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비야역에서 일단 짐을 호스텔에 풀어놓습니다. 5월 휴가철 전이라 그런지, 세비야가 소도시라 그런지 예약 없이도 자리가 있더군요.
Calle Compania에 있는 Oasis Backpacker Youth Hostal. 라운지에는 여행정보를 찾으려는 여행자들로 넘칩니다.
내부는 이렇게 스페인 건물답게 중정이 있습니다. 환기도 채광도 좋지요. 그러고보니 제가 다니던 대학원 건물에도 비슷한 구조가 있었는데... 스페인 식이었던 걸까요? 그게 왜 이제야 생각이 난ㄱ건지.
짐을 내러놓고 유명하다는 세비야 대성당으로 향합니다. 하지만 저는 여기서 큰 실수를 하고 맙니다. 하부고를 여행할 정보를 모을 생각에 기차역과 버스 터미널을 먼저 다녀오다보니, 대성당을 구경할 시간이 별로 없더군요-_-;;; 결국,
"성 베드로 성당과 바르셀로나의 가우디 성당을 보고 나니, 이제 남은 성당은 거기서 거기 아니겠어?"
"그라나다를 봤는데 여기서또 알카자바 궁전을 봐야하나?"
라고 스스로를 위로하고 안에 들어가지 않고 주위만 둘러 보기로 합니다. 내일은 하부고로 출발할 예정이어서, 저녁 때가 다 되었는데 오늘 내로 대성당 --> 황급의 탑 --> 스페인 광장"을 다 봐야하니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멍청하게도 세비야까지 가서 히랄다 탑에도 올라가보지 못하고 왔답니다. (그냥 웃지요-_-)
Google Map을 띄워서 세비야 대성당을 찾아보면 그림과 같은 사진이 보입니다. 아하.. 재수 좋게 45도 각도 사진을 지원하는 도시로군요. 상당히 큰 규모 임을 알 수 있죠? 남쪽에 보이는 것이 거대한 정문이고, 오른쪽에 있는 높은 탑이 바로 히랄다 탑, 아랍 모스크를 개조한 건물 답게 '중정'도 넓게 남아 있습니다. 사진으로는 녹색으로 만 보이지만 저 나무가 무어 인들이 가져온 오렌지 나무라고 하네요. (물론 후손들이겠죠) 이 성당은,
* 로마 성베드로 대성당, 영국 성 폴 대성당 다음으로 세번 째로 큰 성당 건물
* 콜롬버스의 묘가 있음
* 예전 남미에서 약탈한 금으로 만든 황금벽이 있음
* 거대한 파이프 오르간이 있음. 너무 커서 일부만 사용해서 연주한다고
* 무리요의 '성모수태' 그림이 유명함
* 내부에 오렌지 나무 정원이 있음
* 세비야 전체 조망이 한눈에 들어오는 히랄다 탑이 있음 (꼭대기 35층, 걸어 올라가야 함)
정도가 유명합니다.... 바빠도 들어갈 걸 그랬죠? 지금은 들어가지 않은 걸 조금 후회하면서 언젠가 다시 갈 기회만 기다리고 있습니다만.. 정말 기약이 없네요.
지상으로 달리는 전차 (이름은 뭐라는지 잊어버렸음)를 타고 세비야 카레드랄로 갑니다. 노선은 복잡하지 않아서 쉽게 갈 수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웅장하네요. 실제로 보면 통일성이 없고 복잡하다는 인상입니다. 12세기에 지어진 모스크를 성당으로 개조하고, 이후로도 계속 증, 개축을 해왔기 때문에 건물 자체에 통일성이 부족한 탓으로 보입니다. 스페인 고딕 + 이슬람 양식이 결합된 건축 양식을 '무데하르' 양식이라고 한다는군요. 다음에 갈 때는 "이게 전형적인 무데하르 양식의 건물인데~~" 이러면서 아는 체 좀 해야겠습니다.
정문으로 들어가봅니다. 그런데... 입장시간이 오후 5시까진가 랍니다. 뭐 무리한다면 못볼 시간은 아니지만, 이상하게도 이날 따라 대성당이 너무 칙칙해 보여서 그런지 그다지 들어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일정이 바쁘기도 했구요. 그래서 지금은 무척 후회하지만 입장을 포기하고 맙니다. (꺼이꺼이)
웅장한 파사드를 여기저기 둘러봅니다. 그 아름다운 세비야의 푸른 햇빛과 하늘 아래 있는데 워낙 오랜 건물이라 그런지 상당히 칙칙한 느낌이 나는 건물입니다.
한장 더. 어쨌든 안들어 가기로 했으니 성당 주위 나 둘러보기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