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번 여행의 목적 가운데 하나는 미국 와서 처음으로 농구경기를 보는 데 있었습니다. Austin에서 보면 좀 더 싸긴 하겠지만 (학생 티켓은 $6 정도에 살 수 있음) 전국 방송으로 나간다는 경기장의 분위기를 보고 싶었거든요. 사실 NBA 경기를 보고 싶었습니다만, 이날 대학팀 경기도 돈 아끼느라 Ticket site에서는 취급 조차 하지 않는 최상층에서 본지라....
티켓 가격은 비싼 편입니다. 선수 얼굴은 보이지도 않는 꼭대기 층인 주제에 기본 가격에 $20, handling fee $2, Convenience fee $4.5가 추가로 부가됩니다. 아시다시피 미국 경기장의 요금은 매우 살인적합리적입니다.
휴스턴 로킷츠의 메인 경기장 Toyota Center의 좌석 배치도입니다. 코트 바로 옆은 유명인들, 돈 많은 사람들이 앉는 자리죠. 좌석 당 $300는 우습게 넘어가고 경기장에 따라서, 그리고 플레이 오프와 같은 주요 경기는 $1,000가 넘어가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그리고 중간 좌석도 $120~$200 사이의 가격에 팔립니다. Freinds에서 Joy와 Chandler가 농구 경기 입장권이 있을 때 왜 열광하는지를 비로소 이해할 수 있겠죠. 요즘 한국의 프로 농구 입장권은 얼마죠? Ticket Link에서 확인한 결과 청소년석 3,600원, 일반석 5,400원, 로얄석이 10,800원입니다. 그 10배가 넘는 가격이죠. 글쎄요. 표 한장에 요즘 환율로 따지면 대략 1층의 괜찮은 자리가 20만원이라는 건데, 김연아 선수의 피겨 공연을 바로 앞자리에서 볼 수 있다하더라도 그 가격이면 전 망설일 겁니다.
점심을 먹고, Toyota Center 주변에 차를 주차시키고나서 경기장으로 향합니다.
토요타 센터 전경입니다. 오는 4개 대학의 경기가 있는 날이라, 4개 색의 학교 학생들이 줄줄이 모여들고 있습니다. 참고로 Texas at Austin은 Blood Orange라고 쓰고 똥색 오렌지라고 표현, Michigan State는 녹색, Texas A&M은 보라색, 루이지애나는 노란색이 상징입니다. 앞에 보이는 보라색 옷이 A&M의 학생입니다.
매표소입니다. 인터넷으로 예매한 표를 찾는 자리입니다. 꽤나 붐비는군요. 곳곳에 오렌지 빛깔의 옷을 입은 사람들이 보입니다. 같은 색의 옷을 입고 가서 팀을 응원하는 건 미국뿐 아니라 세계 어디나 마찬가지죠. 한국이 축구 응원할 때 모두 붉은색의 Red Devil티를 입고 응원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색은 맘에 안들지만 저도 입고 있습니다.^^
남쪽나라 답게 이렇게 야자나무가, 참고로 대부분 학교가 흰색도 학교 색깔로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흰색을 입고 가면 어느 학교인지 모릅니다.
한때 시대를 풍미했던 NBA 농구선수 하킴 올라주원의 유니폼을 저렇게 동판으로 만들어 경기장 입구에 전시해 두고 있습니다. 스포츠 선수들을 대접할 줄 알고, 가격에서 보듯 그만큼 미국에선 스포츠가 인기가 있다는 이야기죠.
경기장 입구네요. 아무래도 Texas인지라 오렌지 색깔이 압도적입니다.
뭔가 스포츠 회사의 마케팅 광경입니다. 사진을 찍으니 저를 꼴아보는 무서운 시선이 느껴지는군요.
현재 휴스턴 로키츠 센터인 와오밍이 가장 잘보이는 자리에 떠억하니 버티고 있습니다. (정말 가장 중간에 있음)
내부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싼 표를 산 사람들은 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위로 올라갑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서 찍은 사진입니다. 역시 덩치가 큰 경기장입니다.
앉은 자리에서 찍은 경기장 광경입니다. 선수의 얼굴 조차 보이지 않네요. 게다가 좌석이 무척 가팔러서 고소공포증 있으신 분에게는 위험한 자리되겠습니다. 계단이고 좌석폭이고 어찌나 좁은지 "불편하면 비싼 표 사세요."라고 외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게임 시작합니다. 점프볼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최고 줌으로 당겨도 이정도군요.
경기 중, 선수 얼굴이야 어차피 누가 누군지 모르니 넘겨두고, 골이 들어가는 정도는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이왕 보는 거 좋은 자리로... 생각이 들 긴 했지만 최소 $100가 더 비싸니 할 수 없죠.
앞에 사람이 없어서 두 좌석을 한꺼번에 이용하니 좀 편하더군요.
