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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자사호에 첫 관심을 가졌을 때, 그리고 처음으로 자사호를 구매한게 2015년입니다. 늦었지요. 많이 늦었습니다. 만약 2001년쯤에 10만원~20만원 짜리 자사호를 샀으면 그리고, 제대로 된 자사호를 샀다면 그 자사호는 지금쯤 시중가격으로는 300~500만원 정도에 팔릴 것입니다. 만약 임자를 만날 수 있다면요. (아파트에 비해서 임자 만나기 힘드니 이 가격이 사실 의미가 없지요) 어쨋든 늦게 시작한 덕에 적당한 가격에 괜찮은 자사호를 사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습니다. 뭐 발품팔아서 그래도 쓸만큼 구입하기는 했지만 2000년 대 초반에 시작하신 분들에 비하면 품질이 그리 좋은 자사호는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자사호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지겹도록 들었던, 자사 상인들이 흔히 하는 말이 있었습니다. 


1. 의흥에서 자사가 고갈되어 자사니료 가격이 비싸졌다고 주장을 합니다. 하지만 주워듣고 검색한(= 구글 번역으로 수집한 정보라 이 글에 포함된 내용역시 한계가 명확하지요. 100% 믿지는 마시란 말씀.) 바에 따르면 '자사가 더 이상 없어서'라기보다는 공급은 한정되어 있으나 자사니료 수요는 크게 늘어 가격이 폭등했다는 게 더 사실에 가깝습니다.  


2. 또 흔히 말하는 게 명, 청나라 시절, 민국시절까지는 좋은 자사니료가 많이 나왔는데 지금은 하급의 니료만 남았다. 는 식으로 말을 합니다. 이 역시 대량생산에 맞추어 니료를 공급하다보니 니료의 제련방식이 바뀌고, 그에 따라 예전처럼 '비장의 니료'로 만들었던 자사호가 가격이 뛰어서 구경하는 것 조차도 힘들어졌다고 하는게 더 적합한 말일 겁니다. 중국 부자들에게 다 팔려나갈테니까요.


즉, 현재 자사시장이 외곡된 이유는 자사니료가 희토류의 일종으로 매장량이 한계가 있는데다, 중국 경제성장으로 자사호 수요가 지나치게 부풀어버린 데 있다고 봅니다. 


자사니료가 얼마나 있는가?

기사를 읽어보면, 중국내에서도 자사가 있냐? 없냐로 논쟁이 많은가봅니다. 아래 기사를 구글 번역 및 사전을 찾아 어찌어찌 해석해 보니, 소비량에 비해 자사니료가 부족한 것은 맞습니다. 


探明储量: 탐사결과 파악된 총 매장량

保有储量: 점토매장량에서 이미 개발중인 매장량을 뺀 값

远景储量: 이것은 한국에서 흔히 '가채매장량' = 현재 기술로 개발이 가능한 매장량 (비용대비 손익을 얻을 수 있는 매장량)이라 불리는 것으로, 아래 기사에 보면 자니가 주로 포함된 갑니의 가채 매장량은 1,160만톤이며, 황룡산 주변 0.69평방킬로미터 위치에 B,C,D급 갑니량이 1,157만톤이 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위의 갑니에서 자사니는 대략 35만~58만톤 밖에 되지 않으며 (채광이 쉽게 가능한 60~200미터 내외에 매장된 량 기준) 의흥 주변지역의 가채매장량 역시 약 90만톤 정도라고 합니다. 즉 125만~148만톤이 있다는 건데, 문단 말미에 보면 한해 소비량은 약 1만톤 정도라고 합니다. 대략 125년, 길어야 150년 쓰면 고갈될 양이라는 거지요. 당장 없는 건 아니지만 백만톤 단위로 세는 구리같은 광물에 비해서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적어 '희토류'라 할만한 양임을 알 수 있습니다. 


[출처: https://kknews.cc/zh-sg/collect/9j6x4qq.html]



늘어난 자사수요로 인한 가격 폭등

자사공인 숫자만 해도 그렇습니다. 1945년, 일본이 패망하고, 국공 내전으로 혼란스러운 시기가 끝난 시점에서 의흥에서 자사를 만드는 공인은 수십, 기껏해야 수백명이 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후 문화혁명이 끝나고 자사 생산이 어느 정도 자유화된 1980년대, 자사 소비량은 지금에 비하면 보잘 것 없었고 고작 1년에 몇 백톤 수준이었다고 합니다. 


2000년대 들어와 중국 경제의 성장 = 중산층 및 고소득 층 증가 = 자사호 수요 급증으로 이어져서 2005년 이후에는 연간 자사니료 소비량이 1만톤에 달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또 늘어난 수요에 맞추어 더 많은 사람이 자사업계로 들어왔고, 이제는 국가급 공인된 작가만 수천 명, 배우고 있는 문하생 및 관계자를 포함하면 약 3만~5만 명의 사람들이 자사 도예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사용하는 자사 수요도 엄청난데 자사 공급은 한계가 있으니 당연히 가격은 오를 수 밖에 없었지요. 


