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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우터브루넨에서 기차를 타고 인터라켄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룬델발트의 살인적 물가를 경험한 탓에 (지리산 꼭대기에서 컵라면 하나 삼천원 하는 거와 비슷하겠죠. 높이 올라갈 수록 운송비 때문에 비싸지는...) 저녁은 인터라켄에서 먹고가려 합니다만... (위 사진은 인터라켓 기차역의 뒷면입니다. 일종의 협동조합인 Coop이 위치하고 있죠)


역시 가격이 만만찮습니다. 가장 싼게 한국, 중국 음식인 듯 한데 (가격대비 양이 그나마 많음) 당시 환율로 1스위스 프랑이 1,500원 정도였죠. 그러니... 공기밥 하나에 4,500원, 김치 추가 4,500원. 김밥 한 줄 16,500원, 비빔밥 3만원. 신라호텔에서 먹는 듯한 가격입니다. 게다가 사진으로 보나 분위기로 보나 맛없어 보였거든요.


이리저리 헤매다가 문득 Coop (저번 글에서 소개드린 인터라켄 역 주변의 슈퍼마켓-생협)의 2층에 문득 올라갔는데... 거기서 심봤다!를 외칠만한 식당 코스가 있더군요.


사람도 없지만 가격이 비교적 싸서 여기서 먹기로 합니다. 카페테리아 식인데, 단품류에 얼마씩 받는 구조입니다. 독일지역 피자라 할 수 있는 키쉬도 보이네요.


다양한 샌드위치류도 보입니다. 연어, 계란, 육가공품들이 올려져 있네요. 
 


과일과 요거트, 오트밀과 같은 것들도 보입니다. 한 접시에 얼마, 그람당 얼마 하는 식으로 받는 것들이죠. 하지만 여기를 추천드리는 이유는 단품류 때문이 아니라...


샐러드 부페가 있기 때문입니다. 접시 사이즈당 얼마. 훗... 왕년에 피자에서 샐러드쌓기 명인이었던 저에게 큰 접시에 가족 분량을 담아오는 건 일도 아니었던 거에요.


부페라고는 하지만 생협에서 쓰는 재료라 그런지 재료 자체는 무척 싱싱합니다. 삶은 계란을 사람 수 만큼 집어넣고, 


야채도 넣고,


익힌 음식들도 좀 넣고... 하다보니 어느새 접시가 하늘모르고 올라갑니다.


제가 거의 퍼담아서 대부분 음식이 없어져서 주방에서 급히 음식을 더 만들기 시작합니다.


아쉽게도 케이크 등의 디저트류들은 단품으로 판매합니다. 어쨌든 샐러드부페로 싼 값에 배불리 먹고 이탈리아를 생각하며 눈물을 흘린 저녁이었습니다. 이탈리아에 가면 맛있는 것들을 잔뜩 먹어주마 하면서 말이죠.


저녁을 먹고 그룬델발트로 돌아와 또 깨끗한 공기를 느끼며 하룻 밤 잔 다음날 아침. 일년에 몇 번 보기 힘들다는 날씨가 계속됩니다. 호텔 주인이 우리 기분 좋으라고 "손님들은 정말 운이 좋으신 거에요." 멘트를 남발한 게 아닌지 의심이 가기 시작합니다.

사진 중간쯤에 보이시나요? 아이거 북벽에서 뛰어내린 행글라이더입니다. 여러 명이 계속 뛰어내리더군요. 남자의 자격을 찍는 건지.. 전 무서워서 저런 건 못할 듯.


기차를 타러 가는 길. 햇빛을 쬐고 계시는 노부부의 모습이 멋지게 보여서 찍었는데.... 생각대로 나와주지 않았네요. 너무 급히 찍느라.


이제 알프스를 떠납니다! 언젠가 꼭 다시 와서 빙하를 즐겨줄테니 그 때까지 지구 온난화로 너무 녹지 말라고 빌어봅니다.


안녕 알프스!


안녕 알프스 소녀 (보지는 못했다만...)


안녕 알프스 꽃과 그 꽃을 먹고 자란 맛있는 소들(응?)


이틀 전 보았던 검은강이 힘차게 흐르고 있군요. 다음 목적지인 이탈리아로 가기 위해서는 인터라켄으로 내려가서 스피츠까지 배를 타고 가기로 합니다. (기차타고 그냥 가도 되지만 배도 타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 이야긴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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