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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후배 부부와 함께 Austin에 가까이 있는 Hill Country에 있는 와이너리인 Mandola에 다녀왔습니다. 강남에서 에버랜드 정도 거리인데, 주말엔 막히지 않아서 금방 갈 수 있습니다.
텍사스에서 와인이라니? 라고 의아하게 생각하시는 분도 계실거에요. 세계적으로 와인 붐이 일어난 이후, 미국은 캘리포니아뿐만 아니라 각지에서 와인 비지니스 붐이 일어났습니다. 텍사스도 예외가 될 수는 없었죠. 척박한 토양이지만 비가 적게오는 건조한 지역이라 와인 재배에는 나쁘지 않은 환경이었거든요.
더구나 텍사스는 Mexico 영토였고, 스페인, 포루투칼 문화적 배경이 깊은 곳이지요. 역사를 거슬러올라가면 1650년 경에 처음으로 스페인 수도사들이 미사용 와인을 재배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캘리포니아보다 100년도 전이라고 해요. 하지만 와인을 재배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게 부족했죠. 바로 '고객'입니다. 캘리포니아 Napa는 Silicon Valley가 성장하면서 신흥 부자들이 Winery에 투자하고, 고객들이 증가했지만 Texas는 척박한 동네라 이런 산업이 성장할 여유가 없었던거죠.
좋은 와인이 잘 자라는 토양따윈 잘 모르겠지만 비옥한 지역일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보다는 비가 덜오는 환경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Napa든 Texas든 사실 '작물'에 좋은 환경은 아니거든요. 그보다는 '양조기술'이 중요한 거겠죠. 한국도 비닐하우스에서 포도를 재배하고 일류 양조사를 스카웃 하면 좋은 와인이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설이 길었네요.
만돌라 와이너리의 포도밭입니다. 25,000병 정도를 수확할 예정인 조그마한 와이너리지요. 그런데 사진에 나무에는 포도가 열려있지 않았어요. 아직 어린 나무들이라 포도를 맺지 못하는지도 모르죠. 어쨌든 아직 뿌리를 충분히 내리지 못했으니 맛 좋은 포도는 나오지 않겠죠. (사실 양분이라면 한국땅을 능가할 지역은 거의 없다시피 하다는데...한국은 복분자 와인으로 승부를 걸어야할까요?)
도착해보니, 이와 같은 건물이 반깁니다. 캘리포니아 와이너리와 마찬가지로 잘 단장되어 있고 식당도 겸하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좋은 와인보다는 관광 수익을 노리고 건설된 게 아닐까 생각되요. 뭐 텍사스니까 와인 맛이나 음식 맛은 기대할 필요는 없겠지만 말입니다.
잘 꾸며져 있지요? 규모는 캘리포니아에 비하면 작습니다. 특히나 유명 와이너리에 비하면 어림도 없죠. 식당 하나, 와인시음장겸 공장으로 쓰이고 있는 건물 하나가 전부인 조그마한 와이너리지요. 하지만 정원에는 나름 분수도 있고 넓진 않지만 조경이 잘 되어 있어 아기자기한 느낌을 줍니다. 오스틴에 사시는 분이면 한 번 쯤 와볼만한 곳이지요. 단 뒤에 설명하겠지만, 와이너리에 대한 환상이 있으신 분이면 안 오시는 게 좋습니다만.^^
식당 앞을 지나서, 와인 시음장으로 갑니다.
담쟁이도 붙여놓고, 신경 좀 썼군요.^^ 건물 자체는 예쁜 편입니다. Texas에는 저런 '회색'계열의 돌이 많아요. 그래서 대부분의 좋은 집들은 저런 색의 돌로 외관을 마무리 한 경우가 많습니다.
들어가보면 내부 인테리어도 꽤 잘 해 놓은 걸 알 수 있습니다. 참고로 여기 주인은 시실리에서 왔다고 하더군요. (남부 마피아 출신일지도...) 하지만 와이너리는 토스카나를 벤치마킹 있다고해요. 아무래도 시실리보다는 토스카나가 더 팔리는 이름일테니까요.
