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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랜도에서 남은 이틀을 잘 보내야죠. 이날은 케네디 스페이스 센터를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이 센터가 흔히 올랜도에 있는 것처럼 알려져 있지만 그러기엔 상당히 먼 거리에 있습니다. 올랜도에서 대략 1시간은 달려가야 하는 거리에 있죠. 


케네디 스페이스 센터는 플로리다 동부 해안의 멀릿 아일랜드(Merritt Island)라는 섬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인디언 강(Indian River)이라는 플로리다 해안가를 따라 길게 200마일이나 뻗어있는 강에 의해서 육지와 떨어질 듯 말듯 연결되어 있죠. 


이게 인디언 리버입니다. 바다가 되다 만듯한 묘한 지형이죠. 어쨌든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데 전부 짠 것은 아니고 군데군데는 민물처럼 염도가 낮은 데도 있고 뒤죽박죽이라고 해요. 이런 지형 덕에 오랫동안 다양한 생물들이 살고 있었고 특히나 새들의 낙원이라고 할만큼 많은 조류들이 살고 있던 지역입니다. 케네디 센터에서 조금 남쪽으로 내려가면 야생동물 보호구역이 있을 정도로요. 뭐 그런 천혜의 환경이고 늪이 많아서 개발이 안된 곳에 '땅값이 거의 공짜니 우주로 갈 기지를 건설하자'고 새들의 보금자리를 갈아업고 들어선 게 케네디 스페이스 센터라 이 말씀입니다.


아침 일찍 도착했는데도, 이미 주차장에는 차가 가득 들어차 있습니다. 비가 왔었나 보군요. 플로리다는 전체가 늪지대가 많아 수분증발로 인해 상공에 언제든 구름이 발달해 있습니다. 갑자기 날씨가 바뀌어 소나기가 내려도 이상할 게 없는 동네죠.


티켓 사러 줄 설 필요 없이 인터넷으로 사두는 게 편리합니다. 스마트폰으로 바코드를 보여주면 입구에서 통과시켜 주거든요.


케네디 대통령. 뭐라고 써 있는데 확인은 안했습니다. 우주도전을 선언하면서 케네디 대통령이 한 유명한 연설이 있는데, 아래 내용입니다. 멋진 말이긴 하지만 핵심적인 내용은 "공산당이 우리보다 먼저 우주를 차지하지 못하게 우리가 먼저 달로 가겠다." 라는 내용입니다. 당시 소련의 연이은 우주 도전의 성공으로 미국은 소련이 우주에서 미사일을 발사할 수도 있다는 불안에 떨고 있었거든요.


For the eyes of the world now look into space, to the moon and to the planets beyond, and we have vowed that we shall not see it governed by a hostile flag of conquest, but by a banner of freedom and peace. We have vowed that we shall not see space filled with weapons of mass destruction, but with instruments of knowledge and understanding.


하지만 저는 아래의 연설이 들어있는 게 더 멋질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달에 갈 것입니다. 이 목표가 쉽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의 에너지와 최고의 기술을 모두 발휘할 때 정복할 수 있는 어려운 목표이기 때문입니다." 뭐 사람마다 취향은 다르겠지만요.


We choose to go to the Moon not because they are easy, but because they are hard because that goal will serve to organize and measure the best of our energies and skills....


출입구로 들어갑니다. 줄이 상당히 깁니다.


간단한 가방검사를 거치는데 뭐 물이나 이런 건 전 들고 갔습니다만 걸리진 않았습니다.


입구에 들어가면 다양한 로켓들이 보입니다. 로켓 정원인데요, 여기서 쓸데없이 시간보내지 말고 버스를 타러가는게 좋습니다. 나중에 다른 거 다 보고 시간 남으면 하시면 됩니다.


케네디 스페이스 센터 지도입니다. 여기를 다보고 이동하는 것도 좋지만 그러면 버스 타는 줄이 길어질 수 있으니, 가장 먼저 버스를 타고 투어를 하는 게 시간 절약이 됩니다.


로켓가든 앞에는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는 카페가 있으나 여기도 무시하고 이동합니다. 들어오자마자 먹을 필욘 없잖아요?


큰 길을 죽~ 따라가면 저 맞은 편에 셔틀 타는 곳이 있습니다.


우주비행사를 만나는 행사도 있는 듯 한데, 별거 아니니 그냥 무시하세요. 일단은.


가는 길에 있는 우주 정거장 사진.


스페이스 센터 투어.


서두르는 이유는 케네디 센터에서 꼭 해야하는 세 가지를 가장 먼저 하기 위해서 입니다.


1. 버스를 타고 발사대 구경 (돈을 더내면 발사대를 가까이서 보는 프로그램도 있지만 저는 관심 없어서 무시했습니다.)

2. 달에 인류를 보낸 아폴로/새턴 관(Apollo/Saturn Center)

3. 스페이스 셔틀 아틀란티스 관(Space Shuttle Atlantis Center)


사실은 2, 3번이 공들여서 꾸며놓은 곳이고 가장 재미있는데, 아폴로 새턴관을 가기 위해서는 투어 버스를 타야 갈 수 있거든요. 투어버스를 타면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아폴로/새턴관에 내려줍니다. 어쨌든 위의 셋을 먼저 즐기고 나머지는 시간이 되면 하면 됩니다. 


