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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정든(?) 스위스를 떠나려합니다. 아름다운 자연과 떨어지는 건 아쉽지만, 비싸디 비싼 물가와 안녕하게 되어 너무 기쁘네요. 이탈리아에서는 돈 걱정 없이 먹어줄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제 입장으로서야 한시바삐 이탈리아로 가고 싶지만 가족여행을 하는터라 럭셔리하게 이동합니다. 인터라켄에서 배를 타고 스피츠에 가서, 거기서 이탈리아 밀라노로 향하는 기차를 타기로 합니다. 이틀 전에 도착했던 인터라켄 기차역 앞의 선착장입니다.
아름다운 자연에 에머랄드 빛 물. 유람선 타는 재미는 이래야지요.
매표소 주변에서 족구 비슷한 것을 하고 있는 소녀들. 여행팀인데 배를 기다리는 듯 합니다.
한가로운 풍경들.... 그런데, 인터라켄에는 기차도 동/서역이 있는데, 배도 마찬가지랍니다. 스피츠로 가는 배는 여기서 타는 게 아니라고 하는군요. 시간이 꽤 남아있기에 느긋하게 걸어갑니다.
지나가는 길가. 유럽 답게 길 가에 차양을 치고 식탁을 만들어 놨습니다. 점심시간에 햇빛을 쬐기 위한 자리지요. 햇빛이 적은 북부만 이런 자리가 있는게 아니라 지중해의 따뜻한 햇볕을 즐길 수 있는 남부도 길가 자리가 인기있는 건 변함이 없습니다. 영양소 관련 책을 읽어보면, 유럽 공업화 시절, 영국은 특히 해가 뜨지 않는 도시였다고 합니다. 공장 매연 때문에요. 햇볕을 쬐지 못해 비타민D가 부족해서 구루병이 생긴 아이들이 많았는데, 그렇다고 공장 가동을 줄일 수는 없고... 그러다 나온 상품이 대구간유라고 합니다. 비타민D가 풍부한 대구간유를 어린애들은 싫어하면서 억지로 먹어야 했다고 하죠. 잘은 모르지만 백인들이 다른 인종에 비해 햇볕을 덜 쬐었을 때 비타민D 결핍에 걸리기가 더 쉬운 식단을 가지고 있다고 해요. (고기 위주의 식사 때문인가요?) 그래서 햇볕을 쬐는 건 유럽 사회에서는 본능과도 같은 일입니다.
인터라켄 중앙공원쯤 되는 곳을 가로지르고 있는데...
레저의 천국이네요. 행글라이딩을 하는 사람들에게 절로 시선을 빼앗깁니다.
한국인 관광객이 꽤나 많은 모양이네요.
자. 서쪽 선착장까지 다 왔습니다. 이 배를 타면 됩니다. 기차와 똑 같이 유레일 패스가 있으면 무료입니다. 게다가 저는 1등표를 사서 1등석에 앉을 수 있다는군요.
출발합니다. 여기는 제일 아래층 2등석입니다. 에머랄드빛 물결이 멋집니다.
1등석은 .... 바로 여기입니다. 배의 꼭대기 층이죠. 그다지 높은 배도 아니건만...
뭐 대단한게 아니라 높은 데서 앉아서 아래를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1등석이라는... 전 침대라도 하나 있나 했습니다만.^^
식당은 1층, 2층이 있는데 1등석은 2층에서 먹을 수 있고 2등석 표를 가진 사람은 1층에서 먹어야 합니다.
1등석에서 바라본 풍경입니다. 뭐.. 별 차이 없죠. 오히려 물을 가까이 볼 수 있는 2등석이 더 좋을지도. 물론 1등표로 2등석에 앉을 수도 있습니다. 어차피 고정좌석 개념이 아닌터라.
시멘트 냄새라고는 전혀 나지 않은 수로를 따라가면... (형태를 보니 인공적으로 파거나 기존 하천을 개축한 건 분명한 것 같지만, 인공적인 냄새는 최대한 배재했더군요.)
빙하가 녹아 만들어진 Tuner 호수가 나타납니다. 호수 구경은 잠시 멈치고 배 위에서 점심을 먹기로 결정합니다. 밀라노로 도착할 때 까지 밥을 먹을만한 여유가 없어서요. 배 위긴 하지만 워낙 비싼 스위스라 육지 식당(?)과도 가격차이는 거의 없습니다. 다 비쌉니다.
스위스 아이스크림. 평범했습니다.
스파게티. 역시 평범했습니다만, 배 위에서 떠들썩하게 가족과 함께 먹으니 즐겁고 맛있더군요. 다음에는 본격적으로 Tuner 호수를 구경해보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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