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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양식^^

Don Melchor를 마시다.

eyeofboy 2007.10.29 06:29

Don Melchor를 처음으로 맛 본 것은 E-mart 가양점에서 였다. E-mart에서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이 값진 와인으로 시음회를 한 것이다. 시음한 소감은 "쉣--"이었다.

12만원 하는, 알마비바를 능가할지도 모른다는 와인의 맛이 형편없었다. 그 이후 나는 두 번 다시 이 와인을 손에 잡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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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as로 와서도 상황은 마찬가지 였다. 다양한 부르고뉴들이 한국과는 비교도 안 되는 싼 값에 팔리고 있는 여기서, 한번 실패한 경험이 있는 와인을 (그것도 비싼 놈을) 누가 고르겠는가? 그래서 이 와인은 언제나 내게 홀대 받았다.

만약 알마비바를 비슷한 가격에 원할 때 살 수 있었다면 나는 아마 결코 돈 멜초르를 고르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는 가장 크다는 와인샵의 직원 조차도 알마비바를 모른다. 한국에는 홍보의 힘으로 지나치게 알려진 탓일까? 아직 어떠한 와인 샵에서도 알마비바를 아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여기서는 칠레 와인의 탑 클래스라고 하면 돈 멜초르인 것이다. 사실, 몬테스 알파조차 쉽게 찾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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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멜초르의 생산지인 Maipo Valley (칠레 최고급 와인산지라네요)에서도 일류의 포도밭이라는 Puente Alto에서 만든다고 한다. 사실 포도밭 만으로 모든 등급이 자연스레 결정지어지는 거에 반감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이겠지.

물론, 내게는 그 밭의 흙에서 울리는 노랫소리따위는 들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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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짜이 또로 사, 칠레 와이너리 가운데서는 가장 유명한 곳이 아닐까? 2003년산 Wine Spectator의 평가가 100대 와인 중에 4위에 들면서 엄청 유명해진 와인이다. 2004년의 평가도 좋을 거라 기대되는데, 미국 현지 가격은 인터넷에서 가장 싼 곳이 40달러 정도. 내가 산 가격은 세금 포함 55달러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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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찍어보았다. 코르크를 찍지 않았는데 단순해서 별로 찍지 않아도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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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은 크리스탈이 아닌 싸구려 유리잔입니다만...
뭐 어떻습니까? 집에서 치즈와 과일과 함께 간단히 먹는 건데요.

일부러, 화면은 신의 물방울 12권을 구해서 깔아 보았다. 별달리 와인에 어울리는 배경이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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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의 눈물. 흘러내리는 속도가 지루할 정도로 느리다. 깊게 농축된, 아직 어린 와인이라는 느낌이 팍팍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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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게 농축된 포도의 향, 강한 형광등의 불빛도 투과시키지 않을 정도로 강하다.

맛은 그야말로 '괴물' - 오래 숙성이 필요한 진한 와인을 가리킬 때 내가 하는 말이다. 고농축의 강렬한 힘을 가진 바디. 알마비바처럼 well-balanced라는 느낌이 아니라 그야말로 힘으로 밀고 들어오는 느낌이다. Macho의 느낌. 우아함보다는 사냥과 같은 야성적인 느낌이다. 하지만 야만적은 아니고, 밑바탕에서는 이지적인 느낌이 깔린 힘이다.

처음 한 모금은 그야말로 강렬해서, 2시간 정도를 두고 브리딩을 하면서 조금씩 맛을 보았다. 하지만 아직 진면목을 보여주지 않는다. 숙제를 하기 위해서 잔에 따라놓은 상태로 밤을 새는데, 4시간 정도 경과하자 방을 좋은 향기로 가득 채우면서 풀어지기 시작했다. 5시간 쯤 후에는 내가 좋아하는 silky한 상태로 되었는데, 향이 너무 많이 날아간 느낌이라 풀어지기 시작할 때 쯤 마시는 게 가장 좋을 듯 하다.

향은 확실히 맡을 수 없다. 내가 좋아하는 꽃향기보다는 짙은 과일향이 강하다. (심한 감기 이후, 아직 코가 막혀 있어서-_-)

신만은 나지만, 내가 제일 싫어하는 이상한 떫은 맛 (황의 맛인지 열화된 맛인지 모르겠다. 싸구려 와인에는 거의 매번 나던 맛) 은 나지 않는다. 그야말로 반가운 일이다.

한국에서는 10만원, 일본에서는 6-7만원 정도 하는 와인이지만, 칠레와 보다 가까운 Texas에서는 $49.99, Tax 8.5%를 고려하면 5만원 정도다. 물론 1만원 정도 주면 괜찮게 마실 수 있는 와인을 살 수 있는 이곳 환경에서는 무척 비싼 축에 속하는 와인이지만 선택은 탁월했다. 카브가 있다면 10년 정도 보관해 두었다가 마셔보고 싶은 와인이다.

댓글
  • 프로필사진 BBoo ㅋㅋ.. 잼있게 지내시 ^^
    밑엔 최근에 건진 매우 괘안은 것들입니다.
    뭐 그쪽에서 구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가격에 대한 선입견이 와장창 깨지는
    훌륭한 저가형 와인들이니까 기회되면 테이스팅 후 후기 요망.



    Casillero del Diablo Cabernet Sauvignon, (2004도 ok) - 디아블로, 요새 인기있는. 소비뇽이지만 꽤나 헤비하고 발란스드

    (http://www.winenara.com/bemarket/shop/index.php?pageurl=page_goodsdetail&uid=1605&mu=)

    Cono Sur Reserve Merlot, - 가격에 비해 정말로! 놀라운 퀄리티를 보여주는.
    (http://www.winenara.com/bemarket/shop/index.php?pageurl=page_goodsdetail&uid=3056&mu=)

    Undurraga Merlot - 운드라가 레드 시리즈는 대체로 다 괜찮지만, 이건 시리즈 중 최저가인데도 상쾌발랄중후메를로.
    (http://www.winenara.com/bemarket/shop/index.php?pageurl=page_goodslist&gs_state=gs_detail&gs_option=w_keyword&gs_keyword=undurraga)
    2007.10.31 21:05
  • 프로필사진 BlogIcon ally 요즘은 red 보다 white가 더 좋은 것 같아요...-주관적견해
    지난주에는 신세계에서 와인특별전 하더라고요...
    얼추 2~3,40% 한 듯...--a
    2007.11.15 11:20
  • 프로필사진 슬비 난 요즘 Billa M이 맘에 들던데.. 가볍게 식사하면서 한잔하기 좋아서.. ^^ 2007.11.23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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