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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30일자, WSJ에 개인투자자들에게 주는 12가지 충고라는 글이 실렸습니다. 제목은 "12 Lessons for Investors From a Terrible 2008 " 입니다. 좋은 글인 듯 하여 소개해 드립니다. 신문 내용을 그대로 번역한 게 아니라 제가 멋대로 첨언한 내용이 많습니다.

1. You have to take charge of your own finances.

결국 투자를 결정하는 것은 자기고, 자신이 결정해야 하며 결과는 자신의 책임이다.
많은 분들이 창구 직원의 권유에 '중국펀드'에 투자했으며 원금 손실이 40%~50%가 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하지만 창구직원에게 분통을 터뜨려본들 '죄송합니다.' 소리 이외에 뭐가 돌아오겠습니까? 즉, 친구들, portfolio manager의 말에 너무 기대지 말고 자신이 생각하고 자신이 결정하라는 의미입니다. 왜냐하면 책임은 자신이 뒤집어쓰지 그들이 져주는 게 아니니까요. 언제 어디서나 통용되는 진실이겠지요. understand where your money is invested and why"  Why가 중요하겠지요. 요즘처럼 나라가 경제공부 시켜주면 다시는 쉽게 속을 일이 없을 거 같긴 합니다만...

2. Never put all your trust in one financial whiz
간단한 거죠. 몰빵하지마라!
이건 여러 의미로 적용 될 수 있습니다. 분산 투자를 하라는 건데 그 개념은 좀 까다롭죠. 사실, 완벽한 분산 투자 포트폴리오를 짠다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일 겁니다. 분산 투자는 A, B 두 가지에 투자했을 때 어떤 사건하에서는 A가 손해 보더라도 B가 이익을 내면 손실을 최소화 해준다. 이런 개념인데... 이게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가령 40%의 자산을 Brics와 같은 신흥시장에 투자하고, 60%를 강남 아파트에 투자한 사람의 경우 주식/부동산에 나누어 투자했으니 이걸 분산 투자라 할 수 있을까요?

경우에 따라서는 가능합니다만, 요즘 같은 때는 둘 다 망했으니 분산 투자라 할 수 없지요. 어떤 시점에 있어서는 훌륭한 분산투자라도 다른 시점에 있어서는 손절매하는 게 차라리 괜찮은 투자 포트폴리오인 경우가 흔합니다. 더구나 요즘같은 세계경제동반대폭락특수(?)때는 Cash is King이죠. 어쨌든 최고의 포트폴리오 매니저들도 올해에는 40% 이상 손실을 기록한 경우가 태반입니다.
 
3. Never invest in something you don't understand.
모르는 분야는 쳐다보지도 마라!
마이크로소프트가 큰 돈을 벌 고 있음을 알면서도 자신은 첨단 기술은 모른다며 투자를 거절한 워렌 버핏을 생각나게 해주는 충고내요. 경제 공부 엄청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제가 일전에 주식 투자 입문서로 쫌 배운 뒤, 대충 투자해서 좀 돈을 번 다음에 본격적으로 주식에 올인하려 할 때, 주식 바닥에서 오래 구르신(?) 형이 제게 이것 저것 질문을 하셨죠. 예. 저는 하나도 대답 못했습니다.

"뭘 믿고 투자하겠다는 거냐?"
"저도 MBA도 하고 있고 경제도 좀 배웠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퍽: 맞는 소리)
"그런 놈이 이런 기초적인 질문에 대답도 못하냐?"
"그럼, 저의 동물적인 투자 감각으로.. " (퍼퍼퍽: 얻어 터지는 소리)

이게 작년이었고 그 형님이 저의 은인이십니다. (꾸벅, 전화상 통화라 실제로 맞지는 않았습니다.)
 
