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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옥션에서 발견한 상품으로 열심히 입찰했지만 가격이 너무 올라 포기한 수평호다. 저관은 형계혜맹신제(荆溪惠孟臣製), 형계는 의흥을 가리키는 지명이며, 혜맹신은 청시대 전설처럼 알려져 있는 자사호 작가다. 실제 인물인지 여부도 알려져 있지 않지만, 백여 년간 그의 이름을 딴 맹신이나 혜맹신제 저관은 수없이 자사호를 장식하곤 했다. 아마도 자사계에서 실존 인물로는 시대빈, 고경주가, 전설로 전해오는 인물 중에서는 공춘, 혜맹신이 가장 유명하지 않을까 한다. 


니료: 자사호에 대해 전문가는 아니라서 정확한 니료가 무엇인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들은 바에 따르면 민국시기의 보니로 짐작된다. 보니는 청수니의 옛말인데 보통의 니료라는 뜻이다. 자사호 수집가들은 '민국보니'라고 부르는데 보니 중에서도 '좋은 보니'가 있고 '평범한 놈'이 있었을 것이다. 이 호에 사용된 니료는 내가 생각하기로는 좋은 축에 속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골동호 사진을 여럿 보았는데 이 처럼 사가 많은 보니는 거의 보지 못했다. (또는 문혁청수니 중 상급일 수도 있다)


굽기: 표면의 빛깔은 좀 애매하지만 적정온도로 구운 것으로 보인다. 취향은 좀 더 진한 색으로 보이게 온도를 올리는 걸 좋아하지만, 저 정도도 괜찮다. 제 온도에서 구웠으니 써보면 흙냄새는 나지 않으리라. 


공예: 틀수공이다. (반수공). 출수구는 평범하고 뚜껑도 틀로 찍은 것으로 짐작된다. 바닥은 대나무로 정리해주지 않았는데 지극히 탄탄평평하다. 꼭 그런 건 아니지만 틀수공일 때 나타나는 일반적인 모습이다. 구멍은 단공. 


만든시기: 만든 시기는 가늠하기 어렵다. 원래 형계혜맹신제, 형계남맹신제라는 저관을 쓰기 시작한 시기도 불분명하다. 한국에서 듣다보면 가장 많이 듣는 학설이 1950년대 1창이 만들어지기 전에 쓰이던 저관으로 홍콩이나 동남아 지역의 화상들의 주문을 받고 만들었다는 것인데, 구글로 검색해보면 1910년대 부터 썼다는 등 학설이 가지 가지다. 그렇다고 위 호를 1960년대 이전으로 잡을 수도 없는게, 1980년대 이후 대만에서 주문을 받아 만든 수많은 호들에도 형계혜맹신제라는 낙관이 찍혀서 팔려나갔기 때문에, 그리고 최근에도 알음알음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에 과학적으로 실험하기 전까지는 알기 어렵다. 단지 니료가 상당히 좋고, 요즘에는 이런 니료를 보기가 어려우니 1950년대가 아닐까 하고 (구매자 입장에서는) 바랄 뿐이다. 어차피 작자도 누구인지 모르는데 옛날 것이 더 가치가 있는게 이 바닥이니 말이다. 


용도: 크기는 매우 작다. 광동지방이나 홍콩, 동남아 화교들이 주로 즐기던 공부차에 적합한 크기로 만들어졌음을 알 수 있다. 사가 많으니 묵은 차, 보이차에 좋은 쓰임이 있을 듯 하다.


감상: 개인용으로 쓰는 호도 최소 200ml 이상은 되는 녀석들을 좋아하는터라 내가 쓰기는 힘들 듯 하여 (그리고 가격이 너무 세서) 사지 않았지만 이렇게 놓친 물건은 아쉽기 마련이다. 사진이나마 내 블로그에 담아본다. 




댓글
  • 프로필사진 BlogIcon 서울한량 엥.. 원래 차에 관심이 많으셨나요? 저는 차 초보라 모든게 신기하기만 합니다. 자사호로 알고 있었는데 수평호라고 해서 머리가 아프려고 합니다. 사정호보다는 수평호가 동글동글하고 더 귀엽게 생겼네요 :) 오랜만에 댓글 써주셔서 반가웠고, 포스팅이 한동안 없으셨던걸로 알고 있었는데, 건강하게 무사 생활하고 계신것 같아 다행입니다. 2017.10.24 00:32 신고
  • 프로필사진 BlogIcon eyeofboy 반갑네요. 저도 차는 초보라 잘 알지는 못합니다. 중국쪽 다호들은 역사가 있어서 그런지 형태에 따라서 고유의 이름이 있더라구요. 맨날 가던 집에 가서 먹고, 가던 동네만 가서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예전처럼 글을 안쓰게 되었네요. 한량님도 잘 지내고 계신 듯 하여 다행입니다. 2017.10.24 17:0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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