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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역 및 문학촌 둘러보기를 끝내고 (http://eyeofboy.tistory.com/949), 다시 전철을 타고 춘천역에 도착합니다. 이미 점심 때를 제법 넘겨서 배가 꽤 고프더군요. 춘천하면 유명한 먹거리가 닭갈비와 막국수입니다만 닭갈비는 싫어하기에 남은 선택은 막국수 뿐이네요. 미리 염두에 둔 집은 세 곳이었는데, 유포리 막국수, 실비 막국수, 남부 막국수였습니다. 어디를 갈까 망설이다가 고른 집이 남부 막국수였는데 다음 번엔 실비 막국수를 가볼까 합니다. (기회가 있을까?) 왜 남부를 골랐냐고요? 가나다 순이었어요. 남부 > 실비 > 유포리.


오래된 집이라 택시기사님도 아주 잘 알고 계시더군요. 3,000원쯤 나왔나 그랬습니다. 춘천역보다는 남춘천역에서 가깝다는 말씀도 함께. 기사님이 허름한 집이라고 하셨는데 외관은 실제 허름합니다. 입구는 왼쪽에 보이는 건물 옆으로 나 있습니다. 


 전형적인 옛날 주택이네요. 대략 40년은 넘었으려나요? 뭐.. 이 집 역사가 대략 35년은 넘었다고 하니 얼추 비슷하네요. 


들어가면 여러 개 방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원래 주택이었던 걸 음식점으로 개조한 티가 나죠? 


막국수와 빈대떡을 주문했습니다. 메일총떡도 주문하려다가 사실 그리 즐기지 않는 음식이라 빈대떡만 시켰네요. 주문하면 이렇게 바로 구워주십니다. 주문 후에야 굽는다는 점에서 (주말이었는데도) 높은 점수를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하여 나온 빈대떡. 5,000원에 2장입니다. 갓 구워서 바삭하고 따뜻해서 맛있습니다. 만... 돼지고기나 뭐 그런 재료가 좀 더 들어가줬으면 좋았을텐데요. 그래도 녹두함량이 높은 것 같아 (확신은 못함) 입은 즐거웠습니다. 


주문을 받으면 그제야 만드는 시스템인지, 제법 기다린 다음에야 막국수가 나옵니다. 미리 만들어두지 않는 것 만으로 칭찬할만하죠만.... 영서식 막국수라고 하나요? 제가 좋아하는 영동식은 동치미 기반으로 고춧가루양념장으로 간을 하는데, 이 집은 육수 기반에 고춧가루를 뿌리고 대량의 설탕을 뿌린 점이 다릅니다. 금호동 골목냉면을 보는 듯.. 지금까지 막국수라고 하면 고성막국수같은 영동식만 먹어본 저로서는 뜻밖의 충격이었습니다. ... 조심조심 설탕의 일부를 골라내고 먹어버렸네요. 듣던대로 메일 함량이 높은 면발도 좋고, 맛도 괜찮았습니다만 저 설탕의 압박으로 다시 가기는 좀 망설여질 듯 합니다.


배를 채우고 밖으로 나오니, 아주아주 어릴 때 보았던 풍경이 펼쳐져 있습니다. 정겨움이 느껴지네요. 그리고!



바로 옆에 이런 오래된 빵집이 있네요. '대원당' 68년부터라니까 남부막국수보다 역사가 오래된 빵집이네요.  


"현대인의 영양식!" 햄버거를 파는 빵집을 보는 것도 오랜 만이네요. 공장납품이 아니고 이 집 오리지널이라고 하는데 먹어보진 않았습니다. 


그리고 추억의 맘모스빵과,


추억이 새록새록 돋는 계란부침이 들어있는 야채빵까지! 팥빵과 고구마빵이 괜찮다고 하는데, 배가 불러서 먹지 못했습니다. 다음에 춘천가면 남부막국수는 몰라도 여기는 꼭 들려볼 듯 합니다. 


그리고 시작된 춘천 강변길 걷기. 원래 계획은 KBS 방송국부터 시작해서 강변길을 따라, 소양2교까지 가서 소양강 처녀상도 보고, 다리를 건너 신매대교까지 가서 이번에는 쭉 남쪽으로 의암호를 가서 신매대교를 건너 다시 춘천으로 오는... 원대한 코스였습니다만-_- 자전거를 탄다면 모를까 걸어서는 힘든 코스더군요. 어쨌든 처음 기운차게 출발했습니다. 구름다리같이 생긴 다리가 있었는데 이름도 구름다리네요. 


구름다리를 건널까 하다 건너진 않았습니다. 강 건너편으로 보이는 MBC 방송국을 바라보며 계속 걸어갑니다. 그런데 강물이 꽤 탁하고 냄새가 독하네요. 아직 3월인데. 여름에 오면 걷기 힘들 듯 합니다. 아마 28만 춘천 시민이 생산하는 생활하수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공지천 유원지 부근. 유원지답게 오리배가 있습니다.


MBC 춘천 방송국. 경치 좋은데 있군요. 방송국이 아니라 휴양지가 아닌지. 


강 건너편인줄 알았더니 강 가운데 있는 중도 관광지랍니다. 캠핑 시설이 있는 듯 해요. 


더러운 물에서도 큰 고기는 잡히는 듯. 붕어는 아닌 거 같고 베스인가요? 뭐 낙시를 안하니.


쓸쓸히 버려진 폐선. 분위기 있습니다. 여기까지 오니 냄새가 더 강해지는 듯. 


상중도 쪽을 바라보며 계속 걸어갑니다. 하늘도 심상치 않고 바람도 차지네요. 


물은 탁하지만 경치는 괜찮습니다.


저 멀리는 춘천도 한국도시답게 아파트 밀집지대로군요. 쩝. KBS 방송국부터 대략 춘천역까지 3km 정도 걸어갔을 때 바람과 추위에 지쳐서 짧은 강변 산책은 여기서 마무리하고 서울로 돌아오기로 했습니다. 하늘이 수상하다더니 이날 강원도 산간지대에는 15cm 폭설이 내렸더군요. 3월인데도 말이죠. 다음에 갈 때는 일요일에 자전거를 가져가서 의암호까지 한 바퀴를 빙~ 돌아봐야겠습니다. 생각했던 코스는 걷기에는 영 무리인 것 같아요. 

"
오는 주말에는 춘천에 갔다 오려 한다. 소양강 가을경치가 아름다울 것이다." 갑자기 피천득 선생님의 수필 '인연'이 생각나는군요. 열살 차이나는 어린 여자아이와 못사귄걸 안타까와하는 남자의 수필이죠. 그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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