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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겹으로 보이는 문과 창이 건물 저편의 빛을 전달하는 구조. 건넌방과 내루(작은마루)사이를 연결하는 둥근 만월문의 독특함과 그 뒤로 보이는 창호지로 감싼 등, 대청마루까지 이어져 보이는 원근감이 하나로 이어져서 말하기 힘든 균형감과 독특함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사람들 보는 눈은 다 비슷한 것이어서 지나가는 사람들 모두 (내/외국인 가리지 않고) 사진을 찍고 있더군요. 어딘지 아실까요? 낙선재 후원인 화계(花階)에서 마당인 장락문쪽을 바라본 풍경입니다. 주말에도 회사일을 하는 처지였지만, 이대로 봄날을 보내기 너무 억울하여 어느날 창덕궁에 다녀왔습니다. 이 풍경을 바라본 것만으로 외출한 보람이 있었지요. 


낙선재 뒷뜰 정원 이야기를 좀 더 하겠습니다. 사실 그 동안 특별한 행사를 제외하고는 앞뜰만 개방하다 지난 2014년 4월 1일부터 뒷뜰까지 개방하게 된 것인데요 덕분에 눈보신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한창 꽃이 피는 시절은 지난 뒤였지만 (올해 날씨가 너무 빨리 따뜻해졌었잖아요?) 그래도 아직 남아있는 꽃이 있고 잎에 연녹색이 남아있어서 여직 볼만하였답니다. 이런조를 건축에서는 '화계'라 부르는데 보시는 바와 같이 '꽃계단'이라는 뜻이지요. 꽃이 올망졸망 심어진 단들이 계단같은 구조를 이루고 있기에 이런 이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물론 아래 '문화재청 홍보사진'처럼 멋지지는 아니하였지만요. 




참고로, 꽃계단은 조선 정원을 대표하는 멋부림 양식의 하나입니다. 경복궁 아미산 화계, 창덕궁의 대조전, 낙선재 화계가 유명하지요. 특징은 계단형으로 구조를 만들고, 꽃과 나무, 수석을 심고 특이하게도 '굴뚝'을 함께 두는 것입니다. 그리고 계절별로 꽃을 감상할 수 있게 서로 다른 시기에 피는 꽃나무를 다채롭게 심습니다. 진달래, 미선나무(봄), 앵두, 모란(초여름), 국화(가을)처럼 다양한 꽃을 심고 감상합니다. 아쉽게도 상량정(원래는 평원루)으로 가는 계단은 접근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이 후원인 취운정, 상량전 등도 개방하는 시기가 있다는데 그때 다시 와봐야겠습니다.

 

정원에 앉아 가이드의 설명을 듣고있는 사람들. 이런  기둥에 걸린 모든 글씨들은 추사 김정희의 스승인 청나라 명필 '옹강방'의 글씨라고 합니다. 이런 건물과 건물사이의 틈이 한옥에서 보는 멋이긴 하지만, 단열과 공간 효율의 면에서는 엄청난 낭비이기도 하죠.



낙선재를 나서 비원으로 가는 길. 청나라 양식이 뚜렸한 칠분서와 삼삼와 앞에 핀 노란꽃이 어여뻐서 하나 찍어봅니다. 이 부근은 원래 세자가 거주하며 공부했을 것으로 알려진 중희당에 속한 건물들로, 일제시대 때 많이 헐려 나간 부분이라고 합니다. 그 중 이 삼삼와는 서적을 보관하는 건물이었던 것으로 추측됩니다. 삼삼와 앞에 능수벚나무가 멋들어지게 피어있었는데 이쁘다고만 하고 사진을 찍지 못했네요. 내년에 다시 가면 맞아줄테니 일년을 기다리는 것 또한 정취이겠습니다.


* iPhone 4s로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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