간단히 계산해 볼까요? 자사호 평균용량을 200ml라고 하면 이를 만드는데는 대략 200g의 자사니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3만명의 작가들이 하루 5개씩 만들어 하루 1kg만 사용해도 전체 하루 사용량이 30톤, 1년이면 1만톤입니다.  그런데 1만톤의 자사니를 현대방식으로 채굴하기 위해서는 갑니 30만톤이 필요합니다. 갑니의 2~3%만 자사호를 만들 수 있는 상급자사니료이거든요. 그러면 나머지 29만톤은 어디에 쓸까요?



자사 폐기물 억제를 위한 자사채금령 

2005년, 의흥 지방정부에서는 자사광의 채금령을 결의했습니다. 자사 니료의 보존도 필요했지만 더 큰 이유는 자사광이 있는 의흥 정촉진 일대의 무분별한 개발 및 이로 인한 오염을 막기 위해서였습니다. 좋은 니료가 나기로 유명했던 4,5호광 광산이 폐쇄된 이후, 최신 설비가 도입된 자사광산은 그야말로 난개발의 현장이었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우리가 흔히 알던, 광구를 개발해서 밑으로 파내려가서 광맥을 찾아 자사를 캐는 방식이었다면, 그래서 비교적 부산물도 적은 편이었다면, 현대적으로 도입된 방식은 산을 무너뜨리고 태토를 잘게 부순다음 그 속에서 자사를 분류하는 방식으로 개발이 이루어졌습니다. 


[참고자료: 사람손으로 캐던 ... 이건 민국시대 그쯤 방식 같습니다.]



[참고자료: 대량 자사채굴이 이루어진 현장. 현대 다른 광산과 마찬가지로 일단 산을 깎은 다음 잘게 부수어 그 중 자사니료를 골라내는 방식으로 채광하였다.]


문제는, 이러한 방식으로 개발할 경우 필연적으로 대규모의 부산물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지요. 예전 광부들이 자사니료를 캐던 방식이라면 채굴할 수 있는 양도, 부산물도 그렇게 많지 않았지만 포크레인 및 중장비가 투입된 이후에는 산을 아예 깎아내고 그 안에서 쓸만한 니료를 골라내는 방식이어서 부산물의 양이 엄청나게 많아졌습니다. 90년대까지만해도 이 부산물을 활용해서 거대한 화분을 주로 만들어왔는데 중국 사람들 생활 방식이 서구화되면서 이런 대형화분은 장식용으로 음식점같은데서나 드물게 사용되고 거의 팔리지 않게 되었지요. 따라서 쓸데가 없어졌고, 덕분에 자사광 1톤을 생산하기 위해서 약 30톤의 폐기물로 남게되었는데, 이런 오염을 감당하기 어려웠던 의흥 지방정부에서는 2005년 논의를 거쳐 현재 저장된 자사니료를 먼저 이용하게 하도록 하고, 오염 및 난개발을 막기 위해서 2007년 4월 1일부로 채굴 금지령을 내렸습니다. (2년의 유예기간을 둔 것이지요) 



청말민국 니료가 좋고, 현대 니료는 형편없는가? (이 부분은 그냥 상상으로쓴 부분입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말씀드렸다시피 청말민국에서는 '광맥'을 찾아서 채굴하는 방식이었고 대대로 광부일을 해온 인부들이 니료를 정제해서 작가에게 팔았다고 합니다. 좋은 니료는 비싸게 팔았고 나쁜 니료는 화분을 만들거나 했겠지요. 그런데 기계화가 된 시점에서는 이런 방식이 거의 불가능해 졌다고 보시면 됩니다.


수만명의 작가에게 니료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제련 방식도 현대화 되어야 했는데, 순도가 높은 니료를 손으로 골라내고 있기 보다는 거대한 설비에 집어넣고 고르게 갈아버리면, 전체가 대략 쓸만한 니료가 되어버리게 됩니다. 자사니료의 하향평준화(?)가 일어난 거지요. 


물론 그렇다 하더라도 좋은 값을 받기위해 광물을 덩어리째로사서 손으로 골라내는 곳도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니료는 당연히 일반 작가들이 쓸 수 있는 값이 아닐테고, 10만원에 상당히 좋은 니료로 만들었던 예전 자사호를 기억하시고 계시는 분들은 이제 인플레가 붙어 몇십 배나 값이 뛴 작가급 자사호에서나 그런 니료를 만날 수 있을테니 (심지어 그 니료도 현대식으로 제련되었을테니) 여러 말들이 나오는게 당연한 거라고 봅니다.


