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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밍웨이 저택 실내를 보고, 이제 정원으로 나와봅니다. 

묶고 있는 가든호텔 못지 않게 나무들이 많고 잘 가꿔져 있습니다. 


도슨트 프로그램중에 어슬렁 거리며 나타난 헤밍웨이 고양이 직계. 헤밍웨이 고양이는 여섯개의 발가락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네요. 그래서 후손중에 발가락 여섯인 녀석이 꽤 됀다고 합니다. 


벽돌길입니다. 1937년 비정상적인 경로로 입수한 돌담의 벽돌과 같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헤밍웨이의 집 옆에는 헤밍웨이가 소설을 쓰던 장소가 있습니다. 아마 대부분 사람이 그렇듯이 집중하기 위해서는 혼자 있을 공간이 필요했겠지요. 


이녀석이 바로 발가락 6개인 헤밍웨이 고양이 직계 자손입니다. 안쪽에 하나는 숨기고 있다네요. 뭐... 그 고양이도 헤밍웨이 닮아서 바람둥이 였는지, 자손들은 어머니가 모두 다른 것 같습니다. (물론 이미 5대 정도는 내려왔겠죠.) 이 고양이들은 집안으로 다른 고양이가 들어오는 걸 절~대로 허용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그야말로 주인의식.


헤밍웨이 집은 키웨스트에서 처음으로 수영장을 설치한 집인데요, 지금도 개인풀장으로는 키 웨스트에서 가장 크답니다. 길이는 대략 20미터. 풀장을 설치한 사람은 헤밍웨이의 부인인 Pauline이었습니다. 당시 공사비로 집값의 4배가 넘는 $20000를 들였는데, 현재 가치로 따지면 $330,000 정도 된답니다. 미국에서는 $10만~ $15만이면 적당한 집 한채를 살 수 있으니 집 두채를 살 가격이지요. 하지만 풀장 공사 당시에 헤밍웨이는 스페인 내전에 특파원으로 참전해서 풀장이 만들어지는지도 몰랐다고 하네요. 돌아왔을 때는 멋대로 설치된 풀장과 그 어마어마한 비용에 매우 놀라고 불쾌해 하면서 


"Well, you might as well have my last cent." (야. 내 마지막 남은 돈도 가져가 써라!)


라고 하며 주머니에 있는 동전을 집어 던졌는데요... 믿거나 말거나 그때 던졌던 동전이 콘크리트에 박혔고 아직도 수영장 앞쪽에 이렇게 보관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기둥 옆에요. 

그게 이 페니입니다. 전 믿기 싫더군요.  

헤밍웨이는 무척 술을 좋아했는데, 그 증거의 하나가 슬로피 조의 변기입니다. 술에 취해서 어느날 리노베이션하던 슬로피 조에 갔을 때, 이걸 가져가야겠어! 하고 낑낑 거리며 술집주인 조와 함께 변기 조각을 집으로 가져왔다고 하네요. 술에 취하면 개가 되는 사람이 있다더니.. 영역표시하던 물건을 버릴 수가 없었나보네요. 다음 날 일어나서 얼마나 황당했을까요? 뒤의 항아리에서 끊임없이 물이 나와서 소변기를 채우고 오늘 날에는 고양이들이 물마시는 장소로 애용되고 있습니다. '고양이 샘'이라는 자석 기념품으로도 판매중이에요. 


정원 다른 곳도 좀 구경하시죠. 여기서부터는 사진만...





곳곳에 고양이들이 자유롭게 먹이와 물을 마실 수 있게 되어 있네요. 


정원 한쪽에서 바라본 헤밍웨이집의 전경. 



팜트리라고 하네요. 넓적한게 독특하게 생겼습니다. 

면적이 넓다보니 사람들이 군데군데 왔다간 흔적을 남겨뒀습니다. 드물게는 한글도 있어요. 


수영장 쪽에서 바라본, 헤밍웨이의 집필실, 1층은 일부는 창고, 일부는 기념품 샵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안자있고 싶은 벤치. 

벤치도 이쁘네요. 

수풀이 우거진 정원. 따뜻한 열대 기후다보니 나무들이 잘 자라는 듯 합니다.

다시 돌아와서 헤밍웨이의 서재입니다. 소설을 쓰는 곳인데 들어갈 수는 없고 창살 틈으로만 볼 수 있습니다.

너무도 여유롭게 자고 있는 고양이. 헤밍웨이는 낚시 뿐만 아니라 사냥도 좋아했습니다. 이 집에서 살다가 키웨스트 주변에 큰 물고기가 다 떨어지니까 배를 타고 훌쩍 이동한 곳이 물고기가 더 많다고 알려진 쿠바였는데, 쿠바의 저택에서 자기가 사냥한 동물들을 박제로 만들어 걸어두었다고 하네요.


