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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 궁전의 아름다움은 나무와 물의 조화에 있는 듯 합니다. 궁전 내부는 섬세한 조각으로 정교함을 살리고자 했다면, 궁전 바깥은 나무와 물을 조화롭게 배치해서 시원한 느낌을 주려했던 걸까요? 하기사 나그네에 불과한 저도 이렇게 정원을 보고 시원한 느낌을 가지는 데, 업무에 지친 몸을 달래고자 이 정원을 찾은 무어왕국의 왕들은 얼마나 이런 광경에 기꺼워 했을까요? (이게 다 내땅이야! 라는 생각을 한 건 아니겠죠?^^)

싱그럽다. 라는 형용사가 그렇게 잘 들어 맞을 수가 없어요. 한국 정원에 물 하면 연상되는 자연스럽게 흐르는 시냇물인데, 그것과는 전혀 다른 맛이 있습니다. 너무 인공적인 미가 풀풀 풍기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지만...  

이곳 바닥도 돌을 이용해서 다양한 무늬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신이 아닌 인간에 대한 찬양이 금지되었기 때문에 이런 방향으로 예술이 발전한게 아닐까 싶어요.  

다른 각도에서 본 정원의 모습입니다. 궁전과 함께 나타나는 광경이 그야말로 이국적이지요.

정원을 빠져나가기 전에 아랍식으로 둥근 호를 그리며 난 창을 잠깐 들여다 봅니다. 굳게 잠겨 있는 창 밖으로는...

위험하기 때문인지, 보여주기 싫어선지, 접근이 금지된 또 다른 작은 정원과 그 너머로 보이는 알바이신의 풍경이 아름답습니다.

정원을 나가려면 이런 계단을 올라가야 합니다. 올라온 다음 내려다 보고 찍은 거에요.

계단위에서 찍은 궁전의 모습입니다. 아취형 구조와 그를 받치고 있는 기둥들 사이로 멀리 알바이신이 보이네요.
 

문 위에는 사자형 석물이 있습니다. 아라비아인들의 작품이라기 보다는 이곳을 점령한 예술을 모르는 기독교도들이 멋대로 세워놓은 걸까요? 하지만 나자리에스 궁에 가도 사자의 정원이라는 곳에 12마리의 사자상이 있다고 하니 그렇게 속단하기도 어렵습니다. 어쨌든 기하학 무늬만 가득했던 공간에 저런 사자상이 문위에 서 있으니 어울려 보이지 않긴 해요.

위에서 내려다 본 정원. 반듯 반듯 어여쁘게도 가꾸어졌네요.

이곳의 바닥 돌무늬는 또 다릅니다. 좀 더 복잡해 보이는군요.

가까이서 본 궁전의 모습. 아취형 구조가 가득 늘어서 있는 회랑은 언제봐도 이국적이란 말이에요.

다른 각도에서 내려다 본 정원!

사실상 헤네랄리페 정원은 끝났습니다. 이제 나가는 길. 오래 되 보이는 계단을 걸어 올라갑니다.

호오. 계단 양 쪽으로도 물이 흐르게 만들어 놨네요.

더위를 식히기 위해설까요? 언제나 물과 함께 있고 싶었던 걸까요?

계단을 올라가면, 확실히 카를로스를 비롯한 스페인 정복자들이 만들어 놓은 흔적들이 보입니다. 아랍 궁전의 고명한 솜씨를 보다 이런 걸 보니 어쩐지 어울리지 않네요. (한마디로 천박해보여요.^^)

아마도 이런 시멘트 냄새 풀풀 풍기는 담벼락은 유럽의 정복자들이 만들었던 거겠죠. 어울리지 않는 덩굴풀도 그렇지 않을까요? 기둥 위에는 그리스 양식으로 보이는 역시 천박해 보이는 조각이 보입니다.

위에서 보니, 깔끔하게 정비된 정원이 더 정확히 보이네요. 무어 왕국이 멸망한 이후, 이 정원 양식은 프랑스/영국으로 퍼져나가 유럽 귀족, 왕가의 정원에 깊이 영향을 끼쳤답니다. 베르사이유 궁전 정원이 대표적이지요.

깔끔하기도 하여라!

덩굴길을 다 내려오면, 이제 처음 보았던 정원의 위쪽 정원들이 보입니다. 사진으로만 보시죠.

아까 헤네랄리페 궁전으로 걸어들어갔던 회랑이네요. 이리 다시 보니 한숨이 납니다. 다시 가고 싶어요.

이 것으로 헤네랄리페 정원이 끝납니다. 하지만 바닥 양식을 보니 이건 오래전 무어왕국 양식이 아니네요. 아마도 궁전 외부라서? 아니면 유럽의 제후들이 멋대로 뜯어고친 건지도 모르겠어요.

흙, 돌, 벽돌로 이루어진 성벽을 내려가면,

이쪽은 아마도 문지기나 호위병들이 거주하던 곳이 아닐까 합니다. 아니면 하인들이나.

들어가는 진입로가 복잡하지요? 외부 침입이 있었을 때 말들이 함부로 못들어오게 하고 수비를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 이런 구조를 이루고 있는 듯 합니다.

저 위쪽의 창에서는 활도 쏠 수 있겠어요. 아마도 무어왕국 멸망의 날에는 그렇게 하지 않았을까요?

처음 들어왔던 정원이 보입니다.

나가는 길. 나무들이 길고 긴 회랑을 만들고 있습니다. 왕들이 다니는 통로라면 이쯤은 되어야지. 라고 말하는 듯 해요.


다시 가로수길로 돌아왔습니다. 이제 알함브라의 진수라고 할 수 있는 나자리에스 궁전과 성벽을 보러 가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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