2007년 화이트 와인입니다. 와이너리가 생긴지는 몇 년 되었지만 실제 농장에서 수확한 포도로 만든 첫 와인이라고 하더군요. 그럼 그전에는? 대부분 미국 와이너리가 그렇지만 이탈리아, 캘리포니아의 소규모 와이너리에서 포도 원액을 사서 양조를 했었죠. 전부 화이트 와인뿐인데 Red도 만들거라고 하지만, 글쎄요? 팔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사실 전 와인이 대단한 술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와인시음만 하는 게 아니고, 당연히 각종 엑세서리 판매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와이너리처럼 대규모 인건 아니고 (아직 그렇게 큰 규모로 찾아올 손님도 없으니) 소규모죠. 위에서 팔고 있는 건 와인 홀더랄까? 아시죠? 와인 병을 깨지지 않게 운반할 때 써먹는 놈들입니다.
텍사스 Hill Country 주변은 Wine 뿐만 아니라 라벤더를 대량 재배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라벤더로 만든 각종 Skin care 제품도 함께 팔고 있네요. 가격은 싸지 않습니다.
이탈리안 요리 책도 있네요. 사실 이 집이 시내에서 Italian Market인가? 하는 레스토랑도 겸하고 있기 때문에 요리 관련 제품(치즈 라든지..)도 좀 팔고 있습니다. 그 레스토랑은 원래 NY에 있었지만 가문 전체가 오스틴으로 옮겨오면서 함께 이전했다고 하는데요, 이전에 한 번 가보았는데 왜 뉴욕에서는 배겨나지 못했는지를, 맛을 보니 바로 알 수 있겠더군요.
이제 와이너리 투어를 나서보기로 하죠. 아무도 없는 것 같았는데 시간이 되니 대규모로 손님들이 찾아오는군요. 화면 왼쪽에 있는 이탈리안 계의 남자가 (빨간 윗도리) 와이너리 직원입니다만... 와인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는 듯, 손님들의 각종 질문에 땀을 빼더군요.
새로 생긴 와이너리다보니, 캘리포니아처럼 전통과 역사를 주제로 설명하기 보다는, 이렇게 투어하기 편하게 복도를 만들어 두었습니다. 주요 시설을 유리창을 통해서 볼 수 있도록 한 시스템입니다.
와이너리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계셨습니까? 사실 저가와인 프리미엄 와인 할 것 없이 최근에는 기본 양조 설비는 다 위와 유사합니다. 몇몇 소규모 와이너리에서 하는 특별한 와인이나 유기농 와인을 제외하면 신대륙 와이너리의 설비는 이런 식으로 기계화 되어 있어서 컴퓨터가 관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용 문제가 가장 크죠. 인력을 절감할 수 있으니까요.
뒤에 보이시는 높은 탑은 처음 포도를 수확하여 정제하는 기기입니다. 같은 기계로 껍질을 포함시킬지, 완전히 걸러서 화이트를 만들지를 결정하는 곳이지요. 그 외에 오크통도 있습니다. 주로 미국 오크통인데 가격을 생각해서, 다른 와이너리에서 썼던 오크 통을 싸게 사와서 활용하더군요.
텍사스 와인 수준은 높지 않습니다. 테이블 와인으로 '와인 만 있으면 되는 자리'에 사용할 수 있는 저급 와인이 대부분입니다. 물론 한 병에 $40정도 되는 InWood같은 프리미엄 와인도 있죠. 이 번에 2006 Palomino-Chardonnay, 750ml을 출시하면서 가격을 $70로 인상했더군요. 품질에 어지간히 자신이 붙은 해였는가 봅니다. 물론 제 돈 주고 먹고픈 생각은 아직 없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텍사스 와인들은 설탕을 첨가해서 단만을 높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양조기술의 부족이라기 보다는, 척박한 환경이라 농축된 포도를 만들기 어려워서가 아닐까 합니다. 제 아무리 비가 적게와도 땅 자체에 양분이 많아 보이지 않는 곳이라. 만돌라에서는 와인 투어때 가이드가 설탕을 첨가하는 과정을 태연히 설명하더군요. 그리고 그걸 창피하게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하긴 설탕은 텍사스 음식의 마음의 고향일테니--;;;
병입하는 기계입니다. 한창 때는 무척 바삐 돌아가겠죠.
시음장에서 나와서 바라 본 포도나무 입니다. 날씨만 무덥지 않다면 산책하기도 좋은 곳이죠. 이제 와이너리는 대충 봤으니, 배를 채우러 가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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