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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마이애미 이야기입니다. 사실 마이애미 도심보다는 마이애미 비치, 그 중에서도 사우스 비치(South Beach)라 불리는 지역에 주로 머무른 탓에 마이애미 이야기를 풀어놓겠다고 하기는 좀 어려움이 있네요. 어쨌든 키웨스트에서 3일을 머무르고, 마이애미에서 이틀을 머물렀습니다. 이 크고 볼거리 많은 도시에 고작 이틀만 있었으니 사실 많은 걸 보았다고 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죠. 그래도 예전에 단 하룻밤만 머물렀던 때에 비하면 좀 더 알차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사우스 비치에 있었던 시간 동안 들렸던 곳에 대해 말씀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지도를 보면 플로리도 반도 남동쪽 마이애미에서 비스케인 만(Biscayne Bay)으로 분리되어 대서양으로부터 마이애미를 막아주는 방파제 마냥 섬 하나가 있습니다. (위 지도에서 제가 걸어다닌 동네). 이 섬을 행정구역 상 '마이애미 비치(Miami Beach)라고 부릅니다. 섬 하나가 그냥 도시인거죠. 이 섬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는 South Beach입니다. 행정구역적인 분류로 보면 위의 지도에서 위쪽에 대각선으로 뻗은 Dade Blvd라는 도로가 있는데요, 그 남쪽구역을 전부 사우스 비치라고 부릅니다.
사우스 비치에서 가장 유명한 지역이라고 하면 역시 바닷가에서 가장 가까운 차도인 오션 드라이브(Ocean Dr.)와 그 다음으로 가까운 길 콜린스 애비뉴(Collins Ave.), 그리고 덤으로 해변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뉴욕지리를 배우신 분이라면 남북으로 뻗은 큰 도로는 애비뉴(Ave), 동서로 뻗은 도로는 스트리트(St.)라 표기하는 걸 알고 계실텐데요, 오션 드라이브는 남쪽 포인트 공원(South Pointe Park)에서 시작해서 15번가 까지 이어져 있습니다. 이 길을 따라서 레스토랑, 호텔, 바, 클럽들이 들어서 있고 특히나 5번가부터 15번가까지가 관광객이 몰리는 곳입니다. 오늘은 위 지도에서 오션 드라이브와 5번가가 만나는 지점 (걸어다닌 흔적으로 보면 제일 밑의 파란줄, 오른 쪽의 하얀 원 표시)에서 시작해서 14번가 에스파뇰라 웨이 - 위 지도에서 밀라니 젤라떼리아(Milani Gelateria)라고 씌여진 지역-까지 돌아다닌 이야기입니다.
5번가 부근 어느 주차장, 찍은 곳에서 멀리 있는 야자수가 늘어서 있는 곳이 오션 드라이브입니다. 키웨스트에서 마이애미에 도착한 시간은 밤 8시 쯤이 되어서 였습니다. 이번에 처음으로 에어비앤비를 이용해 봤는데요 주인이 연락이 안되서 건물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30분 동안 밖에서 고생을 하면서 짜증은 짜증대로 나고 피곤하기도 했었네요. 다시 에어비앤비를 이용할지는, 에어비앤비가 제 여행 스타일에 맞는지는 좀 고민해 봐야겠습니다. (뭐 해볼 것 같긴 해요. 짜증도 났지만 장점도 크니까요)
사우스 비치에서 에어비앤비를 이용한 이유는 뜬금없지만 아르데코 건축양식을 몹시 싫어하기 때문입니다. 사우스 비치 쪽 많은 호텔들은 위의 사진 처럼 매우 독특한 아르데코 양식으로 지어져 있습니다. 걷보기에는 멋있어 보이는데요, 역사적 건물이라 증축이나 수리하는 데 법으로 제한을 당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건물 크기를 늘일 수 없으니 호텔들이 방을 매우 작게해서 대응하고 있습니다.-_-;; 즉 이동네 호텔들은 '매우 방이 좁고', 위치만은 좋아서 상당히 비쌉니다. 손님 입장에서는 매우 짜증나는 것들이라는거죠. 2년 전 묵어봤는데 그 비싼 방에 침대하나 간신히 들어가고, 공간이 거의 없더군요. 그래서 대안으로 에어비앤비를 써보게 된거죠. 호기심도 있었고 이런 현실적인 이유도 있었습니다.
이야기가 길었는데, 제가 에어비앤비로 잡은 숙소가 5번가와 오션드라이브가 만나는 쪽에 있었어요. 위치는 정말 좋았고 (해변이 참 가까움) 호텔에서 방 하나 간신히 쓸 가격으로 집 하나를 통째로 썼으니 넓고 좋았습니다. 해먹지는 않았지만 부엌설비도 이용할 수 있었고 세탁기/건조기가 완비되어 있어서 밀린 빨래도 했구요. 하지만 아무래도 호텔에 비해서는 단점도 있죠. 거기에 주인이 초짜라 집에 들어가는 방법을 안가르쳐 줘서 한시간 쯤 헤매다 간신히 짐을 풀고 기분을 식히러 나왔던 겁니다. 목표는 2년전에 너무나 맘에 들었던 에스파뇰라웨이로 가서, 가급적 플라멩코 춤을 다시 보는 것이었죠.