삼성전자 다들 잘 아시죠. (아신다고 생각하시죠?) 하지만 그 형은 삼전주식이 자기한 테는 매우 어렵다고 하시더군요. 반도체/휴대폰/LCD/가전 뭐 대충 이런게 삼전의 주력제품인데... 경기에 따라 이 녀석들의 수익이 어떻게 될지를 자신은 완벽히 알 수 없다고 하시네요. 삼성 일하다가 증권에 스카웃 된 사람들은 직접 옛 동기에 전화를 걸어 내부 정보를 알아내서 수익을 짐작한다고 합니다만... (역시 카더라 통신) 네 부서를 전부 알기도 불가능하고... 그래서 그 형은 삼전에 투자를 못한다고 하시더군요.  

4. Invest more, not less.
목표를 높게 잡았다면 risk를 감수해라!
앞에 것과는 상반된 말이지요. 하지만 목표를 높게 잡고 있다면 (내가 지금은 20만원 뿐이지만, 올해 말까지 주식으로 이 놈을 400만원으로 만들겠어. 2000%-_-) 높은 리스크를 감수하셔야 합니다. 사실 너무 당연한 말이라, 왜 이걸 집어 넣었는지 모르겠네요. 사실 12개 충고 전부가 여러분이 다들 아시지만 실천을 못하시는 일이긴 합니다.

"아침 5시에 일어나서 출근전에 2시간만 외국어 공부를 하면 5년 후에는 내게 새로운 기회가 생길 거야."

라는 말은 다들 아시지만, 실천하는 사람은 드물지 않습니까?

5. Never assume there is investment safety in numbers.
과거의 숫자만 보고 미래를 짐작하지 마라.
투자란 정보의 힘에 좌우 됩니다. 그런데 그 정보는 '가진 사람 = 투자회사, 연기금'일 수록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개인 투자자는 투자회사가 단물을 다 빨아먹은 다음 투자를 시작하기 때문에 손실의 위험이 더 크다고 합니다. 개인이 찾아먹을 수 있는 자료는 많은 경우 친구들에게 듣는 것과, 웹에서 구글링으로 찾는 정보가 태반인데... 과거 숫자란 이미 과거입니다. 그 숫자가 절대로 미래 수익을 보장해 주지 않죠.

고수익에는 bubble이 필수적입니다. 우리는 그 bubble이 언제 터질지 그 시점을 알기가 힘듭니다. 삼성전자 주식이 80만원에 근접할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45만원 남짓입니다. 앞으로 세계 경기를 예상할 때 2년 내 80만원에 근접하는 건 힘들다고 모두 생각하죠. (삼성전자라는 회사가 버블이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수한 회사죠.) 우수한 회사라고 항상 주식이 오른다는 건 착각입니다. 버블은 어디나 존재하죠. 2008년 3분기 삼성전자 매출은 사상 최고였지만, 주식은 이미 하락세였습니다.

6. Your grandma was right after all.
A penny saved really is a penny earned. Debt really is dangerous. And an economy where it's easier to borrow $10,000 on a credit card than find a working electrician is heading for trouble.
 

"결국 옛말이 옳다."
라는 조금 황당한 충고인데요, 10,000 달러를 빌리기는 쉽지만, 전기기사 한명은 구하기 어려울 때 = 구두닦이들도 다 투자에 나섰던 대공황때, 란건 세상이 미쳐 돌아가고 있고 버블이 곧 터질거라는 걸 보여주는 거라는 충고죠. 사실 2006년부터 버블이 너무 심해졌다는 충고는 이미 나오고 있었지만 사람들은 그걸 애써 부정하고 있었습니다. 어려울 때, 세상이 미쳐 돌아간다면 투자에서 자산을 빼서 현금/저축으로 전환하라는 정도로 해석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쨌든 인플레 때문에 실제 수익율은 마이너스일지 몰라도... 어떤 투자보다 안전합니다.

