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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어디를 가든 시장구경은 재미가 있습니다. 파머스 마켓은 특히나 더 그렇기에 뉴욕에 온 이상 유니온 스퀘어의 그린마켓을 빼먹을 순 없지요. 


보통 토요일이나 일요일 하루 열리는 다른 파머스 마켓과는 달리 월, 수, 금, 토요일 주 4일 열리는데 아무래도 토요일이 제일 붐비겠지요. 1976년 몇몇 농가에서 '뉴욕가서 좀 팔아보자.'라고 시작했었다는데 지금은 140개 농장(상가)에서 장사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직 오전인데 북적거리고 있군요. 하긴 파머스 마켓에서 좋은 물건을 사려면 일찍와야 하니까요. 


어떤 가게가 있는지 볼까요?


먼저 이타카(Ithaka)에서 온 버섯 농장입니다. 느타리 버섯의 일종이라고 하는데 6월이 제철인 모양인지 이 버섯을 가지고 나온 가게가 제법 되더라구요.


야생 버섯들도 있는데 와... 크기가 장난 아니네요. 


상황버섯 종류들인가요? 나무마다 조금씩 다른 버섯이 난다는데 전문가가 아니라 구분할 재주는 없네요.


어떤 맛일지 궁금했지만 사서 조리해볼 용기는 없었네요. 호텔에서 조리할 시설도 없는데다 상황버섯에 대한 이미지 때문에 먹거리 보다는 약같은 느낌이었거든요. 한국으로 가져와서 조리해 먹을까 생각도 해봤지만 나름 균류니까 함부로 국내 반입할 수도 없을 것 같네요. 상황버섯도 여러 종류라 한약에서 말하는 것처럼 약효가 있는버섯일지도 의문입니다.  


우리가 많이 보는 버섯을 파는 가게도 물론 있습니다. 가운데 있는 버섯이 포타벨로. 한국에서 보는 포타벨로에 비해 크기가 엄청나고 맛도 좋습니다. 


아스파라거스, 크기가 장난 아닙니다. 가격도, 품질도 한국에 비하면 엄청 저렴하고 좋네요.


루봐브. 베이킹할 때 많이 쓰는 재료지요. 새콤한 맛이 입맛을 살려준다나요. 근데 아직 맛있는 루봐브 스위츠는 먹어본 일이 없네요. 


버섯도 팔고, 차이브도 팔고... 다양한 허브를 파네요. 저 버섯은 Reishi (일본발음), Lingzhi (중국발음)으로 읽는데, 영지버섯입니다. 아래쪽 잘려서 보이는 건 ramp, 파 속의 식물의 뿌리 부분. 


잘 진열된 야채나 과일을 보는 건 기분 좋은 일이죠. 저만 그런가요? 가격은 비싸기로 이름난 뉴욕 유기농 마켓에 비해서도 비슷하거나, 더 비싼 것도 많습니다. 그만큼 고품질을 자신하면서 비싼 값에 팔지요. 뭐 한국에 비하면 엄청 싸겠지만.


쐐기풀의 일종인 Stinging Nettle, 보통은 nettle로 부르고 뿌리, 이파리 모두 약용식물입니다. 섬유도 뽑아서 밧줄로 만들 수 있다고 하네요. 


껍질 째로 먹는 콩. Snap pea. 달콤한 맛이 나는지 앞에 Sugar를 붙여서 Sugar Snap Pea라고 종종 부릅니다. 삶아서 먹는 건 아니고 살짝 굽거나, 프라이팬으로 가볍게 볶아야 단맛이 살아난다고 하네요.


밥보다 감자를 많이 먹는 나라답게 (당연한가?) 감자도 팔고 있네요. 


과일류도 좀 볼까요?

딸기.... 는 보기는 좋은데 단맛은 부족합니다. 미국 딸기는 제 입맛에는 맛지 않아요. 



과일은 아니지만, 토마토 종류가 다양합니다. 마트에서 파는 것은 상당수가 메시코에서 수입되거나 보기좋게 기른 것이고 (유기농마크가 있더라도), 파머스 마켓에서는 정말 멋대로 생긴 놈들도 가지고 나옵니다. 보기는 별로인데 맛은 이쪽이 더 좋아요. (경험상)


사과. 미국 사과는 대체로 작고 맛이 신맛이 강합니다. 솎아주기를 잘 안하는 편이어서 크기는 작rh (성장호르몬은 안쓰는 증거겠죠) 품종이 워낙 다양한데 (=상업적으로 키워지는 품종이 100여종이라 하네요) 맛이 없는 품종도 많이 키워서 품종별로 맛이 왔다갔다 하는 편이에요. 위에 파란 아오리 같은 사과 품종은 Mutzu, 아래 쪽은 비교적 맛있는 품종으로 평가받는 Honey Crisp입니다. 사진은 안찍었는데 미국 사과 중 가장 맛있는 놈으로 꼽히는 Braeburn 도 팔더군요. 생긴건 다 비슷비슷합니다. 


