인어로 Key West라는 의미입니다. 가볍게 겉을 구운 촉촉한 돔(Snapper)의 살에 아보카도와 레몬, 토마토가 들어간 버터 소소를 뿌렸고, 아보카도와 키웨스트 핑크 새우를 곁들였습니다. 이것도 나쁘지 않네요. 와~ 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맛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레스토랑을 다시 찾게 만들 정도의 맛은 아닐 것 같네요. 


디저트로 시킨 포트 와인, 이브라 분위기 좀 내보려고 이날 이거 말고도 와인을 시켰었는데 사진을 찍지 못했네요. 안 그래도 피곤했는데 저 포트와인을 살짝 맛만 봤는데 이날 밤 깊이 잠들어버렸습니다.


디저트. 이 집에는 사실 크림 브릴레가 유명하다고 했지만 저는 크림 브릴레를 디저트 메뉴로 시키는 건 별로 안 좋아해서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함께 내주는 사과 구이(Cobbler)를 주문해 봤는데, 완전히 실패한 주문이었네요. 너무 미국스러운 맛이었습니다. 설탕을 (저 갈색이 다 설탕)어찌나 퍼부었는지 위의 아이스크림만 먹고 남겼네요. 한입 먹는 순간 텍사스의 기억이 아련하게 떠돕니다. 젠장.


나름 전망좋은 곳에서 즐긴 나쁘지 않은 크리스마스 이브였구요, 이날은 밥 먹자마자 완전히 뻗어서 잠들어 버렸습니다. 쿨쿨...




2015년 플로리다 여행 글 모음

01-인천공항 PP카드로 라운지 이용

02 - 샌프란시스코 공항과 인앤아웃(In n Out) 버거

03-올랜도(Orlando) Celebration 지역, Bohemian 호텔에서 점심과 호숫가 산책

04-올랜도(Orlando) 밀레니아 몰 (The Mall at Millenia)

05-올랜도(Orlando), Bohemian Hotel에서 저녁

06-올랜도에서 키웨스트 가는 길, Jupiter의 멋진 식당 푸드 쉑(Food Shack)에서 점심

07- 올랜도에서 키웨스트로 가는 길, Oversea Highway 풍경과 Brutus에서 저녁식사

08-키웨스트(Key West) 마커 리조트 (The Marker Resort)

09-키웨스트(Key West) 최고의 커피, 쿠반 커피 퀸(Cuban Coffee Queen)

10 - 키웨스트(Key West) 최고로 Hot한 식당 산티아고 보데가(Santiago Bodega)

11 - 키웨스트(Key West) 재커리 테일러(Zachary Taylor) 요새와 해변

12-키웨스트(Key West) 일몰(Sunset)

13-키웨스트(Key West) 듀에또 피자에서 피자와 젤라또

14-키웨스트(Key West) 바다를 즐기다 퓨리 울티메이트(Fury Ultimate)

15-키웨스트(Key West), 크리스마스 이브 디너, 바닷가 레스토랑 코모도어(Commodore)

16-키웨스트(Key West) 항구풍경

17-키웨스트(Key West) 항구의 새우파는 집, Fisherman's Fish and Shrimp 

18-키웨스트(Key West) 알론조의 오이스터 바 (Alonzo's Oyster Bar)에서 실패한 점심

19-키웨스트(Key West) 더 리치 왈도프 아스트리아 (The Reach Waldorf Astoria) 리조트

20-키웨스트(Key West) 최고의 레스토랑 왈도프 아스트리아의 스펜서 (Spencer's by the Sea)

21-키웨스트(Key West) 거리풍경과 예술품

22-키웨스트(Key West) 몇몇 달다구리와 젤라또들

23-키웨스트(Key West) 이튼 시푸드마켓 (Eaton Street Seafood Market)

23-키웨스트(Key West)에서 마이애미(Miami)로, 돌아가는 길에도 브루터스(Brutus)에서 점심

24-키웨스트(Key West)에서 마이애미(Miami)로, 공원에서 쉬어가기

25-로버트 이즈 히어(Robert is Here)

26-마이애미(Miami), 오션 드라이브와 에스파뇰라 웨이

27-마이애미(Miami), 사우스 비치 산책

28-마이애미(Miami) 스타 아일랜드 구경

29-마이애미의 가로수길 링컨로드 구경하기

30-마이애미(Miami), 올라(Ola) 레스토랑, 사우스 비치 밤산책

31-마이애미(Miami), 비스카야 뮤지엄(Vizcaya Museum) 1/2

32-마이애미 비스카야 뮤지엄(Vizcaya Museum) 2/2

33-마이애미 사우스 비치에서 수영

34-마이애미(Miami), 명품의 천국 발 하버 샵스(Bal Harbour Shops)

35-마이애미(Miami), Visa-O1 피자

36-마이애미(Miami), 젤라또를 먹어보자

37-마이애미, 홀푸즈 마켓(Whole Foods Market)

38-마이애미(Miami), 유로파 카페

39-팜비치(Palm Beach), 플래글러 뮤지엄(Flagler Museum) 1/5

40-팜비치(Palm Beach), 플래글러 뮤지엄(Flagler Museum) 2/5

41-팜비치(Palm Beach), 플래글러 뮤지엄(Flagler Museum) 3/5

42-팜비치(Palm Beach), 플래글러 뮤지엄(Flagler Museum) 4/5

43-팜비치(Palm Beach), 플래글러 뮤지엄(Flagler Museum) 5/5

44-마이애미에서 올랜도로, Food Shack에서 저녁

45-올랜도로 돌아오다

46-케네디 스페이스 센터(Kennedy Space Center) 1/3

47-케네디 스페이스 센터(Kennedy Space Center) 2/3

48-케네디 스페이스 센터(Kennedy Space Center) 3/3

49-올랜도, 유니버설 스튜디오(Universal Studio) 1/6

50-올랜도, 유니버설 스튜디오(Universal Studio) 2/6 - 해리포터 다이아곤 앨리

51-올랜도, 유니버설 스튜디오(Universal Studio) 3/6 해리포터 킹즈크로스 기차역

52-올랜도, 유니버설 스튜디오(Universal Studio) 4/6 해리포터 호그와트

53-올랜도, 유니버설 스튜디오(Universal Studio) 5/6 쥬라기 공원

54-올랜도, 유니버설 스튜디오(Universal Studio) 6/6 툰 라군과 마블 코믹스

55-올랜도, 브롱크스 피자 (Bronx Pizza)

56-올랜도, 유니버설 스튜디오(Universal Studio)에서 새해맞이

57-서울로 오는 길, 하늘에서 본 샌프란시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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