2014/01/02 - [발걸음대로/미국 USA] - [2013 플로리다여행 06] 마이애미-사우스 비치(South Beach)의 밤거리 - 에스파뇰라 거리와 망고 트로피컬 카페
집 위치가 좋았던 점은 해변도 가깝지만 편의시설도 많다는 거였습니다. 가까이 웰그린 같은 상점도 있었고 젤라또 고(Gelato Go)라는 젤라떼리아도 있었죠. Tripadvisor에서는 마이애미 비치에서 제일 높은 평가를 받는 젤라떼리아인데요, 맛은 훌륭했습니다. 마이애미는 미국에서도 손꼽히게 스페인계, 이탈리안계, 남미계 사람들이 많은 곳인데요 인구의 80%가 2가지 이상의 언어를 말한다고 합니다. 특히 음식에서 이탈리아 문화의 축복을 듬뿍 받았는지 맛있는 이탈리아 음식점이 많다고 하네요. 그 중 유명한게 젤라또입니다. 어딜가도 여기 젤라또는 기본은 하고, 수준이 높습니다.
젤라또를 먹고 힘을 내서 오션 드라이브를 걸어 올라갑니다. 토요일 밤이니 도로는 주차장이 되어 있습니다.
이 동네 호텔 1층은 전부 레스토랑이나 바인데요, 음식보다는 분위기가 멋져서 손님들도 바글거리고 호객행위도 심합니다. 좁은 인도에 이렇게 테이블이 가득 들어차 있는데다 통행량이 많으니 설날 보신각 수준의 속도로 걸어야 했습니다.
앞의 아저씨를 제끼고 싶었는데 도대체 공간이 없네요.
한명을 제끼면 다른 사람에 막힙니다. 빨리 가려면 이 도로로 가면 안되고 길을 건너가서 걷는 수밖에 없습니다.
위 사진 처럼요. 오른쪽은 레스토랑이 가득해서 빨리 걸을 수 없지만 그 분위기를 즐기면서 걷는 것도 나름 운치가 있습니다.
아르데코 양식의 호텔들. 길은 주차장. 연말의 사우스 비치 풍경입니다.
북쪽으로 계속 올라갑니다. 5번가에서 15번가가 가장 번화한 곳인데 대략 1마일(1.6km)정도 입니다. 사람이 많으니 걷기 힘들지 빨리 걸으면 20분이면 다 둘러볼 수 있죠. 보시는 바와 같이 차가 막히니 붐비는 시간에 차를 타고 다니는 건 권해드릴 수 없고요.
망고 트로피칼 카페. 2년전에 재미있게 놀았었는데.
흥청거리는 분위기 좋아하시면 연말 오션드라이브 만한 데가 없습니다.
아르데코 = 좁아터진 주제에 비싼 호텔
여기가 오션 드라이브에서 가장 유명한 클럽인 Clevelander입니다.
왼쪽은 유흥가. 오른 쪽은 공원. 하늘엔 달. 분위기 끝내주네요.
좀 더 북적댐을 느껴보려고 왼쪽 붐비는 길로 돌아왔습니다.
에스파뇰라웨이는 14번가와 15번가 사이, 동서로 뻗은 에스파뇰라 웨이와 콜린스 애비뉴가 만나는 골목을 의미합니다. 약간 스페인풍으로 개발된 골목인데 하루종일 사람들이 북적거립니다.
여기도 길가는 레스토랑이 점령했네요.
이걸 보고 싶었습니다. 2년전 보았던 플라멩고쇼를 다시 보고 싶었거든요. 플라멩고 쇼를 하는 시간에 바 안에 앉으면 일인당 $5의 입장료가 추가되더군요. 전에는 밖에 앉아서 창문으로 봐서 몰랐습니다.
여전하더군요. 활기차고.
그 때 정말 맛있다는 평을 들었던 모히또. 이번에는 바텐더가 바뀌었는지 맛이 없어졌다고 합니다.
안주로 깔리마리 튀김을 좀 시키고 플라멩코가 시작하기를 기다립니다.
공연을 시작합니다. 이분들 연주도 그렇고 노래도 정말 좋습니다.
이날은 댄서가 세분이나 나왔습니다. 조명이 극악해서 제대로 찍진 못하고 이 사진 하나 건졌네요. 공연하는데 플래시 터트릴 수도 없고.
그날 공연의 일부. 참 멋진 쇼였지만 역시 스페인 세비야나 그라나다에서 보았던 느낌과는 좀 다르군요. 뭔가 미국적으로 갈고 닦은 쇼라는 느낌이 좀 더 강했습니다. 우아하고요.