7. Psmith was right, too.
지금 상승세 (혹은 하락세)가 상식적인 것인지를 항상 고려하라!
P.G. Wodehouse라는 소설가가 쓴 소설에 나오는 인물이라는데요, 어떤 소설인지는 관심없지만, 이 캐릭터는 항상 '비상식적인 것들, 불가능한 것들'에 대해 경고하는 인물이라고 합니다. 2007년의 주식 bubble은 사실, 비상식적이고 불가능한 수준이었다는 거죠. 상승세가 너무 가파르고 불가능해 보일 때 (주식이 3,000/5,000 간다고 누가 이야기할 때) 경고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올바른 정신으로 "그건 불가능해." 그리고 "비 상식적이야" 라는 판단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런 목소리는 절대로 '증권회사'나 '흔행창구직원', '주식으로 돈을 번 다른 사람들 이야기'에서는 들을 수 없는 것입니다. 자신이 잘 아는 분야에 대해 투자했을 때에만 들을 수 있는 것이겠죠.

8. Own plenty of bonds.
채권에 투자하라!
Bond라는 건 여러 종류가 있겠습니다만, Treasury note와 같이 미국 정부에서 발행하는 것일수도 있고 기업이나 주정부에서 발행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미국 정부에서 발행하는 것은 riskfree asset이라고 합니다. default(부도)위험이 전혀 없다는 의미지요. 하지만 다른 채권은 AAA니 BBB니 정크본드니 하면서 투자 위험 등급이 있습니다. 즉, 파산할 수도 있다는 거지요. 하지만 적어도 주식보다는 안전한 경우가 많고 안전할 수록 기대 수익도 낮아집니다. (0%~4%) Portfolio 이론을 배우신 분은 알겠지만, 채권의 비중을 조절함으로써, 같은 risk로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도록 포트폴리오을 구성하는 내용이 나옵니다. (Investment Thoery 책에 보면 간략하게 설명이 되어 있는데 저도 그 이상은 모르니 질문은 마시길^^)

9. When someone offers you obviously good value -- like inflation-protected Treasurys with a 4% real yield -- take it.
좋은 투자기회가 있으면, 더구나 위험도도 낮으면 투자하쇼.
너무 당연한 소리를 하니 좀 당황스럽군요. 12라는 숫자를 맞추기 위해 억지로 급조한 충고라는 티가 팍팍 납니다. 처음부터 이론 소리 하면 욕먹을 테고, 마지막에 둬도 깊은 인상이 남아 이 글 형편없구나.. 라는 인식을 줄 테니, 9번쯤에 둠으로써 얼버무린 겁니다.

10. Avoid needless risks.
자신이 하지 않은 선택에 마음쓰지 마시오.
충고가 성의없다보니 번역도 좀 성의가 없습니다. 이런 충고는 원래 숫자라도 잔뜩 나열해 가면서 뭔가 있는 척 해주는 게 상식(?)인데, 상식을 지키는 투자를 하라면서 작자도 상식이 좀 없군요.

원본을 보자면, 당신이 Citigroup나 GM이나 WaMu (대폭락으로 쪽박차기 직전의 회사들)에 투자했으면 손실을 입었을 텐데, 당신이 산거니 어쩔 수 없어. 괜히 차라리 50%밖에 떨어지지 않은 Google을 사면 50%만 손해를 보았을텐데, 아깝다 내가 왜 이걸 Put옵션으로 사지 않았던고 라고 잊지도 않은 역사를 쓰지 마라.. 라고 충고하고 있습니다. 그렇죠. 말은 쉽죠! 하지만 그게 가능하면 도박이 얼마나 쉬운 것이겠습니까? (도박 묵시록, 카이지 중에서--)

덧붙이자면 국민 전부가 (적어도 인터넷을 열심히 하시는 분들은) 경제 전문가가 되어버리고 있는지, 예전에는 한 회사의 Balance Sheet (재무재표)만 보고 PER이 어쩌니 하며 투자해도 우와~ 했는데, 이제 한국 사람들 모두다 세계 거시 경제와 각국 경제정책의 흐름까지 보면서 투자하게 생겼습니다. 다음 아고라에 보면 SDE, 세일러, 필립피셔 같은 분들이 주옥같은 글들을 올려주고 계신데 세일러 같은 분의 글은 필독하시기 바랍니다. 돈 주고도 못 배우는 강의니까요.

