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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웨스트에 오는 관광객들이 꼭 가는 네 곳이 있다고 말씀드렸죠? 일출을 바라보는 멀로리 광장, 그리고 또 한 곳이 바로 헤밍웨이의 집입니다. 헤밍웨이기 1931~1939년까지 거주한 곳이고 현재는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아침을 먹고 느긋하게 길을 나섭니다. 올드 타운에 있는 명소들은 어차피 위치가 거기서 거기여서 걸어서 돌아다닐 수 있습니다.
아직 인적이 드문 (휴양지니 낚시하는 사람들 빼면 전부 늦잠에 열중하겠죠?) 아침 거리를 걸어갑니다.
이 꽃이름이 뭘까요? 하도 자주 봐서... 오키드였던가?
야자수가 가로수이자 정원수입니다. 열대의 분위기.
10분쯤 걸어서 헤밍웨이 집에 도착합니다. 사람들이 좀 보이네요. 자전거, 스쿠터, 그리고 저기 보이는 전기차량 모두가 임대해서 탈 수 있는 것들입니다. 빌려주는 회사가 성업하고 있지요. 저도 자전거로 해안도로를 일주해 볼까 하다가... 타면 제대로 밟아보고 싶을 듯 해서 하지 않았습니다.
가까이 등대가 보입니다. 지금은 등대가 아니라 박물관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다른 집과는 달리 돌담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 돌담은 1937년 남편 헤밍웨이가 스페인 종군기자로 출장간 틈을 타서, 부인 Pauline이, 돈을 억수로 써서 집을 개조하면서 풀장도 만들고 돌담도 쌓은 것이라 합니다. 그런데 이런 돌담 정원은 사실 미국에서는 흔히 보기 어려운 겁니다.
그래서 구하기가 힘든 물품이어서, 키 웨스트 일부 도로에 덮여있던 벽돌을 훔쳐서(-_-) 돌담을 쌓았다는 전설도 전해내려 옵니다. 이런 사실을 보면, Pauline이 일을 맡겼다는 헤밍웨이 친구라는 작자는 사실 무허가 건설업자가 아닐까 합니다. 키웨스트시는 나중에 이를 발견하고 헤밍웨이에 비용을 청구했고, 헤밍웨이가 마누라에게 풀장 비용이나 이런 저런 비용을 듣고 나서, 빡쳐서 동전을 집어 던질만했죠.
추가로, 또 하나의 카더라 이야기는 키웨스트시에서는 뜬금없이 벽돌담을 쌓는 걸 좋아하지 않아서, 자재업자들에게 헤밍웨이 집짓는데 벽돌을 팔지 말아달라고 했다고 하네요. 그래서 해군에 근무하고 있던 헤밍웨이 친구가 대신 벽돌을 얻어다 줬다는 이야기도 있어요. 뭐가 진실인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부인 Pauline여사께서 집 수리에 떼돈을 들이신 것만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매표소입니다. $13. 혹시 알고 계신지 모르지만 이 집의 현재 주인들은 사실상 '고양이'떼거리 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헤밍웨이의 고양이 후손 45마리가 이 집에 살고 있습니다. 고양이를 안지 마세요. 라고 주의 사항을 써둔걸 보면... 아마도 예전에 관람객이 쓰다듬고 안아서 고양이들 스트레스가 꽤 있었나봅니다.
입구를 통과하면 2층 저택이 보입니다. 발코니가 시원한 미국 남부 + 유럽풍 저택입니다. 중정이 없으니 스페인풍이라고 하기에는 그렇군요. 참고로 1961년 이 집은 헤밍웨이의 미망인이 $8.000에 팔았고, 버니스 딕슨이라는 사람이 구매해서 박물관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당시 $8,000달러면 일반적인 집값이라고 하지만 헤밍웨이의 집값이라면 상당히 싼 가격인데, 미망인이 박물관을 만든다는 조건으로 판매했는지는 모르겠네요.
어딘가 앉아서 쉬고싶게 만드는 벤치들... 입구로 들어가려는, 혹은 관람을 마치고 나오는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입구에서 바라본 정문은 이렇습니다.
