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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하버 샵에서 돌아오는 길에 저녁을 어떻게 먹을지 고민을 합니다. 홀푸즈에 가서 드라이에이징 비프, 제가 좋아하는 립아이나 안심부위를 사서 구워먹는게 가장 맛있게 먹는 길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밤이 너무 늦어서 은근히 요리하기 귀찮더라구요. 그래서 젤라또가 이렇게 맛있는 지역이면 피자도 맛있을테니 피자를 사먹기로 마음을 먹습니다. 


잠깐 검색해보고는 링컨 로드 부근에 있는 Visa O1이라는 피쩨리아에 가기로 합니다. (숫자로 0이아니라 영문자로 O입니다.) 위의 지도에서 가장 위쪽에 있습니다. 쉑쉑버거 부근이에요. 가는 길이라 들리기도 편할 듯 하고 온라인으로 미리 주문할 수 있다는, 즉 배고픈데 기다리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 맘에 들었습니다. 덧붙여 마이애미 비치에서 가장 평점이 높은 피쩨리아였기도 했구요. 이 피쩨리아의 피자이올로(Pizzaiolo)는 가게 주인이기도 한 레나또 바이올라(Renato Viola)인데, 홈페이지에 보면 자기 자랑을 상당히 많이 해놨습니다. 피자 대회의 월드 챔피언이라는군요. 그런데 일반 피자가 아니고 아크로바틱하게 피자를 묘기를 부리면서 반죽하는 대회 챔피언인 것 같아요. 아래 영상에 나온 사람이 레나또 비올라입니다. 



맛과는 별 상관이 없을 거 같긴한데요. 참고로 인터뷰 기사를 읽어보니 자신의 피자는 뉴욕풍 이탈리안 스타일의 피자라고 하네요. 뭐 어쨌든 맛있기를 빌면서 피자집 부근에서 내렸습니다. 


내리자 마자 황당한 일을 경험했습니다. 분명히 구글맵으로 조사한 주소 부근에서 내렸는데 바로 앞에는 이런 빌딩만 있고 주변에 피자집 비스므리한 것도 안보이는 거에요. 주차비를 안내려고 길 가에 세워뒀기 때문에 빨리 가야하는 상황, 어디가 피자집이야 하며 뛰어 다니고 있었는데, 어떤 여인네가 저에게 말을 걸더군요.


"피자 사러 왔지?"


라고 묻더군요. 응? 어떻게 알았지 하며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니 다시 말합니다.


"따라와"


"???????"


이 무슨 마약거래라도 하는 듯한 상황이란 말입니까? 


참 당황스러웠던 순간입니다. 설명을 드리면 원래 제가 조사했던 VisaO1 피쩨리아가 있는 빌딩은 여기가 맞습니다. 그런데 이 빌딩은 전체가 오피스 빌딩이기 때문에 여기에 사무실이 있는 직원만 보안카드를 이용해서 저 문을 열수 있어요. 그리고 이 집 주인인 레나또 비올라씨는 임대료가 살인적인 마이애미 비치에서 조금이라도 싼 빌딩을 찾으려고 하다보니 이 빌딩 1층 주차장 옆에 있는 공간에 세를 들었던 겁니다. 싸긴 쌌는데 문제는 손님이 들어오기가 힘들다는 거였어요. 

그래서 생각해 낸 방법은? 직원 한명이 문 앞에 앉아있다 헤매는 손님을 보면 접근해서 '피자 사러 왔어?'라고 물어보고 맞으면 안내하는 거였습니다. 어쨌든 조심조심 따라가는 데 갑자기 어두운 골목길로 들어섭니다. (위 사진의 손님은 저 다음에 온 커플이에요. 상당히 무서워하면서 따라가더군요. 저도 물론 무서웠고요)


피자집에 들어갈 수 있는 입구가 빌딩 뒤에 있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주차장 쪽 사이에 난 작은 문으로 들어가야 해요.


덧문을 열고 들어가면 바로 Visa O1 매장이 있습니다. 이 동네 피자집은 대부분 배달이 가능합니다. 물론 배달비를 별도로 줘야하지만.


가게 안은 사람으로 꽉 차 있습니다. 이 사람들 대부분 마약거래하는 듯한 과정을 거치면서 왔나 싶어서 (단골이면 그냥 오겠지요만) 웃음이 나더군요. 참... 그런 불편함을 무릅쓰고 와서 먹을만큼 이 집 피자가 맛있다는 증거인 듯 해서 기분은 좋았습니다.


피자 이올로인 분이 보이네요. 모자는 안쓰고 흰옷을 입고 있습니다. 아! 바로 앞에 피자 먹고 있는 남자 말구요.


이런 가게 좋아요. 다들 정신없이 피자를 먹는 걸 즐기고 대화하고.... 음식이 맛없으면 사람들 표정이 절대 이렇지 않거든요.