미국의 사과 생산량은 대략 5,700,000 톤입니다. 한국은 2016년 기준 545,349니까 1/10 정도 규모네요. 미국 사람들은 사과를 잘 안먹는 것 같은데 생산량의 무려 63%, 즉 359만톤 가량을 직접 먹는다고 합니다. 37% 정도가 주스, 사이다, 애플파이 등을 만드는데 소비되고요. 


육류,계란, 해물도 빠질 수 없죠. 

미국에서는 닭, 거위, 오리 계란도 함께 팝니다. 텍사스에서 먹었던 계란이 정말 맛있었는데 여기건 어떤가 궁금하네요. 그렇다고 호텔에서 계란 프라이를 할 순 없으니. 


토끼고기를 파네요. 


돼지도 팔고, 물론 소도 팔겠죠.


농장에서 직접 만든 소시지도 팝니다.


물고기, 조개류는 그리 다양하지 않습니다. 뭐 이건 파머스 마켓의 한계죠. 냉장시설이 있어야 하니까요. 


꿀, 가공식품도 참 다양합니다. 

미국 꿀은 싸고 품질이 좋습니다. 


벌집을 그대로 팔기도 하네요.


한국도 그렇지만, 비누, 목욕용품도 많이 팔죠. 건강식품으로 곡물을 팔기도 하고요.


메이플 시럽도 어마어마한 양으로 파네요.


빵에 발라먹는 다양한 스프레드들. 


직접 만든 바베큐 소스 등을 파는 집. 사진에 보이는 건 크러쉬드 토마토. 말 그대로 토마토를 으깨서 파는 겁니다. 저기에 올리브 오일과 향신료를 넣고 끓이면 멋진 파스타 소스가 되죠. 가격은 싸지 않지만 양이 풍성하네요. 하나 사오고 싶은 걸 참았습니다. 아직 점심 때인데 들고 다니긴 부담스럽죠. 


코스트코를 보는 듯한 파이의 진열. 역시 미국입니다. 먹어보고 싶은 맘이 싹 가시게 하네요. 뭐 미국 빵에 대해서는 기대를 접은지 오래여서... 


다양한 식사용 빵과, 달콤한 도우넛, 스콘. 뭐 맛은 별로 기대안합니다.


직접 만든 치즈를 가지고 오는 농가도 다수 있습니다. 맛뵈기 코너가 없지만 맛을 보여달라면 조금씩 잘라주긴 한다는데 점심 얼마 남지 않고 빵이나 치즈류는 좀 부담스러워서 다 패스했습니다. 


종류도 다양하고, 맛을 보지 않았지만 향만 맡아도 매혹적이네요. 숙성 치즈뿐만 아니라 훈제한 치즈도 팝니다. 와인+치즈 조합 좋아하시는 분은 이런 곳에 나와서 치즈를 사서 집에가서 한잔하는 것도 좋을 듯 하네요. 뭐 마켓에도 좋은 치즈가 한가득이긴 하지만.


치즈로 만든 스프레드들. 고트치즈 기본인 듯 합니다. 발효하지 않은 고트치즈로 스프레드라. 맛있겠네요. 


물소젖으로 만든 모짜렐라를 파는 집. 대단하네요. 먹어보고 싶지만 참습니다. 


밀주를 파는 가게는 아니고, 직접 정류한 버본을 가지고 와서 홍보하는 군요. 과연 시장이 큰 나라니 이런 것도 가능합니다. 아무리 파머스 마켓이라지만 위스키라니. 동부 쪽에는 남부와는 달리 옥수수 대량 재배가 흔하고 소규모 제작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최근 몇년 전부터 위스키를 홍보하러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하네요. 


위스키뿐이겠습니까? 맥주업자도 보이네요. 


꽃을 파는 농가도 제법 있습니다. 작은 규모가 아니고 이렇게 크게 열기도 하구요. 


뜨거운 햇볕 아래 꽃들이 형형색색으로 마음을 사로잡네요.


당연히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꽃도 많습니다. 


고흐의 아이리시 그림이 떠오르네요. 사진으로는 표현이 안되었지만 너무 아름다운 색이었습니다. 


뉴욕 도심 한가운데 시장의 풍경은 참 글로 표현하기 힘드네요. 더 구경하고 싶지만, 식당 예약시간이 간당간당해서 나중에 더 보기로 하고 그래머시 테번(Gramercy Tavern)으로 향합니다. 그 이야긴 다음 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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