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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를 여행하면서 마지막으로 방문한 것은 '로데오 거리'. 물건을 사려고 한 게 아니라 아이쇼핑--하려고. (난 학생이에요. 돈 엄서요--) 참고로 압구정 로데오 거리는 이곳의 이름을 따서 붙여진 이름으로, 한 마디로 LA 최고의 고급 쇼핑지구다. Wilshire street를 가로지르는 버스 (20/21번) 노선을 이용하면 쉽게 접근 가능한 지역이지만, 아쉽게도 대부분의 가게들이 6시쯤 문을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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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파니 분수라고 알려진 유명한 분수대. 바로 옆에 티파니 매장이 있고, 여기를 방문한 사람은 대부분 이곳에서 기념촬영을 한 번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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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스런 이미지를 위해, 화려한 조명보다는 고급스런 재료 - 대리석 등 - 로 건축된 건물이 많았다. 물론 정면의 건물은 벽돌--건물이지만, 아마 미국에서 구할 수 있는 벽돌 중 제일 비싼 벽돌일거야-- 라고 중얼거려본다. 그래도 건축물 양식에 좀 기교를 더 햇잖수? 어쨌든, 분수옆 계단으로 올라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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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한 쇼핑 공간이 나온다. 레스토랑도 있고 Gucci 플래그쉽 스토어를 비롯해서, Breguet 플래그쉽 스토어도 있다. 다양한 명품 시계를 파는 매장도 있었는데, 폴 쥬른의 모델을 꽤 다양하게 갖추고 있어서 과연 로데오 라고 놀라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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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DEO 208, 스트리트 카페로 이 동네에서 추억을 만들고 싶은 관광객보다는 LA의 선남선녀들이 즐겨 찾는 곳 같다. 미슐렝 추천을 받은 가게여서 그런지 가격대가 좀 센편이다. 뭔가 요리를 주문해 맛이라도 보고 싶었으나 좀 기다려야 한다는 말에 '아마 맛없을 거야'라 생각해주었다. (뭐 선남선녀의 공간일 뿐, 평점은 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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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ove처럼 번쩍/번쩍 화려하진 않지만 깔끔하다. Grove가 코엑스몰 분위기면 여긴 어째 청담동 정도 분위기가 난달까? 사람도 적고 고급 매장만 즐비해서, 괜히 아이쇼핑하다 가게 들어가 물건 가격 물어보기도 부담스러운 곳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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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데오 거리, 저 동상은 아마 거리의 상징인 조형물인 듯 하다. 마세라티와 같은 고급차들을 힘들이지 않고 찾아볼 수 있고, 관광객도 우글우글하다. 일종의 관광객과 명사들의 공존 지대라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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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앞 도로에는 이렇게 페라리님이 살포시 주차해 주시고... 빨간색만 좋은 줄 알았더니 노란색도 이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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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리우드에서나 만날 수 있는 풍경, 무지 막지하게 미인이고 슈퍼 모델의 체형을 가진 쌍동이 아가씨 (로데오 거리를 돌아보는 내내 눈길이 끌렸던) 와 멋들어지게 차려입은 커플이 지나치는 장면. 사진으로는 좀 확인이 어렵지만, 약간 오렌지빛 감도는 노란 드레스를 차려입고 단정히 머리를 매만진 그녀는 '오옷~~' 소리가 나는 미인이었다. (쌍동이만 보다가 일순 눈이 그녀에게 쏠렸음)

그런 미인과 함께 걷는 남자는 뭔가 부족한지, 손 잡은 그녀가 눈치 채지 못하게 슬쩍 쌍동이 여인네들을 의미심장한 시선으로 흩어보고 지나간다. 뭐 그 마음은 이해가 간다.--;;;; 그 순간을 캐치한 이 사진은 '남자의 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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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커다란 샤넬 매장, 아니! 올해 샤넬의 여름 옷들이 왜 이리 천박해진거지? 모자를 제외하면 Guess라고 해도 믿어버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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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다니다보니 피곤해 져서, Rodeo Collection이라는 곳에 들어가, 케이크 하우스가 있길래 주저 앉아서 케이크를 먹어버렸다. 근데 맛은 평범. (아 물론 텍사스의 케이크의 탈을 쓴 설탕 덩어리 들에 비하면 격조 높고 우아하다.) 먹으면서 괜히 NY에서 먹었던 맛 좋은 살짝 구워진 애플을 얹은 타르트가 생각나버렸다. 앞으로 녀석을 능가하는 놈을 만나기가 수월찮으리라.