11. Take all expert predictions with a pinch of salt.

투자는 자신이 결정하지만, 전문가들의 충고도 양념으로 곁들여라!
모든 전문가가 동의한다면 전문가들의 충고를 좀 더 적극적으로 받아들여도 좋다고 되어 있는데, 글쎄요.. 그 전문가가 모두 투자은행 집단이라면--;; 2007년에 투자하라고 했을 테고, 2008년에도 '고객님, 지금이 바닥입니다. 장기 투자의 기회입니다.' 라고 했을테고 주가가 1000을 돌파(?)했을때는 '장기적으로는요. 어쩌고 저쩌고...' 라고 했을 것입니다.

전문가도 선별해서 받아들여야 하죠. 가령 500명의 전문가(예상을 평균하면)가 한국 환율 내년에 1,150원대라고 예상했다고 칩시다. 그럼 '환율이 안정되겠군.'이라고 받아들여야 할까요? 어느 사람은 1,500원 간다고 했을 것이고 어느 사람은 1,000원 간다고 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신문에 나온 그대로 '전문가들은 환율이 안정화 된다고 주장했다는 말만 믿고 있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겠죠. 신문이 자신의 입장에 유리한 주장을 하는 전문가들만 선별했다면 더 그렇고요.

전문가들의 예상은 양념이지 메인이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물어보아야 하는 건 맞지만 결국 판단은 자신이 내리는 것이고, 그래서 모든 투자자들은 선택에 있어 외로워야 합니다.

12. Still trying to predict the next short-term move, or call the market bottom?
 
자신이 시장을 예측할 수 있다고 믿지 마라.
예. 다우지수의 바닥은 11월에 기록했던 7550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1월 11971일때도, 3월 11740일때도, 7월 10963일때도 9월 10365일때도, 10월 8176일 때도 바닥을 주장했죠. 대공황때, 다우 차트의 움직임을 보면, 꼭지에서 거의 90% 폭락하기 까지 18%~50%를 넘나드는 상승과 하락을 반복했음을 기억하셔야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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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daum.net/riskmgt/7745878
상승미소라는 분의 블로그에서 무단으로 가져온 대공황 차트입니다. 이 분의 글에 보면 전문가의 말보다는 시장의 이치를 보고 판단하라고 말씀하고 계시는데 정말 지당합니다. 대박을 노리고 싶으시면 자신의 뜻대로 하시면 되고, 대박은 못 먹지만 쪽박은 차지 않으시겠다면 다시 한 번 생각하시길 권해드립니다.

12가지 충고를 보셨는데, 사실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해온 이야기를 조금 다르게 말한 것 뿐이죠. 이러는 월스트리트도 2007년에는 투자하라는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잔뜩 실었고 지금은 '사실은 그때 투자하면 안 되었지.'라는 글을 올리며 면피하고 있는 것 뿐으로 보입니다. (많은 신문들이 그렇게 하죠.)

어쨌든 충고를 정리하자면,

* 자신이 아는 분야에 대해서,
* 투자에 대해 합리적인 이유를 스스로 찾을 수 있을 때, 투자할 것이며
* 그렇다 하더라도 분산 투자할 것.

카드 게임에서 초기에 대박을 올린 사람 (주식 하나 잘 잡아서 떼돈 번 사람) 보다 조금씩 따 먹은 사람이 (안정적 수익을 추구한 사람) 나중에 가보면 (하루가 아니고, 1년 평균을 가정해 보십시오.)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린 경우가 허다 한 것처럼 투자도 마찬가지 같습니다. 카드 게임을 모르거나 운이 없는 날이라고 생각되신다면 미련없이 물러나는 게 돈을 버는 거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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