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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벤츠같은 싸구려 차 못탄다. 수백억은 되는 차를 타야지.' 라며 지하철을 타고 다녔던 나이기에, 운전생활은 사실상 오스틴에서 처음이다. 처음에는 고속도로에 나갈 때마다 '살아돌아와야지' 마음을 다지며 나갔지만 - 여기 고속도로 기본 속도가 110 km 정도 된다.- 2~3주 타보니 어느 새 간이 커져 버린 듯, '조심'이라는 빨간불이 머리 속에서 슬슬 스러져 가는 것을 느낀다.

운전 실력이 많이 늘기는 늘었다. 110km로 달리면서도 차선을 바꿀 때 뒤를 돌아보고 바꿀 줄도 알게 되었고, 좌/우 미러를 보고 선을 밟고 있는지도 알 수 있게 되었다. 처음에는 종종 창문을 안 닫고 차를 세워두는 일도 있었는데 (그래도 도둑 맞지는 않았다.) 지금은 그런 일도 없어졌다. 사이드 브레이크를 올린 채로 달린 적도 있었는데 그런 적도 없어졌다. 모든 면에서 이제 좀 능숙해 지긴 했지만, 여직 나는 초보가 맞다. 아직은 여러 가지 상황을 경험해 보지 못했기 때문에 대처 능력이 떨어지는 것을 느낀다.
 
어제, 밤 12시 집으로 돌아가서 눈을 붙이려는데 차에 헤드라이트가 켜진채로 주차 되어 있는 걸 발견했다. 아뿔싸! 전지가 소모되어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밤 12시, 그것도 일요일에....

여기저기 전화해 본 결과, 학교에서 24시간 출동 서비스를 자체적으로 제공해 주는 것을 알았다. 허겁지겁 전화해 보니, 받는 사람의 목소리가 그리 반가울 수가 없었다. 10분내로 도착할 거라며 구별하기 쉽게 본네트를 열어두고 기다리라고 했다.

그런데... 본네트가 안열린다.-_-;;; 본네트는 어떻게 여는거지? (진짜 멍청하다고 하셔도 할 말 없습니다. 뭐 열어봤어야 알죠.) 지나가는 행인1에게 부탁해서 운전대 밑에 버튼이 있는 걸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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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밤의 학교에서 차 트렁크를 열고 자동차 전지를 충전해 줄 사람을 기다리는 건 참 어색한 경험이다. 오죽 심심했으면 차 위로 떨어지는 도토리 (학교는 도토리 나무 천지다. 덕분에 다람쥐도 잘 살고 있다. )나 세고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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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줏어가지도 않는다. 다람쥐가 먹지 않으면 썩을 운명의 도토리. 근데 미국거니 맛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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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도착한 서비스 faculty. 좋은 장비인지 1초만에 충전이 된다.


이런 서비스가 없으면 어쩔뻔 했을꼬? 아마도 꼼짝없이 학교에서 밤 새우거나 친구 차를 타고 집에 갔어야겠지. 차는 다음날 아침 견인되고.. (여기도 견인은 인정 사정 없다.) 찾느라 또 하루는 날려야겠지. 생각할 수록 모골이 송연하다. 아직은 초보라는 생각을 맘에 담아 두라는 작은 가르침이겠지?

댓글
  • 프로필사진 BlogIcon 우엉 재미있는 경험을 하셨네요~

    덧. 얼마나 영어공부에 열심이시면.... (초복가 -> 초보가, 도토리나 새고 -> 도토리나 세고)
    2007.10.10 10:05 신고
  • 프로필사진 BlogIcon eyeofboy 허걱. 수업 시간 잠시 틈나는 사이 급히 썼기 때문이라고 변명해 보... (비겁한 변명입니다! 퍼억) 2007.10.13 10:05 신고
  • 프로필사진 슬비 울 다람쥐.. 그 도토리 보면 좋아라 했겠다. ^^ 2007.11.23 14:58 신고
  • 프로필사진 BlogIcon Manuelito 97~99년식 도요타 캠리군요. 도요타의 차종들은 고장이 적고, 저렴해서 미국에서 꽤 인기가 있죠. 이 글을 쓰신지 거의 4년후에 남기는 댓글 이지만, 현재까지 운전경험 많이 늘으셨으리라 믿고, 언제나 안전운전 하시길 바랍니다.^^ 2010.12.14 12:1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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