작전타임 시간입니다. 치어리더들이 나와서 흥을 돋우고 있습니다. 구석 구석 누군가 나와서 난동을 부릴지를 양복입은 아저씨들이 감시하고 있습니다.
남부지방 특유의 여유로움 때문인지, 학생들이 아닌 동문들이 많아서 그런지 텍사스의 응원은 얌전한 데가 있습니다. 기껏 T.E.X.A.S TEXAS외쳐주는 게 고작이죠. Longhorn이라는 팀 이름답게 응원구호도 Hook'em horn (뿔로 걸어서 (적을) 넘겨버려라!) 정도입니다.
반대로 상대였던 Michigan State는 최고의 파티스쿨이라는 명성답게, 하긴 응원하러 여기까지 온 학생들이니 오죽하겠습니까마는, 1층 좋은 자리에 떼거리로 앉아서 일단 맥주를 얼큰하게 들이켜 주시고, 경기 내내 한 번도 앉지 않더군요. 계속 구호 외치고 끌라베로 짐작되는 타악기를 두들기면서 응원에 열중했습니다. 반대로 우리는 결정적인 장면에서 박수 좀 쳐주고 끝... 응원에 있어서는 북쪽 추운 지방의 학생들이 남부의 느긋함에서 비교가 되더군요.
1층에 앉은 관객들을 대상으로는 지루하지 않게 짬짬이 서비스를 해줍니다. 그 중 하나가 Kiss Cam이라는 건데 커플로 짐작되는 남/녀가 앉아있으면 그 자리를 카메라가 비춥니다. 그럼 서로 키스하는거죠. 물론 이렇게 장내 TV에서만 나오고, 전국 방송에는 광고로 도배됩니다만 좋은 추억을 얻을 수 있는 이벤트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전반전이 끝나고 후반전 시작, TEXAS가 깃발을 들고 입장하는 장면입니다. 깃발든 기수들은 저렇게 나온다음.... 바로 뛰어들어가 버립니다. (암 것도 안함-_-)
후반 시작 5분이 지났는데, 39:38 이날 경기는 재미는 없었지만 스코어 상으로는 박진감 넘치는 경기였습니다. 득점력이 두 팀다 모두 약해서 시애틀에 간 Kevin Durant 생각이 간절하더군요.
다시 한 번 줌을 쓰지 않고 넓디 넓은 경기장, 현장감이고 뭐고 하나도 느낄 수 없으니 가급적 싼 표를 사실 바에는 넓은 TV로 보실 것을 권해드립니다. (단 싼 학생표를 구할 수 있으면 경기장이 좋겠죠.)
목이 말라서 물을 사먹었는데 자그마치 $4, 들어갈 때 가방 검사를 하기 때문에 사먹는 수밖에는 없습니다. 짜증나죠. 팬 서비스라기 보다는 장사속입니다.
물 사러 가는길에 다른 각도에서 찍어보았습니다.
작전 타임시간 동안 진행되는 치어걸들의 응원입니다. 참고로 TV 중계때는 치어걸들의 응원 장면은 나오지 않습니다. 광고가 나가기 때문이죠. 결국 치어리더들을 보려면 경기장에 비싼 표를 사서 가야한다는 의미인데, 보시는 바와 같이 응원을 별로 재미있게 하지 않기 때문에 특별히 그거 보러 가시기 보다는 비싼 티켓값 아끼셔서 집에서 LCD TV 큰거 사서 보는 게 훨씬 이익이 될 듯 합니다. 물론 경기장에는 TV로는 얻기 어려운 현장감 어쩌고 하시는 분도 있겠습니다만, 그건 비싼 좌석 이야기지 저 꼭대기 자리에서는 TV보다 현장감이 못한게 현실입니다. 한마디로 '달동네 좌석'에서는 현장감도 없다.. 되시겠습니다.
경기는 Michigan State가 67:63으로 승리했습니다. 사실, 둘 다 제대로 된 스코얼러가 없었고 공격보다는 수비에 치중하는 팀이라 재미는 없었죠. 조직력이나 공격은 Michigan이 좀 나아 보였습니다만, Texas가 리바운드에서 우세했기 때문에 계속 2~5점 리드하며 경기를 풀어나갔습니다. 하지만 막판에 1분 남겨놓고 뒤집히더군요.
풋볼이 졌으면 좀 아까웠겠습니다만, (올해 Texas 풋볼팀을 보건데 최소 더블 스코어로 발라 줄것이 확실하니 그건 무의미한 가정이고..) 농구는 Texas가 그다지 잘 하지 못하고 케빈 듀란이 시애틀에 입단한 이후는 스타플레이어도 없는터라, 졋어도 그다지 안타깝지는 않았습니다. 어쨌든 농구 경기 관람을 뒤로하고 이제 남부 최고의 Luxury 쇼핑몰이라 불리우는 The Galleria를 관광하러 갑니다. (한국 갤러리아 백화점과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