어쨌든 제가 생각한 답은 "좋은 니료는 있겠지만, 대량으로 제련하면서 좋은 니료만 골라파는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입니다. 



지금 나오는 황룡산 니료는 그 이전에 채굴된 것인가?

2005년 (실제는 2007년이지만) 채굴금지가 내렸는데 타오바오나 중국 자사호 사이트에서 나오는 자사호 설명에는 여전히 '황룡산 원광'임을 주장하는 자사호가 넘쳐나고 있습니다. 이상도 하지요. 상인들은 자사호를 소개하면서 2005년 이전에 미리 확보해둔 니료로 이제 얼마 안남았으니 빨리 주문해야 한다! 라는 소리를 태연히 주워담습니다. 물론 일부 귀한 니료야 쓰기 아까워서 가지고 있던 게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도 한 두해지요. 이제 벌써 10년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보존된 니료 타령입니다. 


[참고자료: 2005년 경 유행했던 니료 저장 현장, 주요 자사공방, 유명작가, 상인들을 중심으로 자사니료에 대한 투기, 저장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졌다.]



[참고: 2010년 7월부터 니료의 개발이 다시 시작되었다]



상인들이 알려주지는 않지만, 기사를 참조하면 2010년 부터, 의흥시 정부에서는 자사호 생산을 위해 자사니료 채굴을 허용했습니다. 왜냐하면 2005년 내려진 자사 채광 금지조치 자체가 3년 한시적인 것이었거든요. 2005년 4월 조치가 내려지고, 유예기간을 거쳐 2007년부터 실행되어, 2010년부터는 다시 채광이 시작된 겁니다. 물론 과다 생산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하고 정확한 양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상인들은 보존가치가 있다고 판별되어, 커다란 담장으로 둘러쌓인 4호정이나, 이미 폐광된 광산만 설명하면서 니료가 이제 없다고 주장하지요. 실제로 니료가 더 이상 나오지 않는 갱도를 제외하고, 새로 개발된 28개 광에서 니료를 캐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니료는 황룡산 부근에 밀집되어 있고 산의 경계가 딱 부러지게 있는 것도 아니어서 '황룡산 니료입니다.'라고 할 수 있는거지요. 즉 니료는 없는 게 아닙니다.  



[참고: 황룡산 자체가 높지 않은 산이고 구릉이나 마찬가지여서, 주변에 촉산, 서산, 오갑산 등에서 광산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지역에서 나는 니료를 통틀어 황룡산 니료라고 부르는 듯 하다. https://kknews.cc/collect/4qlgog.html]



자사는 이싱에만 있나?

수요가 있으면 공급이 발견되는 법. 석유 매장량이 30년이면 떨어진다지만 셰일가스니 해저생산이니 해서 100년은 끄덕없다 어쩐다 소리가 나오는게 바로 이 때문입니다. 세계 전역으로 치면 더 많을 것이고 중국 각지에서도 대체 생산지가 발견되고 있습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곳이 객가자사, 북방자사로 불리는 요동성 지역입니다. 예 삼국시대 고구려가 수, 당과 그렇게 다투었던 그 역사의 현장 요동 맞습니다.

[참고: http://www.sohu.com/a/135498279_250209]



실제로 요동 객가지방에 자사 니료가 있다고 알려진 것은 이미 1958년대라고 합니다. 이후 1970년대 문혁시기, 이싱으로 기술자를 파견, 자사니료 정련 등의 교육을 받았고 그동안에는 이싱의 '브랜드 파워'및 작가들의 기술을 이길 방법이 없어서 자사로 부가가치가 높은 '차호'가 아닌 값싼 화분 등을 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2010년 매장량의 정밀 조사가 이루어졌을 때 당장 가채 매장량도 대략 50만톤 수준이고, 1억~10억톤의 자사가 묻혀 있을 거라는 보고가 나왔다고 하지요. 희토류가 값자기 구리급의 광물로 매장되어 있는 셈인데 중요한 건 그 품질이겠지요. 이외에도 산동, 매주 등 자사가 발견되고 있는 곳은 상당히 여럿이라고 하며, 아마도 지금 자사호 중 상당수는 의흥이 아니라 이곳 니료를 활용해서 만들고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즉, 의흥의 자사가 고갈되어도 대체생산지는 있으니 걱정할 것은 없다! 라는 것이지요. 다만 여기서도 예전 민국시대처럼 손으로 좋은 니료를 골라내고 맺돌로 갈고, 자연 풍화를 거치는 공정은 이제 거치지 않을터이니 청나라 골동품 맛이 나는 니료의 자사호를 보기는 여전히 어렵지 않을까 합니다. 


일단 여기서 글을 마칩니다. 생각나는 데로 덧붙이거나 수정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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