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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에서 파는 피자에 대해서 논쟁이 있는 모양입니다. 트위터에서 누군가가 정용진 부회장에게 이마트에서 피자를 파는 데 대한 문제점을 이야기 했고, 정용진 부회장이 해당 트윗에 대해 답변함으로써 시작된 논쟁은 상당 수 언론에도 오르내린 모양입니다. 정용진 부회장의 답글을 누군가 캡춰해서 그림 파일로 만들었네요. 인터넷서 가져온 것입니다.

관련 기사를 좀 보도록합시다. 일부러 마이너한 인터넷 신문의 기사를 링크합니다. 기사에 의하면 논쟁의 핵심은,

"이마트같은 대기업이 피자를 판매하면, 동네 영세 피자가게의 생존권을 위협한다." 라는 것입니다.

좀 궁색한 비판으로 보입니다. 사실 정용진 부회장의 트윗대로 족발, 순대, 떡뽁이, 오뎅, 치킨, 떡, 빵 다 팔고 있는데 피자는 안된다는 건 설득력이 약하지요. 게다가 이마트가 진출해 있는 도심권에서는 대부분의 피자집들은 이미 체인점화 되어 버린게 한국 피자 시장이거든요. 이렇게 되면, 이마트 진출로 라이센스 계약을 맺은 중소 상인들이 피해를 입으니, 이마트가 피자를 팔아서는 안된다는 논리인데 설득력이 약하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한국 피자시장을 잠깐 살펴보죠. 최신 자료는 찾지 못했지만, 2007년 기준으로 국내 피자시장의 규모는 약 1조 3천억이라고 합니다.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 시장이죠. 미스터피자, 피자헛, 도미노피자가 빅 스리이고, 이들의 매출이 전체의 78%에 달라는 1조원 가량입니다. 파파존스 및 타 소규모 체인점이 그 뒤를 잇고 있고 5,000원짜리 저가 피자를 판매하는 피자스쿨 등의 집들이 있지요. 동네나 시장마다 있던 소위 동네피자집들은 치킨+피자 복합매장(?)으로 업종을 전환하든지 하고 있지, 독자적인 피자집으로 생존하고 있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물론, 대학로 디마떼오나 삼청동 오즈의 키친 등 유명 관광지(?)에 있는 솜씨있는 피자집은 여기선 별개로 쳐야죠. 편의상 이들은 부띠크 피자라고 불러야 할 듯 합니다.

어쨌든 이 사실로 파악하건데, 주요 요지에 거대한 매장을 가지고 있는 피자헛, 미스터피자와 같은 브랜드의 체인점은 영세상인으로 보기 힘들고 브랜드에 속해 있더라도 배달에만 전념하는 작은 가게들이나, 독자 브랜드로 생존하고 있는 가게들을 영세 상인으로 취급할 수 있을 겁니다. (배달시장은 전체 피자시장의 70%가량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논쟁의 핵심은 이들 가게를 보호할 필요가 있을 것이냐? 하는 거겠죠. 그리고 전 보호할 명분이 약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들 상인을 보호하는 건 사실상 이 브랜드들을 보호하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이마트 성수점의 피자 매장 
이마트 피자 매장을 한 번 방문해 보았습니다. 성수점입니다. 논쟁과는 상관없이 이마트 피자는 상당히 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 지난 7월부터 몇몇 점포에서 팔기 시작해서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추세라던데 성수점의 경우는 월 매출이 7천만원을 넘어선 상태라고 합니다. 하나에 11,500원이니까 월 6,000장, 30일로 나누면 하루 200장을 넘게 판다는 소리지요. 


