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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애미에서 고급스러운 쇼핑몰을 추천해 달라고 하면 대개는 다음의 세 곳을 꼽습니다. 가장 오래되고 알려진 쇼핑몰 발 하버 샵스(Bal Harbour Shops), 코럴 게이블 쪽에 있는 메릭 파크(Merrick Park), 마지막 하나는 디자인 디스트릭트(Design District)입니다. 셋 중에 동행이 발하버샵스를 마음에 들어해서 구경가기로 합니다. 뭐 가서 살 수 있는 건 없겠지만요.


각각 쇼핑몰의 위치입니다. 메릭 파크는 코럴 게이블로 좀 남쪽까지 가야하고, 디자인 디스트릭트는 마이애미 다운타운 북쪽에 있습니다. 사실 전 디자인 디스트릭트를 구경하고 싶었는데 뭐 제 맘대로 할 수 있는 건 별로 없으니까요. 발하버샵스는 마이애미 비치 섬 북쪽, 발하버(Bal Harbor)라는 도시에 있는 명품 쇼핑몰입니다. 영어로 명품샵을 표현하면 Upscale Shop이라는 말을 주로 쓰는 것 같네요. 뜬금없는 영어 한마디 였습니다. 


마이애미 쪽 고급 샵은 대개 건물이 닫혀있는게 아니고 열려 있습니다. 저번에 걸었던 링컨 로드를 쇼핑몰로 압축한 구조라고 해야하나요? 건물 가운데 중앙 정원이 있고 분수와 수로, 그리고 야자수가 채우고 있습니다. 정원 양쪽으로 통행로와 상점이 있는 구조지요. 흔히 한국이나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 보는 빌딩 전체를 쇼핑몰로 꾸미는 구조와는 좀 다르다고 봐야하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아시아 스타일과 마이애미 스타일 중 어느 쪽이 더 좋냐고 하면 당연히 디저트샵이 맛있는게 많은 쇼핑몰을 택해야 마이애미 쪽에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왜냐면? 한국 스타일이야 언제든 보지만 마이애미 스타일은 거기 가야만 볼 수 있으니 더 좋아보이더라고요.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군데군데 포인세티아와 전등 장식이 달려있더군요. 솔직히 장식을 아주 세련되게 한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하긴 이 샵이 처음 오픈한게 1965년무렵이고 그 후 계속 재단장을 했다고는 하지만, 생긴지 얼마 안되는 쇼핑몰에 비하면 오래된 느낌을 주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이런 바닥처럼 말이에요. 물론 이건 사진으로 보니까 그런 것이고 샵 내부에 있다면, 화려한 상점의 인테리어와 물건들의 가격에 압도되어 그런 생각을 할 수 없습니다.


2층에서 바라본 중앙 정원의 모습입니다. 원래 만들어질 때는 야자수만 한두그루 있고 다른 나무는 키가 작았었는데 50년간 나무들이 너무 커져버렸다고 하네요. 


아시아에서는 명품이라고 하면 루이비통, 샤넬, 에르메스 3개 패션 메이커가 보통 꼽히고 많은 백화점, 면세점에서 이들을 잡기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바 하버샵에는 이 브랜드들이 있긴한데, 자체에 입점해 있기 보다는 이 몰에 입점한 다른 백화점 - 니만 마커스와 삭스 핍스 쪽에 들어와 있습니다. 대신 단독매장으로는 미국적인 브랜드가 몇 있습니다. 다이아몬드의 왕이라 불리는 해리 윈스턴(Harry Winston), 드레스 디자인으로 유명한 오스카 드 라 렌타(Oscar De La Renta) 등이 있더라고요.




그리고 바쉐론 콘스탄틴, 브레게나 오마데스 피게 같은 고급 시계 브랜드가 독자 매장으로 들어와 있더군요. 폴 쥬른 같은 독립시계제작자도 있을 정도니 파텍 필립의 독자 매장이 없는 게 이상할 따름입니다. 보통은 편집 시계 매장이라고 해서, 이런 고급 시계들은 일부 제품이 합쳐서 하나의 샵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은데 다들 독립 매장으로 들어올 정도면, 여기서 그만큼 많은 판매 가능성이 있다는거죠. 즉 여기 샵 주변에 돈 많은 손님들이 득시글 한다는 의미입니다. 


돌체 앤 가바나. 매장이 상당히 큽니다. 이 몰의 매장은 대게 한국 백화점과 비교하면 상당히 큰 편입니다. 따라서 다양한 상품이 많습니다. 명품샵이라고 할인을 하지 않는 건 아닙니다. 상품이 많다보니 오히려 특별 세일의 기회도 많은 것 같더라구요. 펜디 매장에 들어갔더니 정말 좋은 기회라면서 붙잡고는 다양한 모피를 보여주더군요. 돈 없는 손님일거라는 눈치를 못채고 돈 많은 중국인으로 알았나 봅니다. 마지막 기회라면서 지금사면 70% 할인해준다고 까지 했는데 그래도 제 생각보다 0이 하나 더 많은 가격이라 구매하지는 못했습니다. 



