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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푸야 우카이에서, 아사쿠사로 이동했습니다. 아사쿠사는 우리네로 치면 인사동이나 삼청동 비슷한 곳입니다. 원래 아사쿠사에서 저녁도 먹고, 밤늦게까지 돌아다닐 요량으로 갔었는데, 갑작스레 예정을 바꿔서 나리쿠라로 가서 돈카츠를 먹는 바람에 나카미세 거리와 센소지를 대충 둘러보았을 뿐이네요. 


아사쿠사 역에서 내리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스카이트리와 아사히 맥주 빌딩입니다. (이 사진은 아사쿠사를 다 보고 나올 때 찍은거라 조금씩 어두워지기 시작할 때네요.)


스미다강 너머로 보이는 아사히 수퍼 드라이 홀  옥상의 저 금빛 조형은 Flame d'Or, 황금 불꽃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맥주를 만드는 사람의 약동하는 영혼, 심장 뭐 그런 이미지라고 해요. 뭐... 창작자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감상하는 사람의 입장은 일본이나 한국이나 비슷해서 저 조형의 별명은 '금색응가'라고 합니다. 저 건물은 금똥빌딩으로 불린다고... 


스카이트리고 아사히고 그냥 지하철에서 나오다 쓱 보고 휘적휘적 걸어서 금방 도착한 카미나리몬(雷門)입니다. 원래 풀 네임은 후우라이진몬(風雷神門)이라고 바람과 번개를 다스리는 신들의 문이라는 의미입니다만 너무 기니까 번개 뢰(雷)자만 따로 떼어서 천둥'을 의미하는 카미나리(かみなり)를 붙여 카미나리몬이라고 많이 불립니다. 한자의 음독과 훈독이 다른 경우가 많다는 거 일본어 배우신 분들은 기억 나실듯.


카미나리몬은 화재로 소실되었다가 1960년, 파라소닉의 사장 마츠시타 코노스케(松下幸之助)가 병에 걸려서 참배하러 왔는데 다행히 병이 치유되어, 그 답례로 문과 제등을 기증하면서 재건되었습니다. 카미나리몬 하면 가장먼저 떠오르는 게 저 커다란 제등인데요, 마츠시타에서 기부했다는 의미에서 하단부에 마츠시타 전기라는 한자가 새겨져 있네요. 무게가 무려 700kg이나 된다고 하는데... 등 자체는 대나무살에 종이를 바른거지만, 하단부에는 나무로 용조각을 만들고 이것저것 금속으로 둘러쌓여서 무게가 무겁다고 합니다. 10년에 한 번씩, 마츠시타 전기의 기부로 다시 만들고 있네요. 


하단 부분 용조각. 만약 사고로 등이 문에서 떨어지게 되면 구경하던 사람 여럿 다칠 듯 합니다. 절 문에는 번개, 바람의 신이 있는데 제등 하단에는 용신이라니. 하여간 여러 신들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일본입니다. 용신의 의미는 물을 다스려서 화재를 막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에도 막부시절, 에도는 이미 당시 세계에서 인구가 제일 많은 대도시중 하나였고, 1700년대 이미 100만을 넘어섰다는 보고도 있지요. 밀집된지역에 목조건물이 빽빽히 들어서다보니 화재에 취약했고, 화재를 막아준다고 생각되는 물을 다스리는 용신을 숭배한 것이라고 합니다. 


뒤쪽에는 문의 풀네임이 박혀 있네요.


가미나리몬을 통과하면, 바로 나카미세도리가 펼쳐집니다. 에도 막부가 한창인 시절, 당시 절에서는 주변 민간인을 불러 절의 일을 시킬 수 있었습니다. 이 점은 한국 서원과 비슷했는데 서원은 백성들을 그냥 부리거나 노비를 썼던 것에 비하면 스님들은 그래도 양심이 있었는지 일을 시키는 대신, 절의 경내에서 참배객을 대상으로 장사하는 것을 눈감아줍니다. 이렇게 신사나 절의 참배객을 상대로 하는 가게들이 모인 거리를 '몬젠쵸'라고 부르는데 나카미세도리는 일본에서도 가장 역사가 오랜 몬젠쵸입니다. 


사실 절로서도 가게들이 돈을 벌면 눈치껏 추가로 시주가 들어왔을테니 윈윈이었겠죠. 하지만 메이지 유신 후, 신사와 절의 재산 태반이 몰수가 되었고 나카미세거리의 상인들도 쫓겨나게 됩니다. 없어졌냐고요? 아니요. 이제 국가가 건물을 지어 상인들에게 분양을 하는 시대로 왔지요. 원래는 개화기 일본 근대를 나타내는 붉은 벽돌 건물이었다가 관동대지진으로 무너지고 이후 콘크리트로 다시 지어집니다. 한차례 화재가 더 났지만 기존 콘크리트 건물을 기반으로 수리한 건물이 지금 보이는 건물들입니다. 소유주는 국가이며 (센소지가 아님) 세금, 임대료를 받고 있겠죠. 


도쿄 대공습 이후 나카미세거리의 모습입니다. 그때도 이렇게 일렬로 상가들이 늘어서있었고 피해가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명동이나 긴자의 번화가 만큼 사람이 많습니다. 역시 유명 관광지 답군요.


칠복신 중 사업을 주관하는 대흑천이 상가 위에 보입니다. 일본의 절은 부처님 이외에도 칠복신을 함께 모시는 경우가 많은데, 아사쿠사 센소지는 대흑천을 모시는 절이기도 합니다. 


