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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엘공원은 가우디 건축의 특징을 매우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 하나가 자연의 곡선을 살려서 하는 건축이고, 또 하나는 트렌카디스(trencadis) 기법입니다. 트렌카디스 기법이란 일종의 모자이크 기법인데 깨어진 타일을 벽에 붙여서 새로운 무늬를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백문이 불여일견! 화려한 가우디의 타일 공예(?)의 세계를 구경하시죠.


구엘 공원의 정문입니다. 제가 특별히 저 앞에 두 남자를 찍어주려던 건 아니고, 이 두사람이 기념촬영하는 중에 제 카메라 안으로 들어온 겁니다. 아시디시피 사람이 너무 많기 때문에 호젓하게 찍는 건 도저히 불가능하죠. 정면 계단의 가운데 유명한 도마뱀이 있고 (사진에서는 안보입니다.) 저 위, 대리석 기둥으로 지어진 신전 같은 곳이 저번 글에서 보았던 '다양한 천정 무늬'와 첼로를 든 아저씨가 연주하던 곳입니다. (저 신전은 사실 가우디의 설계에 따르면 시장 역할을 하는 곳이라고 해요. 계획대로 되었다면 아마도 저 곳에는 과일/채소/가게들이나 음식 파는 곳이 즐비하겠지요.) 트렌카디스의 기법의 걸작으로 불리는 부분들은 이전 글의 '벤치'와 저 신전같은 곳의 '천정 무늬' 그리고 사진에서 계단 양쪽의 벽입니다. 물론 그 외에도 많지요.


계단에서 바라본, 벽 위의 엘 공원의 정문을 둘러쌓고 있는 벽 입니다. 일반적인 벽과 다르게 요새처럼 톱니꼴로 흉벽이 있습니다. 물론 적을 맞아 싸우기 위해 만들었다면 흉벽마다 트렌카디스 기법을 이용해 고생고생 무늬를 집어 넣지는 않았겠죠. 각 흉벽마다 다른 무늬를 가지고 있습니다. 
 

뱀인지 양인지 뭔지 모를 기묘한 조각입니다. 저 곡선에 저런 걸 이어 붙이느라 기술자들도 고생했을테고, 돈을 지불한 구엘 백작도 가슴이 타들어 갔을 거에요. (역시 농담입니다. 구엘 백작은 가우디의 가장 강력한 후원자였고, 그 덕에 그는 죽어서 구엘이라는 이름을 건축사 여기저기에 남길 수 있었습니다.) 
 

성벽에 붙은 다양한 무늬들입니다. 물론 동일한 것은 하나도 없고, (저 무늬를 훔쳐서 프린트 티셔츠로 써도 좋을 거에요.) 게다가 붙이는 부분마저 직선이 아니라 자세히 보면 움푹 들어가 있습니다. 참 신기한 벽이에요.


자. 이제 수위실을 소개하겠습니다. 구엘 공원은 원래 주택지로 설계되었기 때문에 수위실과 사무소가 단지 바로 입구에 있고, 이 두 건물이 그겁니다. 헨델과 그레텔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는 설이 있는데, 정확한 건지는 잘 모르겠어요. 참고로 위의 하얀지붕은 내부가 공개되지 않고, 파란지붕은 내부를 기념품 가게로 꾸며놓아 자유롭게 들어갈 수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구엘 공원은 무료입니다. 구엘 가문에서 이 지역을 시에 기부했기 때문이지요. 이런 멋진 곳이 무료로 운영되는 건 정말 감사할 일이에요. 유럽 다녀보면 입장료란 정말 스트레스거든요.


기괴한 모양의 첨탑을 가진 지붕입니다.


내부는 이렇게 기념품 가게로 되어 있습니다. 기념품이라도 사줘야 공원운영에 도움이 되겠지만 전 가난한 여행자여서^^ 그런데 특이하게 유리창이 휜 것처럼 기괴하게 보이네요.


그것은 아마도 가우디의 장난스런 시도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교묘하게 창틀을 휘어지게 설계해서 그 빛의 영향으로 유리창이 휘어 보이는 거죠.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도 있습니다.


올라가는 계단 옆에, 구엘 공원의 상징인 도마뱀 그림도 있네요.


아니. 외부는 모자이크로 예쁘게 해 놓고 내부는 아무 장식도 없군요. 뭔가 속았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런데 훼손이 제법 되 있군요. 빨리 수리해야 할텐데...


건너편 건물의 옥상은 한층 더 신기합니다. 전체가 트렌카디스 기법을 써서 만들었네요. 저것 자체가 대단한 예술품인건 틀림없어요.


옥상에서 구엘 공원 정문을 바라다 본 모습입니다.


집 밖으로 나오니 기묘하게 생긴 조형물이 있군요. 누구의 작품일까요? 구엘 저택 등 구경하지 않은 곳이 많지만, 일정상 이제 구엘 공원도 떠나줘야 합니다. 문이 닫히기 전에 보케리아 시장에 가야하기 때문에 (저번에 갔을 때는 일요일이라고 문을 닫아걸은) 지하철역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담벼락은 좀 상했지만 정원이 예쁜 집을 발견해서 담장에서 한장 찍어 보았습니다. 그래도 저도, 아파트 따위가 아닌 정원있는 집에서 살아야하는데요. 휴~ 한국에선 그게 거의 불가능하죠.

하지만 구엘 공원에서 감탄스러운 것은 주변에 먹을 식당이 드물다는 거였어요. 한국 같으면 유명한 관광지니까 아마 주변의 집들을 대거 매입해서 별 맛도 없지만 장소 덕분에 팔리는 레스토랑으로 대거 개조했겠죠. (뭐 그 중 맛있는 곳도 있겠지만) 하지만 구엘 공원 주변에 사는 사람들은 그런 짓을 하지 않았더군요. 왜 일까요?

스페인 사람들이 우리보다 바보라서 돈을 벌 줄 몰라서 그럴까요?

아니면 무슨 동네가 조금 뜬다 싶으면 달려가서 상업지구로 변모시키는 우리가 멍청한 걸까요?
 
아마도, 전 인구의 거의 50%가 수도권에 몰려있도록 만든 이 비참한 현실 탓이겠죠.



지하철역으로 오니 재미있는 건물과 시설이 눈에 띄네요. 주변에 있는 레셉스(Lesseps)역의 이름을 따서 레셉스 광장이라고 불리어지는 곳입니다. 위에 있는 건물은 Biblioteca Jaume Fuster라는 곳입니다. 건물도 독특하죠? 도서관인데 내부에 들어가보고 싶었지만 시간이 없어서 패스합니다.


주변의 건축도 오묘합니다.


길 한쪽은 아예 들어놨네요. 무슨 의미인지 왜 지은건지.. 설마 디자인 바르셀로나?


군데 군데 의미를 알 수 없는 철골이 서 있습니다.


21세기 들어와서 보행자에게 친화적으로 변경하기 위해 대대적인 공사를 한 결과라고 하네요. 글쎄요. 신기하지만 기괴할 뿐이긴 한데 국민 세금을 이런 곳에 쓰는 거. 저는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빛도 많은 나라에서요.
 
더 어두워지기 전에 그만 둘러보고 (한참을 저기서 두리번 거렸습니다.^^) 보케리아 시장으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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