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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라고부터 키웨스트까지 이어지는 오버시즈 하이웨이(Oversea's highway)는 전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로 중 하나로 꼽힙니다. 카리브해 중심으로 에머랄드 빛 산호바다를 구경하며 100마일을 달리는 도로이니 주변 경관이 아름다운 건 말할 것도 없겠죠. 

 

가장 큰 섬인 키 라고(Key Largo)부터 종착지인 키 웨스트까지 모두 얕은 바다에 산호초가 자라고 그 위에 모래와 퇴적물이 쌓여 이루어진 섬들인데, 뭐 지금은 미국 부호들이 다투어 별장과 리조트를 사두는 고급 주택지가 되었습니다. 이런 산호초 섬을 가리키는 말이 Key인데요 열쇠라는 뜻이 아니고 산호초를 뜻하는 스페인어 Cayo가 Cay로 바뀐 걸 후세 미국에서 다시 Key로 변경해서 썼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카리브해 중앙부터 마이애미 앞 비스케인 군도까지 150마일 정도나 되는 커다란 산호초 군락이 바로 이 플로리다 산호초인데요, 도로 만들고 집 짓고 관광 시설을 만들어서 세계에서 가장 즐기기 쉽지만, 가장 망가진 산호초 군락이기도 합니다. 

 

많은 운전자들이 키 라고 섬을 지난다음에, 바로 차를 멈춥니다. 키라고는 큰 섬이고 도로가 섬 한가운데를 지나기 때문에 바다를 보고 어려운데 키라고를 벗어나면 바로 보이는 바다의 유혹을 떨쳐버리기 힘들거든요. 아름다운 바닷물을 보고 싶기 때문인데 저도 의도한 게 아닌데 바로 멈춰버리고 말았네요. 멈추고 보니 우연인지 2년전 처음 멈춘 바로 그 지점에서 또 똑같이 멈췄네요. 한 번 더 가더라도 또 저 위치에서 멈출 듯 합니다. 덩그러니 도로만 있고 아무것도 없는 지역인데, Teatable Key 부근 도로입니다. 

 

 

에머랄드를 옅게 섞은 듯한 색감. 산호초 때문에 대량으로 모여든 식물성 플랑크톤 때문에 저런거다.. 라고 예전에 누가 그러던데 귀찮아서 정말 그래서 그런지는 찾아보지는 않았습니다.

 

분위기 좋게 하늘엔 무지개도 떠 주시네요. 대서양과 카리브해를 잇는 거대한 무지개입니다. 

 

달리고 달려서 브루터스 시푸드에 도착합니다. 2년전 스톤크랩을 정말 맛있게 먹은 곳이죠. 그새 옆으로 가게를 확장했네요. 뭔가 초가 움막같은 걸 만들어 놨습니다. 

 

이런 모습. 하지만 이런 남쪽나라에서 30도가 넘는 더위에 야외에 앉을 사람은 자리가 없고 먹고는 싶을 때 밖에 없겠죠.

 

브루터스 시푸드는 철저히 가족이 운영하는 기업인데요, 어부인 아버지가 잡은 물고기를 어머니가 요리하고 딸이 서버를 보는 구조로 짐작하고 있습니다. (정확한 건 아니고 멋대로 상상한 거에요) 일요일에는 열지 않고 영업시간도 오후 5시까지 합니다. 저희가 도착한 시간은 4시 45분 정도. 아슬아슬 했네요. 5시가 넘어서 들어오는 손님은 칼같이 거절하더라구요.

 

아직 새우는 많이 남았습니다. 키웨스트 핑크 새우는 맛있죠. 신선해서 살도 탱탱하고요. 하루 지난 새우는 소스에 쓰거나 저장 제품으로 만드는 모양입니다. 

 

이 지역에서 인기인 호그, 블랙 그루퍼, 황다랑어 다들 이 고장에서 인기 있는 생선입니다. 문 닫을 시간이 거의 됬는데 오늘 장사가 좀 안되었는지 재료가 많이 남아있네요. 뭐... 저 재료는 남으면 근처 마트나 호텔에 납품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집에서 먹으려고 한 건 이거죠. 플로리다 명물 스톤 크랩. 집게발만 삶아서 먹는데 살이 참 달디 단 게 입니다. 2년전에 스톤크랩을 먹은 이야기는 이 글입니다. 참고하세요. 

 

2014/01/13 - [발걸음대로/미국 USA] - [2013 플로리다여행 23] 키웨스트에서 케이프 코럴로(2) 브루터스 시푸드 (Brutus Seafood)

 

 

첫번째로 나온 콩크 챠우더. 콩크는 거대한 소라 모양의 조개인데 살이 무척 질기기 때문에, 주로 갈아서 요리합니다 .이렇게 스프로 만드는 것도 흔한 조리법이죠

 

스톤 크랩. 아이폰 5s와 비교한 사이즈입니다. 점보 사이즈인데 제법 크죠?

 

 

저렇게 3개 삶아주고 5만원. 싼 음식은 아닙니다. 

 

콩크 튀김이 있길래 시켜 보았는데... 엄청 질기고 탄력이 강하더군요. 씹다가 턱이 아플 지경입니다. 정글의 법칙에서는 그냥 직화구이로 만들고 맛있다고만 소감을 말하는데 어차피 시청자는 모를테니 그렇게 프로그램을 내보낸거죠. 맛이 없다기 보다는 먹기 자체가 힘듭니다. 이빨을 튕겨내는 탄력성 뭐 그런게 아니에요. 씹어서 자르기가 힘듭니다. 촉감이 거의 생고무스러워요. 맛있다 없다 전에 씹다가 지쳐버립니다. 

 

밥먹고 찍은 벽에 걸려있던 지도 한장. 부근 해도네요. 선장으로 고기를 잡으려면 당연히 이 지역 바다를 숙지해야 할 듯.

 

 

다시 키웨스트로 달립니다. 하루에 올랜도 - 키웨스트, 좀 긴 운전이네요. 날이 슬슬 어두워지고 건너편 차의 헤드라이트가 눈으로 직격으로 들어와 급격히 피곤해지기 시작합니다. 

 

세븐 마일 브리지 위에서 일몰을 보았습니다. 일찍 도착해서 멀로리 광장으로 가서 보고 싶었지만 저렇게 구름이 쌓여있으니 어차피 여기보다 멋진 광경을 보긴 어렵겠죠.

 

 

구름이 두텁게 깔려 있어서 해가 지는 모습까지는 볼 수 없지만 주황색으로 물들어가는 하늘이 아름다웠습니다. 그리고.... 날이 어두워지자 오버시즈 하이웨이고 뭐고 1차선 만 있기 때문에 마주오는 차량의 하이빔 때문에 눈이 아파 죽을지경이더군요. 바다는 안보이고, 가로등이 제대로 없으니 다들 등을 켜고 운전할 수 밖에 없는게 그게 눈으로 직격이 되어버립니다. 눈이 아파서 찡그려 가며 간신히 운전했습니다. 절대로 밤 늦게 키웨스트 주변에서 운전하지 말아야지 하는 결심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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