넓찍한 책상은 없고 테이블에서 썼나보네요.

거장의 서재의 느낌. 단아합니다.

흠. 여기서도 글을 썼을지 모르겠네요. 

여유로운 고양이 사진 하나 더. 고양이 팔자가 상팔자.

이 집 정원을 거니는 헤밍웨이 그림

오른쪽 벽의 그림은 아마도 낚시가서 그린 그림일 듯. 노년의 모습. 사실 저 나이때는 이 저택에서 이미 살지 않았다니 아마도 쿠바에 있는 모습을 그린 게 아닐까요?

서재에서 바라본 수영장입니다. 2층에서 보는 풍경이 멋지네요.

다시 내려와서...

수영장을 빙 둘러 산책로가 나있습니다. 



수영장 주변 산책로를 한 바퀴 돌고, 이제 저 사진의 야자나무에 살짝 가린 문으로 들어갑니다. 거기가 기념품 샵입니다.


주요 기념품은 헤밍웨이 사진과 책, 헤밍웨이 여자들 사진과 자석, 고양이 그림과 각종 관련 기념품으로 고양이가 헤밍웨이보다 더 많습니다. 아무래도 귀여운 것에 사람들이 끌리기 마련이죠.

헤밍웨이의 사진들. 

다양한 고양이 그림들. 기념품으로도 팔고 있습니다.

헤밍웨이의 여인네들 코너. 저분들 초상권은 다 해결한건지... 특히나 저 그리스계 간호사 아그네스. 아마 파는 줄도 모를거라는 데 500원 겁니다. 왼쪽부터 무기여 잘있거라를 쓰게 만든 간호사 아그네스, 첫 아내 Hadley, 헤밍웨이와 함께 있는 사진이 낭비벽있거나 금전감각이 모자라는 아내 Pauline, 이하는 알아서 찾아보세요. 귀찮아-_-;;


저택에서 볼 수 있는 그림, 조각들로 기념품을 만들었네요.

헤밍웨이의 작품들을 팔고 있습니다. 

기념품 판매점에도 고양이가 자기 세상인양 거닐고 있습니다. 물건은 떨어뜨리지 않는다네요. 


수집가들에게 팔아먹기 위한 희귀본 코너.

그런데 기념품 밑에 뭔가 봤더니 고양이 한마리가 잠을 자고 있습니다.

정말 푹 자고 있네요. 올해 18살이라 나이 많은 고양이 중 하나로 노상 잔다고 하네요.

다른 장소를 차지하고 있는 또 한마리의 고양이


기념품 샵의 전경. 


마음에 들어서 산 기념품. 아까 말씀드렸던 고양이 샘입니다. 바로 밑에 슬로피 조에서 가져온 변기 조각이 있어야 하지만, 아름답지 못해서 그런지 고양이들로 가리고 있네요.


기념품 가게를 나가 정원 구석으로 난 오솔길을 거닐어 봅니다.


정원 한 구석에는 헤밍웨이가 만들었다는 고양이들의 무덤이 있습니다. 상당히 잘 꾸며져 있어요. 고양이를 상당히 좋아했는지 쿠바에 있는 헤밍웨이의 또다른 집에도 고양이 무덤을 만들어 주었다고 합니다. 물론 그 집은 쿠바 정부가 몰수 하면서 고양이는 어떻게 되었는지 모릅니다. 이 집에 도로 가져와 풀어주지는 않았을 거 같네요.


뭔 QR코드가.... 죽은 고양이들의 이름이라 합니다. 


이건 저 비석이 만들어지기 전에 바닥에 새긴 것. 헤밍웨이가 새긴 것도 찾아봤는데 못찾았어요. 

헤밍웨이가 이 집에 없을 때 자식들과 관리인들이 새긴 것이 대부분입니다. 그래도 고양이를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로맨틱한 장소일 듯 


정원 한구석은 '결혼식'장으로 빌려주고 있는데요, 이 박물관의 주요 수익모델의 하나라고 합디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사진찍기 바쁘네요. 


헤밍웨이는 복싱도 좋아했는데, 종종 지역 복서들과 이 건물 정원에서 시합을 했다고 합니다. 아마도 여기 결혼식장으로 쓰이는 이 자리에서 헤밍웨이가 복서에게 얻어맞고 자빠지던 곳일지도 모르지요. 뭐 그렇게 결혼과 이혼을 반복한 사람집에서 결혼식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전 잘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헤밍웨이 저택 구경은 이걸로 마치고, 점심은 그가 즐겨 술마시러 갔다는 슬로피 조(Sloppy Joe's Bar)에서 먹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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