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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여행 (San Francisco Bay Area Trek) (9) 렌트카 이클립스(ECLIPSE)
eyeofboy 2008. 2. 24. 06:20다음날 아침, 피어39에 가서 클램 차우더로 아침을 먹기로 하고, 미리 예약해 둔 렌트카를 찾으러 고픈 배를 움켜잡고, 샌프란시스코 거리를 나섰습니다. 어젯 밤에, 사실 살사바 (Salsa Bar)를 찾아보려고 새벽까지 여기저기 돌아다녔더니 몸은 피곤하기 그지 없는 상태였죠. 그렇다고 만족스럽게 춤을 춘 것도 아니구... 인터넷에서 찾은 가게를 갔는데, 사진발과는 달리-- 사람도 별로 없고 음악도 별로여서, 다른 Salsa Bar가 있는지를 찾아 두 시간을 돌아다녔습니다. 택시비만 낭비한 셈이죠. 택시 기사가 추천했던, 멕시칸들이 많이 산다는 동네에 살사바를 가보기도 했습니다. 약간 겁이 났어요. 내리자마자 여러 무리의 멕시칸들이 저에게 위협적인 시선을 보내는 것 같았거든요. (예. 겁장이라 혼자 주눅이 든 겁니다.) 그 살사바는 붐비기는 했는데 살사를 추는 사람들은 거의 없고 음악도 메렝게 / 바차타 / 꿈비아만 주로 나오는 거 같아서 그냥 돌아왔어요. 결국 이번 여행에서 춤은 포기를 해야했죠. 아쉽습니다.
어제는 밤에 본거라, 좀 을씨년스러울 뿐이겠지 했는데.. 아침에 보니 부랑자들도 거리에 많았기에 은근슬쩍 겁이나서 동행과 함께 저도 모르게 걸음을 빨리 했습니다. 한국도 그렇지만, 미국도 빈부의 격차는 상당히 심각한 정도란 걸 여과없이 알 수 있더군요. 과연 미국의 자본주의가 정답인 것일까요?
렌트카를 빌리러 가는 길, 주변에 있었던 - 동행이 저기도 괜찮다고 했던 - 다른 햄버거가게입니다. 사실 식도락 동호회에서 미리 정보를 얻기로는 인앤아웃(In and Out)이라는 가게가 그리 맛있다 했는데, 아쉽게도 가게를 찾지 못했습니다. 사실, 피어39에서 아침을 먹을 예정이었지만, In-and-out이 있었다면 무작정 가게로 뛰어들어가지 않았을까 합니다. 제 성격으로 봐서는.
어젯밤의 그 가게-_-;;;; 어험.. 커..크험.--;;
고풍스런 건물이 많긴 했는데, 인적이 없으니 이상해요. 물론 이 당시 시간이 토요일 아침인 탓도 있었겠지만, 어딘지 활기가 없어 보이는 거리입니다. 한국 압구정의 토요일 아침 분위기와는 다르달까요.
가게들이 곧 점심부터 영업을 시작할 분위기가 아니라, 그냥 그대로 머물러있는 누란의 유적같은 느낌입니다. 영원히 열리지 않을...
웅장함이 도리어 슬프게 느껴지던파산한 은행의 건물입니다. 사진에선 안보이지만 안에는 엄청 큰 거미가 (거미줄이 어찌나 큰지 사람도 잡아 먹을 것 같던) 집을 지어놓고 있었는데요, 샌프란시스코 경제는 아마 downtown을 기점으로 극과 극으로 나뉘는 것 같았어요. 어제 잠시 가본 다운타운만 해도 그리 활기차 보였는데...
간간이 높은 빌딩이 눈에 띄기는 합니다만...
전체적으로 '침잠한'이라는 묘사가 어울리는 거리에요. 특이한 건 가로수가 있는 거리가 많지 않더라는 겁니다. Austin에도 가로수 있는 길은 거의 없었지만, 도시 전체가 녹지로 둘러쌓여있다보니 그런 느낌을 가질 수 없었는데 이곳은 뭐랄까?.... '생물'의 개체수가 너무 적은 것 같아요.
도시 전체가 회색빛입니다. 한국도 아파트때문에 점차 삭막한 곳이 되어 가고 있는데 여긴 다른 의미의 삭막함이로군요. 샌프란시스코 '허름한' 지역의 거리 모습을 몇 장 더 보시지요. 별다른 설명은 필요 없을 거 같네요.
30분쯤 바지런히 걸었더니 목적지에 가까이 왔습니다. 오른쪽, 높은 빌딩들이 보이기 시작하는 데가 다운타운입니다. 그러니까 이 동네는 '봉천동 옛날 달동네' 정도 되는 것 같아요.
한국도 그러고보니 못지 않게 빈부 격차가 심각해졌죠. MB 당선자가 의료보험마저 힘든 사람은 더욱 힘들게 개편한다는 데, 부디 국민이 제 정신을 차리고 잘 반대해서 그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사람이 사는 게 우선인가요? 아니면 의료 업체들 돈 버는 게 우선인가요? 한마디로 3천만이 의료 보험 혜택을 못받고 있는 미국처럼 한국은 약 천만명이 의료 보험 혜택을 못 받겠군요.
더구나 의료 사업과 보험업은 그 사업의 특수성 때문에 고용 증대 효과도 거의 없는 사업이에요. 한마디로 국민 대 다수에겐 좋은 게 없다는 거죠. 저도 경력, 학력을 고려해서 중산층으로 남아 있을 수 있을 것이고 최근 몇 년간은 병원도 가본 적 없는 건강 체질이니 의료 보험 개편으로 득을 볼 지도 있겠지만, 그런 득은 보고 싶지 않아요.
제가 성격상 남을 돕는 스타일도 아닌데, 세금의 일부라도 도움이 되는 게 나중에 죽어 지옥에 떨어질 확률을 조금이나마 줄일 듯 하네요.
에이비스(AVIS)에 도착했습니다. 이틀전 여기 렌트카 예약을 했죠.
오옷.. 중형차. 이게 우리가 운전할 차... 일리가 없겠죠? 저건 미국차지만 렌트하면 꽤 비쌀 겁니다.
이놈입죠. 마쯔다의 이클립스 입니다. Automatic으로 기어 변속을 할 수 있는 (완전 수동도 있답니다.) 스포츠 카에요. 세단이 아니고 쿠페입니다.
사실은 평범한 차를 렌트하려 했는데, 이런 기회 아니면 언제 몰아보겠냐고 $15 더주고 우리가 운전하기로 했습니다. 계산은 전부 친구가 하는 바람에 제가 값은 잘 기억이 안나지만, 모두 합쳐서 $80 정도 들었습니다.
잠깐 미국 렌트에 대해서 설명 드리면 다음과 같은 3가지 비용이 듭니다.
1) 렌트 비용
2) 기름값 (기름을 가득 채워서 돌려줘야 합니다.)
3) 보험료
우리는 개인 보험이 있기에, (사고 나면 망하는 거지만) 보험은 선택하지 않았고 렌트비와 기름값만이 대략 $80 정도였습니다.
여러 각도에서 찍어 보았습니다. 이제 진짜 여행이 시작되는 느낌이 드는군요. 더구나 스포츠카 운전은 난생 처음이라 이 녀석이 어떤 느낌의 드라이빙을 보여줄지 정말 기대가 컸습니다. 이제 Pier 39로 날아가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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