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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쉑쉑버거에 갈 마음은 없었습니다. 미국 갈일이 있으면 꼭꼭 유명한 버거를 하나 쯤 먹고오긴 하지만 그건 프리미엄 버거라고 불리는 버거에 대한 흥미가 있어서 가는거지, 체인점 버거는 관심이 없었거든요. 뭐 쉑쉑은 가격을 고려하면 체인점이 아닐 수도 있지만, 강남에 지점을 세운걸 보면 체인점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고 봅니다. 모든 게 완전히 메뉴얼화 되었다는 이야기니까요.


그런데 어느 점심, 분당에서 햄버거를 먹을 일이 생겼는데 어마어마한 내상을 입었습니다. 가게 이름은 다신 갈 일이 없을테니 안 밝히겠습니다.


이게 16,500원인가 하는 버거인데... 패티 좀 보세요. 햄버거 패티가 아니고 일본식 함바그 스테이크에 쓰는 그런 상태네요. 맛도 딱 그런 맛이었습니다. 퍽퍽하고 부드럽고. 돈 아깝고 눈물나고 실망스럽더군요.


이날 퇴근 길에도 머리속에서는 점심 때 입은 내상으로 인해 '버거'라는 단어가 한구석에 떠돌고 있었나 봅니다. 이 때가 9시 30분 쯤이었나? 밤이 늦어서 그런지 쉑쉑 버거앞에 줄도 없었고 가게 안으로 바로 입장이 가능하더군요. 에라! 하면서 들어가고야 말았습니다. 뭐... 내부에는 여전히 줄이 있어서 10분 정도 기다려야 했지만. 


오호. 이것이 더울 때 가면 햇빛 피하라고 준다는 양산이네요.


메뉴. 남자라면 Shack Buger Double밖에 없죠.


사실 주문할 때 주방을 유심히 보면서 아래의 세 가지가 제대로 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1) 패티를 구울 때 Smash를 제대로 하는지

2) 굽는 기계가 Miraclean Griddle이 맞는지 (기기에 대한 개인적 호기심임)

3) Scrape 과정이 섬세한지


아쉽게도 계속 지켜본게 아니어서 (줄을 서니까) 패티를 눌러주는 장면은 보지 못했고, 기계는... 뭐 상표가 보이지 않아서 확신할 순 없지만 얼추 맞는 것 같네요. 비슷하게 생겼어요. 그리고 Scrape는 정말 제대로 안하고 막 하는 듯한 느낌이네요.


이미 늦은 시간이라 튀김상태, 기름냄새도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감자튀김은 주문하지 않았네요.


뉴욕 쪽 패티는 초반에는 작고, 높이가 높은 모양이었다가 꾹 눌러주면 넓게 퍼지게 되는데 강남 쉑쉑에서 쓰는 패티는 처음부터 눌려져 있는 상태인 듯 보였습니다. (정확히 봤는지는 확신할 수 없습니다.) 참고삼아 보세요. 저화질 영상화면을 캡쳐했더니 이 모양이지만, Samsh가 뭔지는 이해가 가실 듯 합니다. 뭉쳐놓은 고기를 철판에 꽉 눌러서 평평하게 만드는 작업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제가 알던 과정과는 많이 다르게 박박 긁다시피 해서 늘어 붙은 패티를 억지로 떼어내고 있었습니다. 냉장고에서 차가운 상태로 상온에 좀 두어 온도를 올릴 여유가 없이 뜨거운 철판에 바로 굽기 시작했다는 이야기겠죠. 


매장은 꽤 넓습니다. 앉을 자리는 넉넉하더군요.


더블 쉑 버거가 나왔습니다. 패티 색감은 역시 그냥저냥.


한장 더. 패티는 뭐 퍽퍽하게 나올줄 이미 예상했고...


치즈는 잘 녹았습니다.


The Inside Story of How Shake Shack Makes Their Cheeseburgers So Delicious라는 글에 보면, Shake Shack의 패티를 굽는 법에 관해서 나옵니다.


먼저 Smash! 달아오른 철판에 패티를 눌러줍니다. 육즙이 빠져나가 철판위에서 패티와 함께 고온으로 끓으면서 카라멜라이즈되게 하기 위해서라고 하죠. 마이야르 반응 효과를 기대하는 것 같기는 한데, 뉴욕 본점에서도 패티를 스테이크에서 기대할 정도로 표면이 검어질 정도까지는 굽지 않는다고 합니다. 반응이 일어날락 말락, 색이 약간 변하는 정도에 그친다고 하죠. 하긴 한번 눌러준 정도로 제대로 마이야르 반응이 일어나긴 어려울테고, 수십장의 패티를 한번에 구워내는 데 일일이 누르고 있을 수도 없으니 한번 꾹~ 눌러주는 게 전부가 아닐까 합니다.


그릴 위에 눌러눌어붙은 패티는 잘 긁어내서 떨어뜨린 다음 뒤집습니다. 이 철판에서 패티를 때는 작업을 위해 쉑쉑은 별도의 얇은 긁게(scraper)를 주문제작 했다고 하죠. 참고로 지점 별로 경력이 있는 고참들은 특수 주문한 스크레이퍼(scraper)로도 부족해서 홈디포에서 페인트를 긁어낼 때 쓰는 도구를 활용해서 패티를 그릴에서 떼어내기도 한다고 하네요. 아래 영상 2:38 부터 보시면 나옵니다. 


그런데 강남역 쉑쉑에서는 이런 정교한 작업이 아니었고 패티가 부서져라 그냥 긁어내더군요. 그래서 패티의 색이나 상태가 그렇게 만족스럽지는 않았습니다.

번의 상태는 좀 더 심각합니다. 미국 본사에서는 필라델피아에서 만든 감자번(Potato Bun)을 쓴다고 알려져 있는데 여긴 파리바게뜨인지 파리어쩌곤지에서 만드는 빵을 쓰고 있나요? 


맛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10,900원이나 하는 버거인데 가격에 비하면 한참 부족한 듯 한 맛과 상태입니다. 간이 좀 세다고들 하는데 원래 쉐이크와 함께 먹기를 기대하고 만든 메뉴라, 간은 적당해 보입니다. 하지만 가격 대 성능비는 좀 좋지 않아서 저로서는 다시 시도하고 싶지는 않네요. 제가 가든 말든 인기야 항상 있겠지만, 전 그냥 미국가서 버거를 먹으렵니다.



댓글
  • 프로필사진 ㅇㅇ 지나가다 흠칫하고 댓글 남깁니다. 리뷰 감사히 보았습니다만, 사진 여러 장에 걸쳐 일하시는 분들 얼굴이 너무 고스란히 나와 있어 좀 우려가 됩니다. 업장까지 노출이 되는 상황이기도 하고요. 얼굴 가려주시길 부탁드립니다. 2016.08.31 17:50 신고
  • 프로필사진 BlogIcon eyeofboy 얼굴이 인식되 보이는 건 일단 지웠습니다. 2016.09.04 01:02 신고
  • 프로필사진 부부붕 지글지글 지져대서 바삭한 크러스트는 없고 거의 삶듯이 내는 패티보면 입맛이 싹 달아나죠.....ㄷㄷㄷ 햄버거 안먹은지 3년은 넘은듯 합니다. 기대를 좀 했었는데 오픈초기라 그런지 몰라도 영 실망스럽네요. 2016.11.04 10:3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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