홈페이지를 보니, 손님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마케팅을 하고 있네요. 한국 백화점이나 여기나 하는 건 비슷하지요. 인기 스타와 단골손님이 함께 식사를 하는 자리를 만든다던지 브랜드 주최로 파티를 연다든지 하는 것인데요 당연히 이런 파티는 초대 받은 사람만 갈 수 있고,  그 손님은 매장에서 매상을 많이 올려준 고객을 말하겠죠. 


오스카 드 라 렌타 매장, 매장 앞이 레스토랑인데 발 디딜틈 없이 붐비네요

오스카 드 라 렌타의 샵입니다. 물건이 많지는 않습니다만 매장 공간은 물건에 비해 여유롭습니다. 여자분들은 여기 옷에 완전 홀릭할 듯 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기자기한 옷이 많더군요. 하지만 다행인게 0을 하나 빼준다고 해도 부담되는 가격이라 살 필요가 없었습니다. 



참고로 오스카 드라렌타의 심플(?)한 드레스들입니다. 0을 하나 빼준다고 해도 80~90만원 하는 것들인데 이런 걸 척척 살 수 있으면 능력자인 거겠죠. 


다른 핸드백, 신발 브랜드. 솔직히 뭔 브랜드인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내부는 찍을 수 없으니 매장 쇼윈도우만 찍는 수 밖에요.


허름하게 몰려다니는 중국 손님을 제외하면, 명품샵에는 '남자도 옷을 잘 입는 사람'이 많은 것 같습니다. 뭐 개인차가 있겠지만 많은 경우 여자 손님은 전체를 풀 스펙으로 무장하고 나오는데, 남자는 쪼리하나 신고 나오는 케이스가 정말 많거든요. 하지만 이 몰은 남자도, 아이들도 굉장히 차려입고 돌아다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뭐... 저처럼 뜨네기 관광객도 아주 많았지만 말이에요.


쇼핑에 지친 남자들의 도피처, 화장실을 다녀왔는데 화장실 앞은 전망이 좋은 테라스더군요. 그래봤자 주차장 정도가 보이지만. 그런데 백화점 주고객이 여성인 건 틀림없지만 남자 화장실은 깨끗하긴 한데 내부에 휴지도 제대로 없을 만큼 신경을 안써주는 것 같습니다. 시설도 구리고요. 보고 이 수준 백화점에서 이게 뭐야? 하고 놀랬을 정도였어요. 고속도로 휴계실 화장실 느낌입니다.


밤이 늦었는데도 끊임없이 차들이 손님을 태우고 들어오고 있습니다. 2층에서 보니 경관이 나쁘지 않군요.


2층에는 1층과는 달리 저렴한 브랜드도 많이 있습니다. 하겐다즈 아이스크림도 판다니까요.


곳곳에 레스토랑이 있긴 한데 사람이 많으니 다들 자리는 가득 차서 먹을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1층으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 고급 쇼핑공간 답게 층고가 무척 높습니다.


아이들과 놀아주는 부모들. 저 유리판 아래로는 물이 흐르는데 비단잉어를 키우고 있더군요. 사진은 찍지 못했는데 어린 딸들과 온 부모들이 참 많더군요. 그리고 아이들도 참으로 고급스런 핸드백(어린이 용인지 매우 작은)을 들고 다니고 있었습니다. 조기교육일까요?


여자들이 쇼핑을 다니는 동안 남자들은 구석에서 쉬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구석 구석 뭔가 조형물로 꾸며놓은 곳도 있더군요. 뭐 대단한 작품일리는 없겠죠.


이미 시간이 늦어 들어가보지는 않았지만 2층에는 생활물품 브랜드와 신인 디자이너 브랜드가 좀 있었습니다.


바 하버샵을 떠나 남쪽으로 돌아갑니다. 내일이면 마이애미를 떠나야 하는군요. 휴가도 슬슬 끝나가기 시작합니다. 휴가가 사흘, 이틀 밖에 남지 않게 되면 참 일상으로 돌아가기 싫어질 때가 있습니다. 지금 여행이 그렇네요. 너무도 하루하루를 충실히 보내고 있기 때문에 일상으로 복귀가 어려울 것 같군요. 하지만 끝이 없는 여행은 없는거죠. 기묘하게 찍힌 가로등 색처럼 마음도 싱숭생숭한 순간이었습니다. 


"어째 배가 고프네."


라고 중얼거렸습니다. 생각해보니 저녁을 안먹었네요.





