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동국 S&C는 하반기 최대 IPO 떡밥건수였다. 삼성증권에서 단독으로 IPO를 맡으며  공모가 11,000원이라는 가격에 발행되었다. 많은 투자자들이 몇 년 전, 임플란트 전문기업 오스템의 대박을 상상하며 달려들었고, 나 역시 꽤 관심을 가졌지만 막판에 투자하지 않기로 했으며 그 결정은 '현재까지는' 합리적이었다고 생각된다. 


동국 S&C의 주가는 초기에는 기관이 엄청나게 매물을 뿌려대어 공모가 이하로 떨어졌고, 개인들이 지속적으로 매수하면서 한 때 공모가를 넘기도 했지만, 2009년 9월 25일 오후 2시 현재, 다시 10,200원, 공모가 이하로 떨어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거래량도 하락하고 있다.

왜 나는 안 사기로 결정을 내렸을까?
현대증권이 2009년 9월 9일 공개한 동국 S&C 기업분석서 '동국S&C (100130) BUY (유지)'를 읽어보면 기대가격은 17,000원이며 그 주요한 이유로는, "일본 민주당 집권으로 2010~2013년 연평균 약 850억원의 추가 매출 기대"를 제시하고 있다. 말만 보면 솔깃하긴 하지만, 그렇게 와 닿지 않는 내용이다.

민주당 집권한다(Fact) --> 일본 민주당은 기후변화 및 재생에너지에 관해 강화된 공약을 제시했다.(Fact) --> 그러니 풍력에 대한 수요가 오를 것이다. --> 따라서 동국S&C 매출이 오를 것이다. <-- 왜? 동국S&C는 일본 풍력 타워 시장을 거의 100% 장악하고 있다.(Fact)
 
주요한 논리는 대충 이와 같은데, 글쎄? 사실일까?

1. 시장 전망이 불분명하다.
나는 풍력 산업에 대해서는 모른다. 그런데 전문가의 보고서를 읽어봐도 자신이 풍력 산업에 대해 제대로 알고 뭔가 말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현대 증권에서는 2009년 5월 21일자로 "바람의 질주가 다시 시작된다!"라는 제목으로 풍력 산업을 분석하고 용현BM, 현진소재, 태웅에 대해서 강력 매수의견을 냈지만 풍력 산업에 대해 탁월한 식견을 가진 사람이 이를 분석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2009~2013년 글로벌 풍력시장은 연평균 19% 이상의 큰 폭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하는 데 석유가격에 대비한 분석이 전혀 들어있지 않다. 어느 사업부문이 매년 X% 성장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거다.. 라는 말은 신중히 생각해야 한다. 최근 몇 년간 석유가격 폭등이 풍력을 포함한 재사용 에너지 분야가 성장해 온 결정적 이유 아니었던가? 참고로, 공교롭게도 보고서가 나간 이후에 최고가를 기록한 주식들은 하락하기 시작했다. 미래 풍력 전망에 대해서는 '전혀~' 뒤바뀌어진 게 없는데 말이다. 

동국S&C는 꾸준히 성장해온 회사이지만, 2008년을 고점으로 2009년에는 매출액이 하락했다. 일본에서 매출이 하락한 것은 2007년이었으며, 2008년에는 복귀되었다고 하면 2009년에는 다른 경쟁업체가 생겼거나 세계 유가 하락으로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 유가 수준이 어찌 될지는 하나님만 아시는 일이지만 과거에서처럼 급격한 유가 폭등이 없다면 풍력에 대한 수요는 그야말로 각국 정부의 정책 맘대로가 될 가능성이 크다.

2. (내 기준으로) 공정하게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나는 동국 S&C에 대해 전혀 분석할 수가 없었다. 10K/10Q수준의 보고서를 바라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투자자를 진지하게 생각하는 회사라면, 분기별 매출을 잘 정리해서 홈페이지에서 제공하고, 현재 강점 및 약점 분석과 미래 전략에 대해서 '비록 그것이 장미빛 전망이라도' 설득력있게 투자자들에게 제시해야 한다고 본다. 하지만 공모 당일까지도 동국 S&C에는 아무런 정보도 올라와 있지 않았다. 아마 IPO를 맡은 삼성증권에만 해당 정보가 올라가지 않았나 싶다. (삼성증권과는 거래가 없어서, 굳이 찾아보지 않았다. 이 점은 내 게으름 탓이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하는 것은 결국 '남의 말을 믿고' 투자할 수 밖에 없다는 말이다.  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아도 얼마 안되는 내 자산을 도저히 그런식으로는 쓸 수 없었다. 결국 이것이 동국 S&C에 투자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였다.

마무리하며... 
동국S&C의 장래성을 평가절하 하고 싶지는 않다. 풍력타워에서 동국S&C는 충분히 경쟁력있는 회사로 생각되며
공모 후 현금 보유 규모는 1980억여원으로 커졌다. 부채총계(1835억원)에 맞먹는 현금자산으로 재무 건전성은 높아졌고[각주:1], 이 자산을 활용하여 사업을 더 키울 여지는 충분하다고 본다. 장기 보유할 분들은 2~3년 후, 큰 수익을 거둘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 내가 3년 후에, 그때 살껄... 이러면서 땅을 치고 후회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결국 투자하지 않기로 했다. 많은 사람들이 증권사의 전문가들의 말을 믿고 투자를 한다. 일부는 성공하고 일부는 실패한다. 주식 투자자는 아니지만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60%의 확신이 있으면 대부분 옳다. 나머진 실행력의 문제라고 이야기 하였다. 내가 보기에는 이 주식을 사는 것은 제한된 정보로 판단하건데 절대 60% 확신을 할 수 없다. 덧붙여서, 주식 초보로서 나는 '돈도 별로 없는데다', 결정적으로 '내가 정말로 매력을 느끼는 회사에 투자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나로서는 내가 풍력 산업과 동국S&C를 좀더 알기 전까지는 이 회사에 투자하고 싶지 않다.

  1. http://stock.mt.co.kr/view/mtview.php?no=2009083108496033717&type=1 [본문으로]
댓글
  • 프로필사진 BlogIcon Alphawolf 저도 증권사 리포트를 잘 믿지 않는편인데...이렇게 믿지 않는 과정(?)을 글로 상세히 보게 되니 뭔가 재밌네요 ㅋㅋㅋㅋ 2009.09.26 01:04 신고
  • 프로필사진 지나가다가 조금만 있으면 유가가 90달러를 넘어갈겄입니다. 그리고 92~95달러 전후 다시 들어가세요~ 그리고 유가가 100을 넘을때 아무생각없이 빠지세요~절대 후회할일은 없을듯 하네요!!! 2010.04.08 09:32
댓글쓰기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