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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파라(Di Fara)에서 피자를 처묵하고, 다시 맨해튼으로 돌아왔습니다. 저녁에 홀푸즈에 가서 우유, 주스 같은 것들을 구입했는데 홀푸즈는 어디가도 비슷하니 뉴욕에서 먹은 우유, 요구르트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뉴욕주에서는 주에서 생산되는 우유업자들을 대상으로 'Diary Product Competiton'이란 걸 열어서, 매년 결과를 발표를 합니다. 이 행사는 매년 8월말 - 9월초에 열리는 New York State Fair 행사중에 열리는 여러 대회 중 하나인데요, 뉴욕주 농업 및 유통부(New York State Department of Agriculture and Markets) 정도로 번역되는 주정부 산하 부서에서 주최합니다. 이 행사 말고도 '뉴욕 푸드트럭 컴피티션', 즉 푸드 트럭끼리 맛으로 경쟁하는 대회라든지 재미있는 행사가 꽤 열리나봅니다. 


주에서 하는 조그만 행사라고 할 수도 있지만, 뉴욕주의 우유관련 산업은 무시할 수 없는 규모여서, 주 내에만 5,000개 목장이 60만마리의 젖소를 키웁니다. 한국 전체의 젖소가 40~45만 마리선이라고 볼 때 주 하나의 우유 경제가 한국 전체보다 큰 거지요. 어쨌든 5,000개 목장에서 출품된 각종 치즈 및 요구르트, 우유 20여 개 부문에 대해서 우승을 가리는데 최근 3년 우승한 회사(목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2016년 우유 부문 Gold: Battenkill Valley Creamery

2017년 우유 부문 Gold: Stewarts' Shop

2018년 우유 부문 Gold: Mountainside Farms 


2018년 우유 GOLD는 여행 이후 발표난거지만, 어쨌든 Stewart와 Battenkill을 마셔보려고 했는데 생산량이 적어서 그런지 맨해튼에서 파는 곳을 찾기가 힘들었습니다. Battenkill Valley Creamery는 그나마 고급 Grocery Store에서 파는데 (Eataly Downtown에서 목격했고 유니온 스퀘어 그린마켓에서 파는 날이 있다고 함) Stewarts'는 자기 동네 주변의 가게에서만 공급하고, Mountainside는 홈페이지를 보면 여기저기서 많이 판다고하는데 실제로는 정기적 주문하는 고객에게 배달을 우선하고, 실제 마켓에 공급량은 얼마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홀푸즈에서 목격하지 못함) 


서론이 길었는데, 그래서 셋 다 못먹어보고 다른 우유만 마셔봤어요. Battenkill우유는 발견은 했는데 작은병이 없고 갤론 단위로 팔아서, 사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마셔본 우유들입니다. 먼저 홀푸즈의 Trickling Spring Creamery의 유기농 우유입니다. 유리병에 들어있고, 풀만 먹인 홀스타인 품종의 소로 만든 우유죠. 74도에서 15초 살균을 하는데 미국 우유중에서는 가격이 꽤 높은 수준이네요. 사진 아래쪽 스티커는 다 다른 우유 가격이고, 홀 푸즈에서 책정한 이 우유 가격은 $8.29입니다. 맛은? 맛은 좋았지만 회사이름과 달리 그렇게 크리미하지 않았네요. 


알고보니 제품을 좀 잘못샀던게, 병뚜껑 색을 인지하지 못하고 아무거나 골랐는데, 이 회사는 병뚜껑으로 균질화된 정도를 구분하나봐요. 제일 오른쪽 하얀게 크림라인을 남겨둔 것. 약간 어두운 병뚜껑이 일부를 균질화한것, 빨간 병뚜껑이면 100% 균질화한 것. 그렇게 구분되더군요. 저는 약간 어두운 (Ligth Blue) 병뚜겅을 골랐거든요. 다음 번에는 완전히 하얀 병뚜껑을 골라야겠네요. 


뉴욕에서 고급 우유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Ronnybrook 우유입니다. 어지간한 샵에는 다 있어요. 


홀스타인 품종의 우유이고 저지종 우유는 섞지 않는다고 하네요. 맛은 나쁘지 않은데 애매하네요. 크림라인을 엄청 자랑스럽게 내새우는 회사인데 그렇게 강하게 크림층이 남아있지는 않았습니다. 


우유보다는 오히려 요구르트가 좋더군요. 하지만 이번 여행중에 엄청난 요구르트를 먹게되어 빛이 좀 바랬습니다. 


영화에서 영감을 받은 목장으로 보이는 'Back To The Future Farm'에서 나오는 우유입니다. 균질화안했고, 저온살균 (73도), 풀만 먹인 저지종 우유라고 하는데, 설명에 비해서는 맛이 분명하지 않았습니다. 


최근 인기있다는 흰수염 요거트 (white moustache greek). 원피스에 나오는 흰수염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어보입니다. 


오. 나쁘지 않은데요. 가격은 좀 비싸지만 맛은 괜찮은데... 다음에 소개할 요구르트에 완전히 발려버리는 바람에. 


이번 여행중 최고의 우유였던 ITHACA 우유입니다. IThaca는 우유 연구로 유명한 Cornell대학 우유 연구소가 있는 지역의 이름입니다. 저지종의 소에서 짜낸 우유이고 비균질화 블라블라... 뭐 제가 좋아하는 요건은 다 갖춘 우유인데요, 아쉽게도 유리병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한가지 추가적인 장점은 63도에서 30분간 살균하는 저온 살균 우유라는 점이네요. 용기에 보면 Vat-Pasteurized라고 되어 있는데 이 회사는 이 용어를 자신들이 개발한 저온살균 기법이라고 설명하고 있더군요. 어쨌든 이번에 먹어본 우유중 최고였습니다. 


하지만 이 회사의 진정한 제품은 요거트류였습니다. 먹는 순간 반해버린 최고의 먹거리! 뉴욕 사시는 분은 한시 바삐 드셔보시길 권합니다. 이 회사에서 자랑스럽게 말하기를 '좋은 요구르트를 만들기 위해서 좋은 우유부터 만들었다.'라고 하더군요. 즉 이 회사의 주력제품은 요거트고 우유는 거들뿐이라는 거지요. 


하지만 이 회사의 광고에 의하면, 저지 종 우유로 만든 요거트보다 더 맛있는 '물소우유 요거트(Water Buffalo Yogurt)도 판매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미처 먹어보지 못했는데 언제 기회가 되면 꼭 먹어보고 싶습니다. 


언제 쯤 한국에서는 이 수준의 유제품들을 먹을 수 있게 될까요? 제가 생각하는 우유의 기본은 아래 4가지인데,


1. 곡물(특히나 옥수수)을 먹이지 않은 소일 것 (저지종이 포함되면 좋음) ==> 한국 기후상 여기서부터 힘듬

2. 저온살균할 것. 고온 단시간처리(HTST)도 괜찮음. 최고온 처리만 아니면 됨.

3. 균질화하지 않을 것. 크림층이 상단에 남아있을 것.

4. 종이팩에 담기지 않을 것. 유리병이면 좋지만 플라스틱도 괜찮음


다 만족하는 한국우유는 아쉽게도 떠오르지 않는군요. 어쩌겠나요. 해외에 갈 기회가 있을 때마다 유제품을 맛보는 수밖에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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