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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길안내를 해준 A양은 맨사의 회원입니다. 저는 IQ가 좋은 사람들의 그 모임인 줄 알았더니 (집에서 밥 할 시간이 없어서) 맨날 밥 사먹는 학생들을 가리키는 말이라네요.^^ 그래서 런던 이곳저곳 좋은 식당을 많이 알고 있더군요. A양과 함께 밥을 먹으러 간 레스토랑은 Hakkasan이라는 곳입니다. 한국에서도 유행하기 시작한 "인테리어가 멋있고 (비싼) 뉴욕 스타일의 세련된 방식으로 요리를 담는 것을 중시하는" 중국 레스토랑이더군요. 그래서 런던에서 베스트 차이니즈 식당으로 꼽히는 곳입니다. Yauatcha, Kai와 함께 런던에서 유일하게 미슐랭 스타 중국 레스토랑이기도 하죠. 

그런데 한국에서는 대가방, 주 등 화교들이 전통적으로 요리하면서 음식을 내는 곳이 훨씬 더 맛있습니다만, 영국은 차이나 타운에 위치한 식당들의 수준이 그다지 높지 못하기에 (제가 어설프게 먹어본 바로는) 이런 고급 식당이 더 인기를 끕니다.  주 고객층인 백인들 취향에도 더 맞고요. 물론 가격대가 워낙 차이나서 재료 차이도 있을 것이고 환경의 차이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차이나타운은 주로 관광객 대상으로 음식을 만들기에 맛이 떨어졌다고 보는 쪽이 더 맞겠죠.  세상 어떤 식당이든 단골이 매출의 큰 몫을 차지 하지 않는 식당은 맛이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입구입니다. 골목길로 한참 들어가는 곳에 있어서 밖에서 보기에는 이런 곳에 절대 고급식당이 있을 것 같지 않습니다. 어두운 밤에 혼자 들어라가면 못들어갈 듯한 골목안에 있습니다. 멋들어진 여종업원이 손님을 맞이합니다.


메뉴도 세련되게 생겼습니다. 그런데 저게 어떻게 Hakkasan인지... 영어는 아니고 뭐라고 쓴 건지 전혀 모르겠더군요.


고급식당을 가리는 기준 중에 하나인 화장실도 고급스럽습니다. 대리석을 기반으로 했고 청소상태도 청결합니다. 게다가 주 조명에 분위기를 맞추기 위해 촛불을 사용한 것도 화장실을 특별한 곳으로 만들어주더군요.


남자 화장실에도 큰 거울을 두어 옷차림을 살필 수 있게 만들어두었습니다.


메뉴판을 찍어보았습니다. 가격도 생각만큼 비싸지 않습니다만 그 만큼 양이 적습니다.^^ 하지만 일본산(호주산일지도?) 와규가 사용되면 전체적으로 가격이 팍 오르는군요. 일본 고베비프는 세계적으로 고급 식자재로 명성을 굳힌 모양입니다. 부럽기 그지 없네요. 참고로 해산물 중에 일본산 전복을 사용한 요리가 있던데 그건 고베 비프보다 더 비싸더군요.


전체적으로 어둡고 모던한 인테리어입니다. 손님들은 거의가 백인이더군요. 가격대가 있으니까요. 아무래도


처음 주문한 모듬 딤섬모듬입니다. 두 개씩 나온 걸 보니 2인분 같은데 1인분에 11.5 파운드라는 가격이 후덜덜 합니다. 당시 환율이 2,000원/파운드 일 때여서, 세금을 더하면 딤섬 1개당 6,000원이 넘슴니다. 이건 아닌데 하면서 먹었습니다. (참고로 A양은 자기는 학생이니까.. 라며 절대로 팁을 주지 않더군요. 미국에서는 학생이라도 팁을 주는 데 영국은 좀 다른가요?) 딤섬은 좋았습니다만,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는군요. 주 재료인 새우살도 탱탱하고 피의 상태도 좋았습니다만 전체적인 온도가 만족스럽지 못합니다. 아쉽네요. 그래도 고급 식당답게 색감이 참으로 좋더군요.


해산물 요리인데, 메뉴를 찍어오지 않아서 이름은 무언지 모르겠네요. Soy bean paste 소스 기반에 킹크랩을 쪄왔습니다. 맜있더군요. 게살이 꽉 차있습니다. 하지만 역시 양은 무척 적습니다. 싱가포르에서 먹었던 블랙빈을 이용한 게 요리가 있었는데 그 맛과 소스는 똑같습니다. 다른 건 게 종류죠. 거기는 덩그 크랩을 썼습니다만 이쪽은 킹크랩입니다. 둘 다 맛있는 요리인 건 분명하고요.


탱탱한 게살이 꽉 차있습니다만, 육즙이 좀 부족해서 아쉬웠습니다. 응축된 육즙맛이 나야했는데... 밖으로 다 새어나간 느낌.


Braised baby pork bely in double king soya. (13파운드), 그냥 동파육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자그마한 도자기에 가져오는 데 한국 동파육보다 껍질이 좀 더 크리스피하게 구워왔던 느낌입니다. 아마도 찐 다음에 소스를 바르고 강한 불에 표면을 구운 것 같습니다. 소스도 적당히 달지만 지나치지 않고, 마음에 들었습니다. 다음에 이 식당을 방문하면 또 시킬 듯 하네요.


맛있네요. 츄르릅. 이 날의 Best였습니다.


밥을 따로 가져다 주더군요. 뭐 여러분이 잘 알고 계시는 길쭉한 인디카미로 만든 밥이었습니다. 밥값을 지불했는지 공짜였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미국에서는 중국집에서 뭘 시키면 기본으로 밥을 가져와서.. 헷갈립니다.

식당 자체 분위기와 맛은 무척 마음에 들었고, 가격도 분위기, 이 나라 물가 수준을 볼 때는 합리적이라 보여집니다만, 중국 본토도 아니고 해외 나가서 한국인이 구태여 중국요리를 비싼 값에 퍼먹을 필요는 없다고 보기 때문에, 아마도 다음에 다시 갈 일은 드물 것 같습니다. 소화도 시킬겸 주변을 걷다가 디저트를 먹으러 갑니다. 그 이야긴 또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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