위에서 두번째 사진은, 한국에서도 요즘 팔기시작하는 버터크림으로 꽃장식을 만든 컵케이크인데, 느끼하고, 살찌기 좋고, 맛은 전혀 내 취향이 아니지만 이뻐서 사진 찍기는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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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은 즐거운 것. 프라다 매장에서 여자친구를 모델처럼 세워놓고 사진을 찍는 커플들을 보고 즐거워져서 나와 웬 할아버지 한 분이 함께 사진을 찍었다. 나도 애인 있으면 저러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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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고파져서 식당을 찾으러 어슬렁 거리다, 사람이 많은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찾았다. 가격 대는 번화가 답게 가볍지 않지만, 더 이상 돌아다니자니 넘넘넘 피곤해서, 그냥 여기서 먹어주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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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우리가게는 알프레도 소스를 쓴 제품이 없어요. 전부 토마토 베이스랍니다. 아니! 몸의 피로를 회복하는 데는 수저를 저을 때 느낌이 올 정도로 뻑뻑한 크림 소스 베이스의 스파게티가 제격이거늘. 쩔 수 없이 토마토 베이스로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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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안에도 자리가 있지만, 일부러 바깥에 앉았다. 로데오 거리에서 조금 떨어진 지역에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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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빵을 가져왔다. 매우 맛있고 종류도 다양해서 좋았지만 식어 있어서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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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유도 듬뿍, 빵에 찍어 먹으면 좋았다. 스페인 산 올리브 유를 쓴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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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자리에 개를 데리고 오신 분이... 밥 먹을 때 개 냄새 나는 건 싫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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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크게 시킨 비싼 Linguine Mare Chiaro, 양도 풍부하고 해산물도 듬뿍 들었지만 정말 비쌌다. 그리고 역시 NY보다는 맛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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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하루 종일 걷고 난 다음이라 무척 맛이 있었다. Clam도 mussel도 다들 신선하고 새우도 탱글탱글한 스파게티. 토마토 소스도 훌륭했다. (단 맛이 나지 않아서 좋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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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은 꽤 크다. 자갓 서베이에서 점수는 받지 못한 듯, 아무런 표식이 없었다. 웨이터들도 상냥하고, 손님들도 단골들 위주인 듯한, 로데오 거리 부근에 들릴 일이 있으면 (있을까?) 다시 한 번 들리고픈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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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데오 거리를 따라 조금만 걸으면 비버리 힐즈 입구에 도착한다. 이미 어둑어둑 해진 시간, 베버리힐즈라 씌여진 거대한 간판이 보였다. 잘 정비된 공원같은 구간이 도로를 따라 길게 뻗어있고 이게 '일반인 구역'과 일종의 경계선을 형성하고 있는 것 처럼 보였다. 안으로 들어갈까 하다, 포기. 맨 다리로 걷기엔 너무 넓은 구역이다.
 
헐리우드를 좀 더 자세히 보려고 버스를 타고 비버리힐즈에서 헐리우드로 향했는데, 아뿔싸! 버스를 착각해서 지나치게 동쪽으로 가버렸다. 아무래도 점점 이상한 데로 가고, 승객 비중도 나를 제외하면 전부 멕시칸, 주변 풍경은 갈수록 황량, 더구나 '멕시칸 지역에선 버스를 타면 안되는 8시 이후 시간'으로 점차 진행되는 시점!!! 서쪽으로 가기 위해 일단 버스에서 내렸는데, 공기도 해안 지역에 비하면 극도로 좋지 않고, 슬럼가로 나온 기분이다. 헐리우드 번화가와 고작 몇 km 떨어져 있을 뿐일텐데... 분위기는 바로 우범지대다. (물론 내가 너무 겁을 먹은 탓도 있다.) 버스를 다시 타기 위해 기다리던 20분이 왜 이리 길게 느껴지던지.... 다시 서쪽으로 움직여 번화가로 나온 뒤, 홍박사가 나를 pick-up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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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들어갈까하다가, 홍 박사는 어김없이 나를 테우고 어디론가 달려간다. 한국 돌아가기 전날 밤인데, 그냥 맹숭맹숭하게 보내기 보다는 한 군데라도 더 보여주고 싶어하는 동기간의 진한 정이리라! (고맙다!). 달리다가 이야기 해주는데, 맨 위의 사진은 바로 제임스 딘이 죽은 그 도로라고 한다. 뭐 제임스 딘이 누군지만 아는 처지라 별 감흥은 없었지만, 이런 곳을 데려다주는 홍박사가 어찌 고맙지 아니하리오! 아래 사진은 우리 학교 출신이면, 아니 공대 출신이면 최고의 학교중 하나라 꼽지 아니할 수 없는 Cal. Institute of Tech. 바로 칼텍이다. "그래도 LA까지 왔는데 여긴 함 가봐야 하지 않겠어?" 라는 홍 박사의 주장에 따라 차에서 내리지는 못하고 빙 함 둘러본 게 전부지만, 그래도 가보긴 가봤다. (흙이나 한 줌 퍼올 것을ㅠㅠ) 아쉬운 게 있다면, 혼자가면 재미없다 하여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가지 않은 것이다. 한달도 채 못되서 불이 나 꼴랑 타 버릴 줄 누가 알았단 말인가? 홍박사 덕분에 편하게 보내면서, 대략 4일 정도 머물렀던 LA를 떠나 한국으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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