아이폰으로 찍은 거라 화질은 좀 별로지만 알아보기에는 어렵지 않군요. (손가락까지 희미하게 찍혔지만-_-) 아직 피자가 나오기 전인 듯, 피자를 놓는 판데기만 덩그러니 놓여져 있습니다. 코스트코를 의식한 듯, 가격에 비해 사이즈가 큽니다. 지름 45cm (18인치 사이즈) 로 일반 피자의 33cm (13인치 사이즈) 에 비해 훨씬 크네요. 코스트코와 더불어 대형 마트의 피자는 18인치라는 게 이제 일반 상식이 되어 버릴 것 같습니다. 아마 곧 롯데마트에서도 시작하지 않을까 하는데요.^^


그런데 소비자들의 눈길을 확 끄는 벽돌 화덕이 있군요. 물론 장작불은 아니고 가스불이고 천정의 형태는 입구가 좁아서 살펴보지 못했습니다만, 만약 원형으로 되어 있는 화덕 형태일 경우 뜨거운 공기가 대류하면서 일반 오븐에 비해 훨씬 맛있는 피자가 구워진다고 합니다. 굽는 판도 철망으로 되어 있어 기름이 잘 빠지는 구조입니다.


대형마트의 이점을 살려 재료도 저렴히 구매해 올 수 있을테고, 이런 설비도 갖출 수 있겠죠. 거기다 '지나가는' 고객이 아닌 '먹거리를 사러 온' 가족들이 많은 만큼 입지 조건도 더 없이 좋습니다.


피자가 완성되었네요.


콤비네이션 피자입니다. 치즈도 잘 녹았고 도우도 기름이 빠진 바삭한 스타일로 보입니다. 코스트코 피자는 12,500원인데 코스트코에 비해서 크기는 같고, 1,000원 싼 대신 토핑이 매우 약하네요. 하지만 제 코스트코 보다 이쪽이 제 취향입니다. 코스트코의 피자는 오븐에서 기름범벅인데 비해서 화덕에서 철망으로 가스불로 천천히 구웠거든요.

피자. 불고기, 콤비네이션, 디럭스(치즈피자) 3종이 있는데 손님이 적은 아침시간에 갔는 데도 불구하고 45분 정도를 기다려야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2시간 기다린다는 말이 헛말은 아니네요. 그만큼 인기 있다는 말도 되지만 한 번에 구울 수 있는 피자가 4장이기 때문에 (성수점의 경우) 일정 규모 이상은 팔기 어렵다는 말도 됩니다. 물론 손님들이 마트에 오면 최소한 1시간 머무르고, 그 사이 쇼핑을 하면되니 생산속도를 늦추더라도 맛있는 피자를 만들어 공급하겠다는 전략으로 생각됩니다.


가격은 11,500원, 조각피자 하나에는 2,500원입니다. 브랜드 피자에 비해 무척 싼 편이죠. 조각 피자라도 맛을 한 번 봐볼까 하다 요즘 별로 피자를 먹지 않아서 시식해 보지는 않았습니다.

이마트 피자에도 약점은 있습니다. 일단 빅쓰리 피자와 차별화를 위해서 오븐 구이가 아니라 화덕 구이를 택했다는 겁니다. 기름이 빠진 좋은 맛도 나지만 조리가 어렵죠. 어수룩하게 구우면 피자 도우가 너무 딱딱해지거나, 타거나, 기름 여분이 남아 화덕 구이의 잇점이 사라지게 됩니다. 굽는데 시간이 너무 걸린다는 단점도 있습니다만, 소비자가 1~2시간을 보내는 마트의 특성상 이 단점은 오히려 장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기다리는 시간 동안 다른 물건을 더 구매할 확률도 있죠.

정말 큰 약점은 익힌 후에 바로 먹기 어렵다는 겁니다. 피자 판매대 바로 앞에 먹을 수 있는 자리가 없기 때문에 (코스트코는 있습니다만) 피자를 구매한 고객은 다른 층에 있는 식당으로 가져가거나, 집에 가서 데워 먹어야 할 겁니다. 이 경우 화덕 피자의 매력은 상당히 반감하게 되죠. 기름기를 쫙 뺏기 때문에, 2일 정도 냉동했다 렌지로 데우면 도우가 상당히 딱딱한 느낌일 수도 있습니다. (먹어보지 않았으니 모릅니다.) 그리고 배달을 하지 않으시 판매에도 한계가 있겠죠. (배달하면 정말 파급효과가 만만치 않을텐데 말입니다.) 피자는 냉장고에 두었다 먹기 보다는 즉흥적으로 시켜 먹는 경우가 많거든요. 오늘 저녁은 피자나 먹을까? 하면서 오다가 이마트에 들리는 장면을 선뜻 상상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퇴근 경로에 이마트가 없다면 말이죠.

