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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은 올해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미래에셋 운용자산의 2011년 수익률은 -15.97%, 코스피 하락율 8%의 두 배에 해당하며 운용자산 1조원 이상 운용사중 최하위라고 합니다. 미래에셋 운용자산에서 고객들이 4.7조원을 빼내갔다는 건 최근 실적에 실망을 느껴서이기 때문이죠. 그런데 저는 이런 실적 악화의 원인은 중국이나 코스피에 대한 잘못된 예측 탓이라고 보는데, 어떤 분(자칭 거사^^)께서는 그 이유를 다른 데서 찾더군요.

"터가 안 좋아서 그렇습니다!"

말인즉슨, 2011년 3월 미래에셋은 을지로 센터원 빌딩으로 이전했는데 이 빌딩의 생김새가 풍수상으로 안 좋다는 것이네요. 
말한 분은 굉장히 진지하게 이야기했지만 저에게는 헛소리로만 들렸습니다. 그래도 내용이 꽤 흥미로워서 한 번 정리해 볼까 합니다. 

한국 주요 금융회사 가운데 풍수에 신경쓰지 않는 회사는 없다고 하네요. 예를 들어 터가 가장 좋은 건물 가운데 하나는 '신한은행'이라고 합니다. 위치가 인왕산과 남산의 맥 중간에 있어서 재물이 넘치는 자리라나요? 어찌나 명당인지 구한말에 그 자리에 화폐를 만드는 '전환국'을 설치한 것도 풍수가 좋아서라는군요.  

풉! 글쎄! 제가 풍수를 잘 몰라서 그러는지는 몰라도, 신한은행 본점이 인왕산과 남산 맥 중간에 있으면, 내 생각에는 왼쪽 그림의  저 원안에 들어 있는 금융회사는 다 잘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저는 그런 확신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대기업, 금융회사의 풍수 집착에 관해서는 매일경제한국일보에 관련해서 기사가 실리기도 했는데 한국일보 기사의 내용을 조금 옮겨 보겠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지금은 한국은행이 소공동별관으로 사용하고 잇는 옛 상업은행 본점이다. 이철희ㆍ장영자 어음사기사건(1982년), 명동 지점장 자살 사건(92년) 한양 경영위기 사태(93년) 등 크고 작은 악재들이 잇따르자 94년 한 직원이 풍수지리 대가인 지관을 찾아갔다. 그 지관이 내린 결론은 본점의 터가 좋지 않다는 것. 소공로와 남대문로 그리고 남산 3호 터널길이 마주치는 꼭지점에 삼각형 모양으로 들어선 탓에 3호 터널에서 나오는 살기(殺氣)를 본점 건물이 온 몸으로 떠안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 내용을 전해 들은 당시 정지태 행장은 3호 터널 쪽을 바라보고 있던 행장실 집기를 모두 북쪽 시청 방향으로 돌려 놓았고, 나쁜 기운을 빼내야 한다는 이유로 한때 폐쇄했던 한국은행쪽 남문을 다시 열었다. 당시 상업은행이 풍수에 따라 은행장 집기를 옮겼다는 사실은 언론에 가십거리로 등장했을 정도. 공교롭게도 남문을 열자 그쪽 방향에 있던 한국은행이 부산지점 헌돈 불법 유출사건(95년), 구미사무소 현금 사기사건(96년) 등 잇단 악재에 시달려야 했다. 

옛 제일은행의 본점이 위치한 서울 종로구 공평동 100번지는 조선시대 서슬 퍼렇던 사정기관인 의금부가 자리잡았던 곳이다. 환란 직전 은행장 3명이 연달아 불명예 퇴진을 한 데다 한보 사건에 연루되면서, "이 곳에서 고문 등으로 생명을 잃은 원혼들 때문에 좋지 않은 일들이 줄을 잇는다"는 설이 파다했다. 결국 제일은행은 환란의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뉴브리지캐피탈에 매각된 데 이어 지금은 스탠다드차타드은행에 매각돼 SC제일은행으로 탈바꿈했다. 

롯데백화점 본점 맞은 편에 있는 옛 서울은행 본점(현 이비스호텔)도 금융회사로서는 터가 좋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기는 마찬가지다. 가뜩이나 복이 없는 터인 데다 그나마 있는 복도 골목길을 사이에 두고 있는 KB금융쪽으로 흘러 간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광교 사거리에 있는 옛 조흥은행 본점과 롯데백화점 에비뉴엘로 거듭난 한일은행 본점은 건물 외관이 칙칙한 검은 색이어서 나쁜 기운을 받았다는 얘기를 들어야 했다. "


재미있지요?

어쨌든 그럼 신한은행은 좋은데, 왜 미래에셋은 나쁘냐? 사실 미래에셋 건물터도 조선시대 동전을 만들던 '주전소' 터가 아니더냐? 자칭 풍수전문가 나리의 답변은 이렇습니다. 땅의 혈이 아무리 좋아도, 주변환경과 건물이 그걸 살리도록 지어지지 못하면 말짱 도루묵이라는 겁니다. 청계천때문에 그 주위의 회사들은 말짱 도루묵이라고 하네요.

설명이 복잡해서 제가 제대로 이해는 못했는데, 나름 이해가 가는 데 까지 정리해보면, 풍수에서는 건물과 산과 물의 조화를 가장 중요시 여긴다고 합니다. 특히 바로 앞에 물이 흐를 때는 더욱 그렇죠. 그런데 원래의 청계천은 북악산쪽에서 흐르는 조래수들이 유정하게 모여드는 좋은 하천이었는데, 현재의 청계천은 수돗물이 흐르고 있고, 구조 자체가 풍수를 고려하지 않았으며 원래 서에서 동으로 흐르는 청계천을 보완하기 위해 만들었던 석물들을 멋대로 다 치워버린 탓에 풍수적으로 최악의 하천이라고 합니다. 때문에 주변 회사 건물이 액막이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군요. (거참... 듣다보니 그럴듯하네요-_-) 그런데 센터원 빌딩의 경우는 북향의 입구가 크고 화려해서 청계천의 유정하지 못한 기운을 잔뜩 받아들이는데다 우측 옆 한화 빌딩에 쪼임(?)을 당하는 방향에 있는데도 그 액막이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군요. (뭐가 뭔지_-).

어쨌든 자칭 거사님은 말씀하시길 미래에셋이 제 힘을 회복하려면 삼성동으로 다시 옮기던지 청계천 공사때 버려진 (현재 하수종말처리장에 있다고 함-_-) 석물들을 가져와서 센터원 빌딩 앞에 풍수에 맞게 석물들을 진열하면 청계천의 사악한 기운을 막을 수 있을거라 하시네요. 

 
글쎄요. 풍수론이 허황해도 옛사람들이 오래 믿어온 바이니 전혀 근거없는 소리는 아니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미래에셋의 최근 실적을 풍수탓으로 돌리는 건 말이 되지 않는 이야기죠. 많은 회사들이 화려한 건물을 짓고 쇠락한다고 하는데 혹시 그럴듯한 센터원 빌딩에 입주하는 등 필요없는 데 돈을 낭비하고, 그래도 우리가 최고다며 겸손한 자세를 잃어버린 것이 가장 큰 원인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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