저는 온라인으로 투고하기로 주문했기 때문에 피자를 찾고 돈만 내면 되었는데요, (여기서 먹으려면 얼마나 기다려야 하냐고 했더니, 최고 1시간은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고 해서 바로 포기했습니다.) 문 밖에는 의자도 없는데 땅바닥에 주저 앉거나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정말 많더군요. 적어보인다고요? 안 찍혀서 그렇지 사진에서 안보이는 오른쪽에 시장바닥 저리가라 빽빽히 앉아있었어요-_-;; 


맛있어 보이는 피자. 하지만 온라인으로 미리 주문했다고 해서 구워두는 건 아니고 반죽하고 토핑만 한 후, 도착하면 오븐에 넣습니다. 서비스 괜찮네요.


사진을 찍으니 포즈를 취해주시는 사장이자 피자이올로 비올로씨. 그런데 한국의 인기있는 가게처럼 장작구이에 베수비오 화산재 오븐을 쓰는게 아니라 이탈리아 Cuppone 오븐을 쓰시는군요. 심지어는 가스도 아니고 전기오븐을 쓰는 듯 합니다. 뭐 정확하지는 않아요. 저 브랜드가 전기오븐에 집중해서 요즘 신제품은 거의 전기오븐이기 땜에, 옛날 모델이니 가스오븐일 수도 있고 뭐 맛만 있으면 되죠.


참고로 저는 베라 피자 나폴리 인증라던지 전통 그대로의 장작구이라던지 하는 방식을 크게 신뢰하지 않습니다. 모든 인증은 협회가 돈 벌기 위한 수단이라고 생각하기에 그냥 마케팅 요소의 하나라고만 생각하는 편이구요, 장작구이와 화덕의 경우 형편없는 솜씨로 구우면 그냥 오븐으로 굽는 거 보다 더 맛이 없을때도 많거든요. 한국에서 제가 하도 여러번 엉망으로 굽는 걸 당해봐서 말이죠. 균일하고 신뢰성 있는 품질을 보여주는데는 저런 기계식 오븐이 훨씬 좋다고 생각해요. 맛! 문제는 맛이 있느냐죠. 굽기만 잘하면 솥뚜겅으로 초벌구이 하고 토치를 써서 굽는다고 해도 뭐가 문제가 되겠어요? 


참고로 그 이탈리아 출신이 그렇게 많다는 플로리다에 베라피자나폴리 인증을 받은 피자집은 하나 밖에 없습니다. 디즈니에서 올랜도 놀이동산의 피자집을 만들면서 그 인증을 받았죠. 이 동네 피자이올로들은 전통 피자보다는 자신이 만들고 싶은 피자를 추구하니까 별로 인증 같은 건 받고 싶지 않을 겁니다. 인증 받은 피자집이 맛있는 게 아니라 맛있는 피자집이 맛있는거죠.


젠장. 투고해서 먹지말고 한 시간 기다릴걸. 아니면 받은 즉시 먹어치울 걸!!!!


숙소까지 10분만에 와서 먹긴 했지만 이 피자를 최상의 상태에서 먹지 못한게 너무 아쉬울 뿐입니다. 이 집 메뉴 중 다니엘(Daniele)라는 피자인데요, 도우-이 집 도우는 72시간 숙성시킨다고 하더군요-에 산 마르자노 토마토 소스를 바르고 모짜렐라 치즈를 올립니다. 모짜렐라 치즈는 부팔라와 젖소 젖 치즈(Fior di latte)를 섞어서 올린다고 하네요. 그리고 파르마 프로슈토를 올리고 구워냅니다. 바질 잎을 찢어서 좀 뿌리는 것 같구요. 정말 단순하고 단순한 메뉴인데 토마토 소스와 치즈의 구운 정도가 보이시나요. 장작으로 굽든 오븐으로 굽든 저 상태로 굽는게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입니다.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있기는 했나?) 스타일이구요.


한국에서 장작으로 구운 피자. 이런 피자에 제가 좀 당해봐서요. 


이건 역시 국내 다른 집 피자. 장작으로 구웠는데 치즈의 양도 부족하고 좀 더 흐를 듯이 구워야 합니다만, 그러면 테두리가 너무 타버릴 것 같군요. 비싼 장작값 때문에 가마안의 온도를 항상 일정한 상태로 유지하지 못해서 그런걸까요?


오븐에 비해 장작이 굽기가 어려워서 그렇다고요? 음... 그럼 이건 이탈리아에서 먹었던 장작으로 구운 피자입니다. 다시 먹고 싶은데 기회가 언제일지.


다시 다니엘 피자로 돌아와서, 맛있어요. 프로슈토도 정말 듬뿍 올려주고 도우도 느끼해 보이는 치즈를 잘 받쳐줍니다. 토마토 소스도 좋구요. 오랜만에 맛있는 피자를 먹어봤어요. 식지 않았으면 정말 좋았을텐데..... 다음번에 가면 제대로 가게에서 먹어보고 싶습니다. 피자 먹고 싶어요.