버스 줄은 이미 30분, 아침에는 5분만에 버스가 한대씩 오는 데도 기다리는 시간이 제법 깁니다.


이 동네는 뭐만 하면 사진찍는 이벤트를 하더군요. 추가수입을 얻기 위해서인데 저는 별로 기념이 될 거 같지 않아서 패스했습니다. 로켓이 발사될 때 엄청난 소음에 귀를 막는 듯한 시늉을 시킵니다.


30분 기다려서 간신히 버스를 잡아탑니다.


버스 안은 좀 초라한 편, 뭔가 설명해주는 TV도 작고 (버스안에 큰 TV를 둘 수도 없으니) 무엇보다 창문을 열 수 없습니다. 앞에 보이는 게 맨 처음 도착한 비지터 컴플렉스(Visitor Complex)고요 나중에 돌아와서 나머지를 구경할 곳입니다. 


버스를 타고 기지 곳곳을 구경하는 건 사실 그렇게 감동적이거나 하지 않습니다. 2마일 떨어져서 보는 것이고 절대 가까이 가서 보여주지 않거든요.


이 정도 거리에서 보게 됩니다. 왼쪽에 마징가 조립하는 듯한 투박한 사각형 건물이 바로 로켓을 조립하는 곳입니다.


정말 기능성만 생각해서 만들어졌죠? 이 동네가 이렇습니다.


거대한 탱크 설비



픽업트럭과 비교하면 이 정도 사이즈입니다.


발사대를 저기 싫어서 옮기는 듯 하네요. 로켓이 아니고 발사대를 옮겨요. 스케일 좀 보소.


조립 공장 주위를 빙빙 돕니다. 예전에 아폴로 발사를 지켜본 메인 관제센터라고 합니다. 저 창문으로 발사 장면을 본 거 같군요. 주로 기자, 방송국 직원들이 여기서 본다고 합니다. 메인센터는 따로 있겠죠.


조립공장과 구 미디어 센터


새로 개장한 미디어 센터라고 하네요.


다음 코스는 Space X의 발사대입니다. 엘론 머스크가 설립한 민간 우주여행사죠. 물론 아직 여행까진 못가고 시범 발사에 성공한 정도입니다. 나사와 함께 프로젝트를 같이 하고 있다고 하네요. 스페이스 X 직원들 상당수가 예산 삭감으로 NASA를 떠나거나 한 직원들이라 그 인력이 그 인력이라고 합니다.


멀찌감치에서 바라본 발사대. 가까이 가진 못합니다. 


호수 저쪽으로 멀리서 보기에도 상당히 큰 건물들이 있는데, 아마도 메인 관제센터/연구소 그런 것들이겠죠. 저긴 근처에도 가지 못합니다. 저기가 아마도 케이프 케네버럴(Cape Canaveral) 의 미국 공군기지 같군요. 케네디 센터와 이 쪽 우주 항공 시설 전체를 관장하는 곳입니다.


스페이스 X 시설을 빙빙 돕니다. 중간에 버스를 좀 세우고 오래 못세우니 빨리 찍으라고 하는데요, 여유있게 찍으시면 됩니다. 다 찍으면 출발하는데 뭐 그렇다고 해도 1분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이게 우리가 보던 그 로켓 발사대입니다. 발사하는 거대한 압력을 견딜 수 있게 저런 구조물을 만들어 두었겠죠.


로켓 발사시 에너지의 연소 온도는 수천도가 넘습니다. 주변을 막은 철판은 저렇게 일그러지게 됩니다. 뭔가 예술작품같이 흔적이 남았네요.


발사대와 조립 공장 사이에는 이런 돌길이 크게 나있습니다. 조립완료된 로켓을 실어 나르는 길이라고 하네요.


넓이가 상당합니다. 하중이 워낙 크니 아스팔트론 버티지 못하고 돌로 바닥을 다져논 것이겠죠.


이게 로켓을 나르는 거대 크레인입니다.


캐터필라 사이즈가 장난이 아니네요.



다시 조립건물로 돌아왔습니다. 사실 발사대도 십여곳이 넘게 있는데 가까이 접근한 곳은 Space X와 다른 하나, 둘 뿐이어서 실망이 좀 컸습니다. 뭐 하긴 고작 $50 낸 관광객에게 비밀 발사대까지 막 보여줄 순 없을테니까요.


소형 로켓, 미사일 처럼 보이네요.


조립 공장을 가장 가까이 지날 때. 정말 안에서 뭔가 만들고 있긴 하더군요.


그리하여 도착한 곳이 아폴로/새턴 센터입니다. 위 사진은 민간 관람대인데, 우주선 발사할 때 돈을 내면 발사장면을 여기 앉아서 볼 수 있습니다. 발사대와는 대략 20마일 밖이라고 하네요.


버스에서 내려서 아폴로 / 새턴 센터로 들어가는 걸 기다립니다. 버스 투어는 별 재미가 없었고 아폴로가 정말 인상적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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