한국 경복궁 주변과 마찬가지로 명절이 아닌 평일날, 후리소데나 기모노를 입고 다니는 분들은 전부 관광객 체험이라 보시면 됩니다. 다들 한국말이나 중국말이 유창하시더군요.


보자기(후로시키)를 팔고 있는 집. 꽤나 다양한 디자인의 상품이 나와있습니다. 국제 디자인 공모전까지도 열리고 있는데 한국 학생들도 참가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고해요. 


고양이 로고가 맘에 들어서 찍어보았습니다. 


무사시보 벤케이와 미나모토노 요시츠네의 인형. 벤케이는 요시츠네의 심복으로 이들의 이야기는 만화로도 나오기도 했죠. 


작고 귀여운 12지신 인형들. 센소지 주변에 12지신의 상이 있다고 하던데 아마 그걸 상품화한 듯 합니다. 


후리소데를 입고 있는 소녀. 


일본 전통 가면들을 모아두었습니다. 


테디인형인가요? 


개의 해라 개 관련 인형, 상품이 어딜가나 있더군요.


다이묘 복장을 한 불독 모양의 공예품입니다. 귀엽지만 가격은 싸지 않네요. 


고양이. 이렇게 캐릭터화나 디자인 잘하는 일본이지만 올림픽 마스코트는...


상가 뒷편입니다. 앞의 화려함과는 좀 비교되는 모습이죠?


먹거리를 파는 곳도 아주 많죠. 키비당고로 꽤 이름이 알려진 아즈마(あづま). 겨울 한정으로 감주도 판다네요. 먹어보진 않아서 맛은 몰라요. 키비당고는 일본 전래동화 복숭아 동자 (모모따로오)에 나오는 모모따로오가 가져가는 먹거리 중 하나입니다. 


센베이를 파는 가게입니다. 간장, 김 센베이등 기본형만 파는 거 같네요. 


팥이 들어간 빵을 파는 삼구당입니다. 이런 저런 유명한 먹거리가 많을텐데 여기서 배를 채울 예정이 없었기에 모두 생략했습니다. 


가로수길이 뜨면 세로수길도 함께 뜨는 것처럼 나카미세도리를 중심으로 좌우로 상가가 계속 확장되어 있습니다.


옛날 에도시대에는 저렇게 2층 지붕에 앉아서 호객행위를 했다는군요.


센소지 들어가는 입구에 있던 아사쿠사 명소 안내. 칠복신을 모시는 절, 신사가 여러곳에 있다고 하네요.


이제 센소지로 들어갑니다. 물론 카미나리몬을 통과할 때 부터 센소지였지만, 일본 절의 경내는 중문을 넘어서야 본격적으로 시작되죠. 중문 역할을 하고 있는 호조몬(寶藏門)입니다. 절을 수호하는 인왕이 있어서 인왕문이라고 불렸으나 센소지의 귀중한 보물들의 수장고가 이 문에 있어서 호조몬이라고 이름을 바꿨다고 하네요. 


절의 문은 조죠지와 마찬가지로 기본이 문이 세개입니다. 삼해탈문이라고도 하죠. 


제등이 예뻐서 찍어보았습니다. 


호조몬 뒷편에는 높이 4.5미터의 짚신이 걸려 있습니다. 저 커다란 집신은 잡귀를 쫓아주고 - 많은 일본 신들이 그렇듯 효능이 하나가 아닙니다. - 노인들의 다리와 허리가 좋아진다는 효능이 있다고 하네요. 스카이트리가 배경으로 나오기 때문에 사진 찍는 분들이 아주 많았습니다. 


본당이 보입니다. 


센소지의 명물인 48미터의 오층탑. 해가 진 다음부터는 점등이 되는데 그걸 보러오는 관광객도 많다고 합니다. 


본당도 역시 콘크리트에 붉은 칠을 한 건물이네요. 


제등은 여기도 참 큽니다.


내부에는 석가모니가 크게 자리하고 있지는 않네요. 일본은 밀교적 성격이 많아서 한국 불교와는 다른 점이 많다고 합니다만 어차피 큰 관심이 없어서 그냥 흩어보고 나왔습니다. 


호조몬 방향을 바라봅니다. 원래 본당에 들어가기 전에 저 연기를 씌어 부정한 기운을 날려야 한다는데 그냥 들어갔습니다. 


뭔가 신문물처럼 보이는 가로등.


아사쿠사 주위를 돌아다닐 수 있는 인력거들입니다. 


아사쿠사 역에 있는 황금 가마입니다. 아마도 사람이 타는 용도나 유물이 아니고 아사쿠사의 축제(마츠리)때 짊어지고 행진하는 가마로 보이네요. 축제때 매는 가마는 대부분 상당히 커서, 2~4톤이 나가기도 하기 때문에 축제때 가마를 매고 행진하는 것은 수십명이 짊어져야하는 중노동이라고 합니다. 무보수라네요. 열정페이


원래 이날은 저녁을 아사쿠사에서 먹을 예정이었으나 하필이면 가려고 했던 레스토랑이 정기휴일이더군요. 그래서 이전에 아침에가서 못먹어본 돈까츠집. 나리쿠라로 가보기로 했습니다. 승부를 걸겠어요. 뭐 한시간 정도 기다리는 거면 참아보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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