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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애미 마지막 이야기입니다. 아~ 우울해진다. 


마이애미에 있는 동안, 매일 아침을 집에서 1분 거리에 있는 젤라또 고(Gelato Go)에 가서 커피와 티라미수를 먹어치우는 걸로 시작했는데요 - 그래봤자 이틀이었지만- 가까이에 다른 까페가 있길래 마지막 날은 그곳을 가보기로 합니다. 유로파 델리캇슨(Europa Delicatessen Deli & Gourmet Market), 저는 그냥 줄여서 유로파 카페라고 부르기로 했습니다. 여기도 숙소에서 걸어서 2분 쯤 걸리는 곳이었어요. 5번가와 워싱턴 애비뉴가 겹치는 곳쯤에 있습니다.


가게는 깔끔합니다. 하긴 미국에서 깔끔하지 않으면 장사하기 어렵죠. 델리 & 구르메 마켓이라는 이름답게 다양한 가공육 제품과 먹거리 관련 공산품을 팔고 있습니다.


물론 커피도 팔고 있죠.


올리브유, 올리브 절임, 뭔가 잼, 각종 소스... 잡다한 걸 파는데 아주 특출나게 수준이 높아보이는 제품은 없습니다. 뭐 그런건 이탈리아 본토에나 가야하는 거고 여긴 마이애미니까요.


다양한 파이, 케이크가 진열되어 있습니다. 크림브릴레, 티라미수, 초코렛 무스, 애플파이 등.. 기본적인 것들이 있네요. 당연히 티라미수를 주문하려고 했는데 그 옆의 초콜렛 무스케이크가 마음을 끌어당깁니다.

"이봐. 나 초콜렛을 아주 퍼부어서 만든 케이크야! 맛보고 싶지 않아?"

라고 말이죠. 물론 저는 저런 저급한(?) 유혹을 뿌리치고 오랜 친구인 티라미수 케이크를 주문했습니다. 친구를 배신해서는 안되는거죠.


델리 답게 다양한 가용육과 파이들, 절임류도 함께 팔고 있습니다.


뭐가 뭔지 잘 모르겠는 음식들도 많네요. 이탈리아 델리에서 먹으려면 공부 좀 해야겠군요.


햄과 초리소. 여기서 만든 가공육은 없는 것 같았습니다.


가공육들, 유럽산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미국산으로 보였습니다.


투고를 목적으로 하는 가게지만 가게 안쪽으로 들어가면 비교적 편하게 앉을 수 있는 자리가 있습니다. 야외에도 좌석이 있긴한데 흡연이 가능한지 담배피는 사람이 있어서 밖에 앉을 수가 없더라구요. 


화장실을 보면 가게 수준을 알 수 있다고 하는데, 이 집 화장실 정말 깨끗하고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세면대를 구성하는 판은 특이하게 전부 나무였는데 그 가운데 꽃 몇송이 있는게 그렇게 정감있게 보일 수 없더군요. 뭐 아침 첫손님이니 깨끗한 게 당연한 걸 수도 있지만요.  


문 뒤에 준비된 옷걸이. 센스있는 인테리어군요. 돼지, 개, 소, 말, 산양인가요? 


주방에는 델리 답게 고기를 썰 수 있는 장비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뭐 사실 스페인이나 이탈리아 장인레벨이면 손으로 썰어야겠지만 굳이 그럴 필요는 없겠죠.


가격은 젤라또 고(Gelato Go) 보다 살짝쿵 비싸지만, 그만큼 양을 많이 줍니다. 딸기와 생크림 장식까지 해주던 티라미스. 그런데 맛은 있는데 커피 말고도 럼이 제누아즈에 들어 있어서 먹고 나서 좀 기겁을 했습니다. 이날도 장거리 운전을 해야하는데 취하면 안되잖아요. 맛은 훌륭했는데 술이 들어있어서 먹을 수가 없네요.


참 잘 만들었는데... 먹을 수가 없네ㅠㅠ


이 집 커피. 크림을 풍부히 올려줍니다.


할 수 없이 티라미수 말고 다른 걸 하나 더 시켰는데, 이 케이크가 괜찮더군요. 도보스(Dobos), 혹은 도보스 토르테(Dobos Torte)라는 케이크인데 원래 헝가리 케이크에요. 맨 처음 쇼윈도에 진열된 걸 보고는 "뭐.. 저거 스폰지 케이크 사이에 누텔라를 잔뜩 발라둔 거겠군." 하고 처음에는 관심도 없었는데, 티라미수가 술범벅이라 뭔가 다른 걸 시키긴 해야겠고....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애플파이, 초콜렛 무스, 도보스 셋이었습니다. 이탈리안의 애플 파이는 신용하기 어렵고, 초콜렛 무스는 좀 불안하고 (미국 남부의 초콜렛은 끔찍할 정도의 설탕이 함께 따라오는 걸 여러번 경험해서요) 그럼 당연히 도보스죠. 


맛있었습니다. 초콜렛+헤이즐넛 조합+카라멜 크림층의 맛이 아주 부드럽고 입맛을 당깁니다. 당도가 생각한 것 보다 살짝 높긴하지만 그렇게 심하지는 않은 수준입니다. 그리고 누텔라를 쓴 건 아닌거 같군요. 물론 이 집이 헤이즐넛과 초콜렛을 믹스해서 저 버터크림을 만들었다고 믿지는 않습니다. 누텔라 말고도 견과류+초콜렛 버터크림은 쿠킹 재료로 꽤 흔하거든요. 어쨌든 이 크림이 계란을 있는대로 퍼부운 시트의 맛과도 잘 어울려서 금방 먹어버렸습니다. 기대치가 낮아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아침부터 기분이 좋아졌네요. 다음에 갔을 때도 한 번 더 먹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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