2015년 플로리다 여행 글 모음

01-인천공항 PP카드로 라운지 이용

02 - 샌프란시스코 공항과 인앤아웃(In n Out) 버거

03-올랜도(Orlando) Celebration 지역, Bohemian 호텔에서 점심과 호숫가 산책

04-올랜도(Orlando) 밀레니아 몰 (The Mall at Millenia)

05-올랜도(Orlando), Bohemian Hotel에서 저녁

06-올랜도에서 키웨스트 가는 길, Jupiter의 멋진 식당 푸드 쉑(Food Shack)에서 점심

07- 올랜도에서 키웨스트로 가는 길, Oversea Highway 풍경과 Brutus에서 저녁식사

08-키웨스트(Key West) 마커 리조트 (The Marker Resort)

09-키웨스트(Key West) 최고의 커피, 쿠반 커피 퀸(Cuban Coffee Queen)

10 - 키웨스트(Key West) 최고로 Hot한 식당 산티아고 보데가(Santiago Bodega)

11 - 키웨스트(Key West) 재커리 테일러(Zachary Taylor) 요새와 해변

12-키웨스트(Key West) 일몰(Sunset)

13-키웨스트(Key West) 듀에또 피자에서 피자와 젤라또

14-키웨스트(Key West) 바다를 즐기다 퓨리 울티메이트(Fury Ultimate)

15-키웨스트(Key West), 크리스마스 이브 디너, 바닷가 레스토랑 코모도어(Commodore)

16-키웨스트(Key West) 항구풍경

17-키웨스트(Key West) 항구의 새우파는 집, Fisherman's Fish and Shrimp 

18-키웨스트(Key West) 알론조의 오이스터 바 (Alonzo's Oyster Bar)에서 실패한 점심

19-키웨스트(Key West) 더 리치 왈도프 아스트리아 (The Reach Waldorf Astoria) 리조트

20-키웨스트(Key West) 최고의 레스토랑 왈도프 아스트리아의 스펜서 (Spencer's by the Sea)

21-키웨스트(Key West) 거리풍경과 예술품

22-키웨스트(Key West) 몇몇 달다구리와 젤라또들

23-키웨스트(Key West) 이튼 시푸드마켓 (Eaton Street Seafood Market)

23-키웨스트(Key West)에서 마이애미(Miami)로, 돌아가는 길에도 브루터스(Brutus)에서 점심

24-키웨스트(Key West)에서 마이애미(Miami)로, 공원에서 쉬어가기

25-로버트 이즈 히어(Robert is Here)

26-마이애미(Miami), 오션 드라이브와 에스파뇰라 웨이

27-마이애미(Miami), 사우스 비치 산책

28-마이애미(Miami) 스타 아일랜드 구경

29-마이애미의 가로수길 링컨로드 구경하기

30-마이애미(Miami), 올라(Ola) 레스토랑, 사우스 비치 밤산책

31-마이애미(Miami), 비스카야 뮤지엄(Vizcaya Museum) 1/2

32-마이애미 비스카야 뮤지엄(Vizcaya Museum) 2/2

33-마이애미 사우스 비치에서 수영

34-마이애미(Miami), 명품의 천국 발 하버 샵스(Bal Harbour Shops)

35-마이애미(Miami), Visa-O1 피자

36-마이애미(Miami), 젤라또를 먹어보자

37-마이애미, 홀푸즈 마켓(Whole Foods Market)

38-마이애미(Miami), 유로파 카페

39-팜비치(Palm Beach), 플래글러 뮤지엄(Flagler Museum) 1/5

40-팜비치(Palm Beach), 플래글러 뮤지엄(Flagler Museum) 2/5

41-팜비치(Palm Beach), 플래글러 뮤지엄(Flagler Museum) 3/5

42-팜비치(Palm Beach), 플래글러 뮤지엄(Flagler Museum) 4/5

43-팜비치(Palm Beach), 플래글러 뮤지엄(Flagler Museum) 5/5

44-마이애미에서 올랜도로, Food Shack에서 저녁

45-올랜도로 돌아오다

46-케네디 스페이스 센터(Kennedy Space Center) 1/3

47-케네디 스페이스 센터(Kennedy Space Center) 2/3

48-케네디 스페이스 센터(Kennedy Space Center) 3/3

49-올랜도, 유니버설 스튜디오(Universal Studio) 1/6

50-올랜도, 유니버설 스튜디오(Universal Studio) 2/6 - 해리포터 다이아곤 앨리

51-올랜도, 유니버설 스튜디오(Universal Studio) 3/6 해리포터 킹즈크로스 기차역

52-올랜도, 유니버설 스튜디오(Universal Studio) 4/6 해리포터 호그와트

53-올랜도, 유니버설 스튜디오(Universal Studio) 5/6 쥬라기 공원

54-올랜도, 유니버설 스튜디오(Universal Studio) 6/6 툰 라군과 마블 코믹스

55-올랜도, 브롱크스 피자 (Bronx Pizza)

56-올랜도, 유니버설 스튜디오(Universal Studio)에서 새해맞이

57-서울로 오는 길, 하늘에서 본 샌프란시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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