10시 좀 넘어서 공연이 끝났습니다. 오랜 운전으로 피곤해서 쉬고 싶은 맘 가득합니다. 방으로 돌아가야죠.
2년 전에는 그렇게 맛있게 먹었던 밀라니 젤라떼리아. 이번에는 먹지 않았습니다. 젤라또 고에서 이미 먹었던 데다가 이 동네가 젤라또 가게가 맛있는 게 많다고 해서 다른 곳도 먹어보기로 했거든요. 2년전에는 꼭 다시 들리리라고 생각했는데, 사람의 마음이란 참으로 여리군요
2015년 플로리다 여행 글 모음
02 - 샌프란시스코 공항과 인앤아웃(In n Out) 버거
03-올랜도(Orlando) Celebration 지역, Bohemian 호텔에서 점심과 호숫가 산책
04-올랜도(Orlando) 밀레니아 몰 (The Mall at Millenia)
05-올랜도(Orlando), Bohemian Hotel에서 저녁
06-올랜도에서 키웨스트 가는 길, Jupiter의 멋진 식당 푸드 쉑(Food Shack)에서 점심
07- 올랜도에서 키웨스트로 가는 길, Oversea Highway 풍경과 Brutus에서 저녁식사
08-키웨스트(Key West) 마커 리조트 (The Marker Resort)
09-키웨스트(Key West) 최고의 커피, 쿠반 커피 퀸(Cuban Coffee Queen)
10 - 키웨스트(Key West) 최고로 Hot한 식당 산티아고 보데가(Santiago Bodega)
11 - 키웨스트(Key West) 재커리 테일러(Zachary Taylor) 요새와 해변
13-키웨스트(Key West) 듀에또 피자에서 피자와 젤라또
14-키웨스트(Key West) 바다를 즐기다 퓨리 울티메이트(Fury Ultimate)
15-키웨스트(Key West), 크리스마스 이브 디너, 바닷가 레스토랑 코모도어(Commodore)
17-키웨스트(Key West) 항구의 새우파는 집, Fisherman's Fish and Shrimp
18-키웨스트(Key West) 알론조의 오이스터 바 (Alonzo's Oyster Bar)에서 실패한 점심
19-키웨스트(Key West) 더 리치 왈도프 아스트리아 (The Reach Waldorf Astoria) 리조트
20-키웨스트(Key West) 최고의 레스토랑 왈도프 아스트리아의 스펜서 (Spencer's by the Sea)
22-키웨스트(Key West) 몇몇 달다구리와 젤라또들
23-키웨스트(Key West) 이튼 시푸드마켓 (Eaton Street Seafood Market)
23-키웨스트(Key West)에서 마이애미(Miami)로, 돌아가는 길에도 브루터스(Brutus)에서 점심
24-키웨스트(Key West)에서 마이애미(Miami)로, 공원에서 쉬어가기
26-마이애미(Miami), 오션 드라이브와 에스파뇰라 웨이
30-마이애미(Miami), 올라(Ola) 레스토랑, 사우스 비치 밤산책
31-마이애미(Miami), 비스카야 뮤지엄(Vizcaya Museum) 1/2
32-마이애미 비스카야 뮤지엄(Vizcaya Museum) 2/2
34-마이애미(Miami), 명품의 천국 발 하버 샵스(Bal Harbour Shops)
37-마이애미, 홀푸즈 마켓(Whole Foods Market)
39-팜비치(Palm Beach), 플래글러 뮤지엄(Flagler Museum) 1/5
40-팜비치(Palm Beach), 플래글러 뮤지엄(Flagler Museum) 2/5
41-팜비치(Palm Beach), 플래글러 뮤지엄(Flagler Museum) 3/5
42-팜비치(Palm Beach), 플래글러 뮤지엄(Flagler Museum) 4/5
43-팜비치(Palm Beach), 플래글러 뮤지엄(Flagler Museum) 5/5
44-마이애미에서 올랜도로, Food Shack에서 저녁
46-케네디 스페이스 센터(Kennedy Space Center) 1/3
47-케네디 스페이스 센터(Kennedy Space Center) 2/3
48-케네디 스페이스 센터(Kennedy Space Center) 3/3
49-올랜도, 유니버설 스튜디오(Universal Studio) 1/6
50-올랜도, 유니버설 스튜디오(Universal Studio) 2/6 - 해리포터 다이아곤 앨리
51-올랜도, 유니버설 스튜디오(Universal Studio) 3/6 해리포터 킹즈크로스 기차역
52-올랜도, 유니버설 스튜디오(Universal Studio) 4/6 해리포터 호그와트
53-올랜도, 유니버설 스튜디오(Universal Studio) 5/6 쥬라기 공원
54-올랜도, 유니버설 스튜디오(Universal Studio) 6/6 툰 라군과 마블 코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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