2015년 플로리다 여행 글 모음

01-인천공항 PP카드로 라운지 이용

02 - 샌프란시스코 공항과 인앤아웃(In n Out) 버거

03-올랜도(Orlando) Celebration 지역, Bohemian 호텔에서 점심과 호숫가 산책

04-올랜도(Orlando) 밀레니아 몰 (The Mall at Millenia)

05-올랜도(Orlando), Bohemian Hotel에서 저녁

06-올랜도에서 키웨스트 가는 길, Jupiter의 멋진 식당 푸드 쉑(Food Shack)에서 점심

07- 올랜도에서 키웨스트로 가는 길, Oversea Highway 풍경과 Brutus에서 저녁식사

08-키웨스트(Key West) 마커 리조트 (The Marker Resort)

09-키웨스트(Key West) 최고의 커피, 쿠반 커피 퀸(Cuban Coffee Queen)

10 - 키웨스트(Key West) 최고로 Hot한 식당 산티아고 보데가(Santiago Bodega)

11 - 키웨스트(Key West) 재커리 테일러(Zachary Taylor) 요새와 해변

12-키웨스트(Key West) 일몰(Sunset)

13-키웨스트(Key West) 듀에또 피자에서 피자와 젤라또

14-키웨스트(Key West) 바다를 즐기다 퓨리 울티메이트(Fury Ultimate)

15-키웨스트(Key West), 크리스마스 이브 디너, 바닷가 레스토랑 코모도어(Commodore)

16-키웨스트(Key West) 항구풍경

17-키웨스트(Key West) 항구의 새우파는 집, Fisherman's Fish and Shrimp 

18-키웨스트(Key West) 알론조의 오이스터 바 (Alonzo's Oyster Bar)에서 실패한 점심

19-키웨스트(Key West) 더 리치 왈도프 아스트리아 (The Reach Waldorf Astoria) 리조트

20-키웨스트(Key West) 최고의 레스토랑 왈도프 아스트리아의 스펜서 (Spencer's by the Sea)

21-키웨스트(Key West) 거리풍경과 예술품

22-키웨스트(Key West) 몇몇 달다구리와 젤라또들

23-키웨스트(Key West) 이튼 시푸드마켓 (Eaton Street Seafood Market)

23-키웨스트(Key West)에서 마이애미(Miami)로, 돌아가는 길에도 브루터스(Brutus)에서 점심

24-키웨스트(Key West)에서 마이애미(Miami)로, 공원에서 쉬어가기

25-로버트 이즈 히어(Robert is Here)

26-마이애미(Miami), 오션 드라이브와 에스파뇰라 웨이

27-마이애미(Miami), 사우스 비치 산책

28-마이애미(Miami) 스타 아일랜드 구경

29-마이애미의 가로수길 링컨로드 구경하기

30-마이애미(Miami), 올라(Ola) 레스토랑, 사우스 비치 밤산책

31-마이애미(Miami), 비스카야 뮤지엄(Vizcaya Museum) 1/2

32-마이애미 비스카야 뮤지엄(Vizcaya Museum) 2/2

33-마이애미 사우스 비치에서 수영

34-마이애미(Miami), 명품의 천국 발 하버 샵스(Bal Harbour Shops)

35-마이애미(Miami), Visa-O1 피자

36-마이애미(Miami), 젤라또를 먹어보자

37-마이애미, 홀푸즈 마켓(Whole Foods Market)

38-마이애미(Miami), 유로파 카페

39-팜비치(Palm Beach), 플래글러 뮤지엄(Flagler Museum) 1/5

40-팜비치(Palm Beach), 플래글러 뮤지엄(Flagler Museum) 2/5

41-팜비치(Palm Beach), 플래글러 뮤지엄(Flagler Museum) 3/5

42-팜비치(Palm Beach), 플래글러 뮤지엄(Flagler Museum) 4/5

43-팜비치(Palm Beach), 플래글러 뮤지엄(Flagler Museum) 5/5

44-마이애미에서 올랜도로, Food Shack에서 저녁

45-올랜도로 돌아오다

46-케네디 스페이스 센터(Kennedy Space Center) 1/3

47-케네디 스페이스 센터(Kennedy Space Center) 2/3

48-케네디 스페이스 센터(Kennedy Space Center) 3/3

49-올랜도, 유니버설 스튜디오(Universal Studio) 1/6

50-올랜도, 유니버설 스튜디오(Universal Studio) 2/6 - 해리포터 다이아곤 앨리

51-올랜도, 유니버설 스튜디오(Universal Studio) 3/6 해리포터 킹즈크로스 기차역

52-올랜도, 유니버설 스튜디오(Universal Studio) 4/6 해리포터 호그와트

53-올랜도, 유니버설 스튜디오(Universal Studio) 5/6 쥬라기 공원

54-올랜도, 유니버설 스튜디오(Universal Studio) 6/6 툰 라군과 마블 코믹스

55-올랜도, 브롱크스 피자 (Bronx Pizza)

56-올랜도, 유니버설 스튜디오(Universal Studio)에서 새해맞이

57-서울로 오는 길, 하늘에서 본 샌프란시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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