자. 안으로 들어가보죠. 1층에는 두 개의 방이 있습니다. 식사를 하는 방과 거실. 먼저 식당으로 가봅니다. 헤밍웨이 사진이 딱 걸려있네요.
아마도 식사를 했던 테이블. 누가 예전에 의자를 훔쳐가려 했는지 쇠사슬로 묶어 두었네요. 솔리드 원목을 쓴 듯 한데 헤밍웨이 자신이 17세기~18세기에 생산된 스페인가구를 무척 좋아했고, 수집했다고 합니다.
각종 그림과 사진들이 방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키 웨스트 항구를 그린 게 아닌가 싶네요.
헤밍웨이와 친구들, 부인들의 사진들. 멋스럽게 걸려있네요. 참고로 조명이 멋스럽지 않나요? 헤밍웨이는 샹들리에와 조명을 좋아해서 일부 수집하기도 했답니다. 그래서 방마다 조명 형태가 조금씩 다르다고 하네요.
이게 뭐였더라? 잊어버렸습니다. 책 인세로 받은 수표라던가?
인도에서 가져온 듯한 장식품.
두개 입니다. 인도가 아니고 스페인에서 만든 무어인의 작품일지도 모르겠네요. 뭐 야드로나 마이센같은 유럽 제품일 수도 있구요.
헤밍웨이뿐만 아니라 그의 친구들의 사진도 걸려 있습니다. 이건 아마 박물관으로 개조하면서 추가한 물품들이겠죠. 루이스 브롬필드라는 퓰리처 상을 수상한 작가인데, 이 작가가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의 영화 시나리오를 썼다고 되어 있네요.
헤밍웨이의 두 아들.
물고기 장식. 헤밍웨이는 실제로 낚시에 미쳤었다고 하죠. 이 동네에 산 것도 순전 낚시 때문이 아닐까 의심됩니다.
네번째 부인이자, 마지막 부인인 Mary Welch와의 사진입니다.
아마도 무라노 글라스가 아닐까.. 싶은데, 정확한 건 아닙니다. 헤밍웨이는 무라노 글라스를 좋아해서, 2층에 유명한 무라노 글라스로 된 샹들리에를 구매해서 달아두기도 했다네요.
식당을 다보고 거실은 나중에 보기로 하고, 2층으로 올라갑니다. 도슨트 프로그램이 있어서 따라다니느라고요.
헤밍웨이의 모든 소설 작품은 영화화 되었다. 라고 문제가 주어지면 YES를 선택하세요. 이 집 도슨트가 그랬는데.. 진짜인지는 모르겠고 확인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어쨌든 돈은 무지많이 번 작가이고, 명성도 함께 얻은 작가이고, 결혼도 네번이나 한 작가입니다. (바람피운 것까지 하면 셀 수 없을지도)
계단을 올라가면 헤밍웨이의 소설들이 벽장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헤밍웨이의 침대. 저 침대 장식은 스페인 어느 수도원의 입구를 떼내어 온 것이라고 합니다. 이 침대는 집안꾸미기의 달인인 Pauline (둘째부인)이 어릴 때 살았던 세인트루이스에서 가져왔다고 하는데, 정확한 사실은 모르겠습니다.
침실 풍경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멋진 침실이네요. 잠이 잘 올 듯.
발치에는 묘하게 생긴 의자들이 놓여있습니다.
침대 머리맡 그림도 맘에 들고요. 왼쪽분이 짐작하시는대로 도슨트하는 이 집 관리인중 한 명입니다. Henry Faulkner가 그린 '헤밍웨이의 집'이라는 그림입니다. 그리 유명한 화가는 아니지만 저 그림은 맘에 드네요.
피카소의 고양이. 오리지널은 피카소가 만든 것이었으나, 어느 관광객이 훔쳐갔고 3일만에 찾았을 때는 멍청한 도둑이 부러뜨린 뒤였다고 합니다. 현재 있는 작품은 Bob Orlin이 만든 복제품입니다.
이것이 바로 헤밍웨이가 수집했다는 무라노 글라스로 만든 유리 샹들리에. 무라노 글라스는 중세 유리세공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북부지방의 도시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이슬람의 유리기술을 가져와서 유럽 유리제작을 독점했었지요.
그림이 예쁜 벽장입니다.