이런 약점에도 불구하고 이마트의 피자는 가족 외식과 저가 피자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 같습니다. 가족 외식일 때 이마트 피자를 택하면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저가 피자를 먹는 대신 이마트 피자를 사뒀다 데워먹는 옵션도 가능할테니까요. 예를 들어, 가족외식의 경우: 일단 4인 가족을 기준으로 할 때, 피자헛이나 도미노에서 피자를 시켜먹으면 기본으로 피자가격만 2~3만원 주고, 샐러드에 음료시키면 4만원은 금방 넘어갑니다. 하지만 이마트에서는 콜라야 그냥 소비자가로 사오면 되고 샐러드는 냉장고에 있는 거 먹으면 되고, 피자는 11,500원에 4인 가족이 먹고 남깁니다. 또 크기 대비 가격으로 따지면 비슷한 수준이기 때문에 저가 피자를 먹는 것보다 이마트 피자를 선호할 수도 있습니다. 이마트 피자의 영향인지 피자헛의 경우는 이마트 피자와 경쟁하기 위해서인지는 몰라도 한판에 15,900원 하던 피자를 2판 시키면 25,000원 하는 이벤트를 마련하고 있네요. 소비자로서는 반가운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마트를 비난해야 하나?
개인적인 생각으로 이마트의 피자 판매를 비난 할 근거를 찾는 건 쉽지 않습니다.

먼저, 보호해야 할 대상이 모호하기 때문입니다. 보호해야 하는 건 미스터 피자 배달전문 피자점인가요? 피자 스쿨 체인점인가요? 둘 다 이마트에 비하면 영세상인이지만 본사에서 마케팅, 제품개발, 매장 운영의 노하우를 전수해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분들을 보호하는 건 피자 스쿨이나 미스터 피자를 보호하는 거나 마찬가지죠. 미스터 피자를 보호해야 할 필요가 있나요? 브랜드에서 이 분들만 똑 떼어서 보호할 방법이라도 있나요?

둘째, 피자만은 안된다는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마트에서는 이미 빵, 순대, 족발 다 팔고 있는데 그런 집들은 보호할 필요가 없기 때문인가요? 유통업체에서 반찬 팔기 시작한지도 오래 되었습니다. 반찬가게는 보호할 필요가 없나요? 이마트와 같은 대형마트는 원재료를 가공한 식품을 판매해서는 안된다는 법이라도 제정한다면 모르지만 그러기 전에는 뭐는 되고, 뭐는 안된다 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셋째, 이마트 피자시장 참여가 가져온 변화를 긍정적으로 여기기 때문입니다. 위에서 말한 대로 피자헛도 가격을 인하했고, 피자가격의 거품을 빼는 데 공헌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생각해 봐야할 점이 있습니다. 이마트가 다양한 제품을 팔면 팔고 점유율이 올라갈수록, 소비자들은 물건을 싸게 사서 좋지만 결국 가난해 진다는 모순입니다. 예전에 동네마다 피자집이 있던 시절, 피자집이 이익을 올리면 그 매출은 주인이 가져갔습니다. 프랜차이즈 피자가 번성한 이후, 매출을 올리면 피자 주인과 브랜드를 보유한 회사가 매출을 나눠가집니다. 그리고 이마트에서는 매출을 올리면 아르바이트 생이 가지는 비중은 적고 이마트가 이익의 대부분을 가져 갑니다. 점차로 회사가 가져가는 비중이 커지는 것이지요. 즉 대형 마트의 시장 점유율이 오르면 오를 수록 신세계와 회사 주주들은 이득을 보지만, 금융 자산이 없는 일반 국민의 몫은 줄어든다는 점입니다. 