벽장 옆의 문은 화장실이자 목욕탕. 들어갈 수는 없게 막아뒀습니다.
키웨스트에서는 처음으로 물을 건물 내로 공급하기 위해 배관을 설치한 집들 중에 하나라고 합니다. 특히 2층에 목욕탕을 설치하고 물을 공급하는 건 당시로서는 매우 드물었다고 하네요.
목욕탕에도 무라노 글라스 샹들리에.
2층에 있는 방은 침실, 아들들의 방 두개. 모두 세 개의 방입니다. 아들들의 방 중 하나인데 지금은 다양한 사진, 메달, 서류의 전시를 위해 쓰고 있습니다. 이 집의 주인이 고양이인 증거입니다. 사람들이 오건 말건 드러누워있습니다. 사진 오른쪽, 유리장안에 들어있는 막대기 같은게 헤밍웨이의 낚시대랍니다.
헤밍웨이가 잡은 청새치 사진. 저런거나 잡고 다니다 노인과 바다를 쓴 거죠.
무기여 잘 있거라. 1차대전인가 참여해서 부상으로 못걷는 상태였는데 간호사를 꼬셨고 진하게 연애를 한 경험에서 태어난 소설이라고 합니다. 군의관과 간호원이 사랑을 나누었고, 간호원 캐서린은 아기를 낳다 난산으로 숨지지만... 실제로는 뭐 진실은 모르지요. 헤밍웨이는 나중에 그녀가 자신과 결혼을 거절했다! 라고 주장했는데요 그 후의 행동을 보면 사랑만 남겨놓고 떠나간 게 아닌지 의심이 됩니다. 무기여 잘있거라도 영화화 되었지만 미국 군인이 간호사와 사랑에 빠졌다는 이야기 역시, 영화화하기에는 좋은 소재인지 1997년 'In Love and War'이라는 작품으로 영화화 되기도 했습니다. 크리스 오도넬이 헤밍웨이 역을, 산드라 블록이 간호사인 아그네스 역을 열연했는데 흥행은 망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당시 유럽에서 찍은 젊은 날의 헤밍웨이 사진입니다. 부상당하기 전이겠죠.
헤밍웨이의 오래된 소설들입니다. 이 장은 Pauline이 프랑스에서 사온 거라고 하네요. 멋진 호두나무 장입니다.
이건 무라노 글라스는 아닌 모양인데.. 아들이 쓰던 방에 전시되어 있네요.
헤밍웨이의 변천사. 우리에게는 말년의 수염투성이의 넉살좋은 할아버지로 기억되고 있죠.
친구들과 찍은 사진. 낚시 사진이 많더군요.
그림 설명을 들었는데.... 기억이 나지 않네요.
집 밖의 발코니를 거닙니다. 시간이 지나 낮이 되니 햇살이 강렬해졌네요. 여름에 오면 쪄 죽는다고 합니다.
헤밍웨이집 옆에 있던 등대. 오늘날에는 박물관으로 활용된다고 합니다.
정원이 참 보기 좋네요.
한쪽 정원은 결혼식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1층으로 내려와 아까 보지 못한 거실을 방문합니다. 거실이라 그림과 장신구가 더 많은 느낌.
헤밍웨이와 낚시 친구, 그리고 낚시배 모형.
이걸타고 카리브해를 누비며 고기를 잡았겠지요.
친구와 헤밍웨이의 사진들.
주로 청새치를 노렸나보네요. 잡아온 새치들은 혼자는 못먹었을텐데 어쨌을까요?
소파도 고급스러워 보이지만 사람은 앉지 못합니다.
키웨스트 전경이 담긴 그림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고양이 그림도 있습니다.
이 사람은 원래 이 집을 건축한 사람이라고 하네요. 즉 이 집은 헤밍웨이가 지은 집이 아니라 이 사람이 지은 걸 헤밍웨이가 샀던 거죠.
무라노 유리로 만든 크리스탈 잔일까요?
거실의 전경을 다시 보시겠습니다.
사람은 못앉는 소파에 고양이 한마리가 편안히 자고 있네요. 이걸로 헤밍웨이의 저택 실내 구경을 마무리하고 이제 정원으로 나가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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