결국 SSM이나 이마트 피자를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 때문입니다. 자영업자가 어떤 부분을 담당했을 때와 대기업이 담당했을 경우 소비자가 궁극적으로 가져가는 몫이 너무 차이가 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월마트가 들어오고 지방 경제가 엉망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한국의 경우는 마트 때문에 재래시장이 다 죽었다는 말이 나오는 거겠죠.

하지만 그렇다고 그걸 막을 방법이 존재하느냐? 미국식 경제제도를 택하고 있는 한국에서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프랑스처럼 도심 구역에서는 대형 마트가 들어설 수 없게하고, 영업 시간을 제한하는 등의 방안을 택하는 게 그나마 방법인데 이미 도심지에 다 있는 형편이고 (핵심 도심엔 백화점이 있죠.) 영업 시간을 제한하면 소비자들이 불만! 하는 논리로 유력지를 필두로 들고 일어나겠죠.

마지막 희망은 동네 피자집이 개성적으로 변화해서 독자적으로 살아남는 건데, 이건 피자나 빵이 '전통'인 유럽이면 몰라도 한국에서는 불가능하지요. 모든 동네 피자집 주인들께 피자를 배우러 이탈리아나 일본으로 유학을 다녀오라 할 수 있을까요? 게다가 한국의 경제규모상 소위 몇몇 물 좋은 동네를 제외하고는 부띠끄 피자집을 유지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동네 피자집은 예외없이 체인점에게 먹히거나 망해가고 있는 게 현실이죠.

요약해 보겠습니다. 이마트 피자가 궁극적으로 월마트처럼 자영업자에 해를 끼칠 가능성이 높습니다만, 현재 경제 시스템에서는 비난하기도 쉽지않고, 막기란 더욱 어렵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별 맛없는 동네 피자집 손을 들어주기도 어렵고요. 이래 저래 한국에서 독특한 기술이나 개성없이 자영업은 점점 더 어렵게 되어갑니다.

댓글
  • 프로필사진 비밀댓글입니다 2010.11.04 23:52
  • 프로필사진 김주헌 하하 이마트 피자가 화덕에서 굽는다고요? 찍어오신 사진 잘 보세요. 피자가 나오는,.손님이 볼수 잇는 부분만 벽돌로 처리한거잖아요? 저거 형편없이 조그맣고 싼 피자오븐입니다. 님이 말씀하신대로 저 피자오븐으로는 피자를 많이 구울수가 없습니다. 피자를 저렇게 천천히 구우면서 바라는건 뭘까요? 정용진사장의 말대로 고객이 싸게살수 있을지 몰라도 쉽게 살수가 있나요? 그말이 맞나요? 몇시간 기다려야 하죠? 싼가격만 갈어놓고 최대한 안팔겟다는 의도로 봅니다 저는. 결국 미끼상품이잖아요. 2010.12.15 01:48
  • 프로필사진 BlogIcon eyeofboy 예. 제대로 된 화덕은 아니네요.
    팔 수 있는 피자가 고작 300개면 미끼 상품으로 가치를 가지기도 어렵다고 봅니다. 이마트에서 피자를 판 이후로 이마트의 고객들이 늘었다/혹은 매출이 늘었다는 이야기는 아직 없으니까요. 화제가 되어서 일부러 사먹어봤다는 사람은 많습니다.하지만 다 기존 이마트 고객이지요. 대형마트 고객은 미끼 상품 한 둘 있다고 해서 롯데-->이마트로 바로바뀌는 경우는 드뭅니다. 집에서 얼마나 편리하게 갈 수 있는지가 최우선이거든요.
    통큰치킨 문제와 맞물려서 생각을 많이 해봐야 될 문제겠죠.
    2010.12.15 10:14 신고
  • 프로필사진 B-boy 이마트 피자는 화덕 피자 아닙니다. 전기오븐에 굽고 모양만 화덕처럼 만든겁니다. 솔직히 맛은 좀.. 신문기사 때문에 유명해진거지.. 맛은 별로 입니다. 2011.02.05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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