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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2월 플로리다 여행] 11 - 키웨스트(Key West) 재커리 테일러(Zachary Taylor) 요새와 해변
eyeofboy 2016. 1. 15. 18:29사실 이번에 Key West에 가면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이 있었습니다. 드라이 토르투가스(Dry Tortugas) 국립공원, 토르투가스는 '거북'이라는 뜻이고 Dry는 물이 한방울도 없어도 붙은 이름입니다. 키 웨스트에서도 67 마일 떨어진, 배를 타고 2시 반을 넘게 가야하는 망망대해 가운데 있는 섬입니다. 처음에는 배로 가려다가 매진이라서 큰 마음 먹고 돈 좀 쓰려고 비행기로 가는 방법까지 알아봤는데요, 그것도 매진이더군요. 호텔에 물어보니
"다음 번에는 두 달 전에 미리 예약하세요."
라고 조언해 주더군요. 미국에서 가장 가기 어려운 국립 공원 중 하나로 꼽히는데, 키웨스트에 일단 와서 배나 비행기를 타는 방법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키웨스트 자체도 흔히 올 수 있는 휴양지가 아닌데, 거기서 또 몇 시간 걸려서 가야하니, 게다가 하루 갈 수 있는 사람수 제한까지 있으니 가기 어려울 밖에요. (실제로는 연말-크리스마스 시즌이라 자리가 없던 거구요, 일주일 전쯤 예약하면 보통 자리가 있다고 합니다.)
하늘에서 본 드라이 토르가투스의 모습. 6각형의 19세기에 지어진 제퍼슨 요새(Fort Jefferson)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벽돌로 지어진 요새로는 가장 큰 건물 중 하나라고 하네요. 미국 남북전쟁 때 포로를 가두는 곳으로 썼다고 합니다. 뭐 그런 역사적 가치보다 이 섬이 아름다운 이유는 주변이 바로 산호초 그대로라는 점이겠죠. 항구로 개발이 된 일부 영역을 빼면 해변에서 멀리 나가지 않고 스노쿨링을 즐길 수 있습니다. 비행기에서도 산호초가 보이죠?
지도에서 보이는 북쪽 바다는 전부, 산호초라고 하네요. 바다가 1~2미터 깊이의 바다에서 인생에서 가장 멋진 스노쿨링을 즐길 수 있다고 하는데... 예. 안타깝게도 가지 못했습니다. 다음 기회를 노려야겠죠. 그래서, 꿩 대신 닭이라고 키웨스트에 있는 비슷한 요세, Zachary Taylor 요새를 방문하기로 합니다. 키웨스트 한쪽 구석에 위치하고 있죠.
가는 길에 우연히 목격한 수퍼 마리오 그림, 누군가 맘에 들었는지 기념촬영을 하고 있네요.
그런데 말입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 요새에는 주차장이 잘 되어 있어서, 다들 차를 타고 오더군요. 30도가 넘는 땡볕에서 힘들여 헥헥거리며 걸었는데 말입니다. 처음부터 그걸 알았으면 자전거고 뭐고 그냥 차로 다니는건데요-_-;;;; 주차료겸 입장료를 내야 합니다만 헉헉대고 걷는 거 보다는 그게 싸게 먹혔을 텐데. 먹는 거 이외에는 사전조사가 부족하다고 엄청 구박을 들어야 했습니다.
걸어오는 사람도 많고, 자전거를 타고 오는 사람도 많고... 하지만 차로도 올 수 있죠. 예. 주차장이 널찍해서 오히려 속이 쓰리더군요. 그냥 편하게 올걸.
뭐... 이런 곳입니다. 1800년대 중반부터 군사목적으로 지어지기 시작한 곳이구요 남북전쟁 때 여기다 포로를 잡아두는 걸 했나봅니다. 하긴 당시에는 도로가 없고 배로 탈출할 수 밖에 없었을테니 여기 가둬두면 도망은 생각도 못했겠죠. 재커리 테일러는 미국 12번째 대통령 이름인데요, 플로리다 쪽에서 인디언 토벌로 명성을 떨쳤다고 합니다. 이 요새와는 별 상관이 없는 대통령인데, 요새가 지어질 무렵 그가 집무실에서 심장마비인지 뭔지로 급사하는 바람에 기념으로 이름이 붙었다나봐요.
요새는 별로 웅장하거나 그렇진 않습니다.
요새 위로도 올라갈 수 있어요. 덩그러니 국기가 펄럭이고 있는 넓은 내부 마당은 별로 볼게 없구요.
하지만 고개를 돌려보면 키웨스트의 매력적인 바다가 보이지요.
이렇게요. 이 요새가 인기 있는 이유는 오랜 역사나 특별한 볼거리 때문이 아니라 바로 가까이에 수영하기 좋은 해변이 있기 때문입니다. 키웨스트에 해변 중 상당수는 리조트나 해군기지가 차지하고 있고, 일반인이 접근할 수 있는 비교적 큰 해변이 여기와 Higgs Beach, Smathers Beach입니다. Higgs Beach, Smathers Beach는 못가봐서 어느 쪽이 좋다고 하기는 어렵네요.
얼른 바다로 가보고 싶지만 요새를 좀 더 둘러봅니다.
예전에 무기고로 쓰던 곳일 듯.
쓸데없이 넓은 연병장
19세기 쓰던 대포들도 전시하고 있습니다.
뭔가 강당같은 곳. 밥먹는 곳일지도 모릅니다.
바다를 면한 벽면에는 대포를 쏠 수 있는 구멍이 뚤려 있고, 19세기 대포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생긴걸로 봐서는 19세기는 아니고 20세기 초반 대포들 같네요.
사진 앨범 같은 거 찍으면 멋질 듯한 광경입니다.
가까이에는 해군 전용 항만이 있습니다. 그 너머로는 다시 리조트로 연결되구요.
요새 위에서 바라본 바다 모습. 요새 아래는 해자를 파두었군요. 해변에 적군이 상륙하면 대포로 공격하고 가까이 접근하더라도 해자와 요새의 높은 벽돌담 때문에 공략하기가 곤란하겠죠. 뭐 지금이야 의미없는 장치지만요.
요새구경은 그만하고 해변으로 나가봅니다. 요새의 벽에 이구아나 한마리가 붙어서 일광욕을 하고 있네요. 플로리다가 원산지는 아니고 가까운 멕시코 등에서 가져온 게 토착화 된거라고 합니다. 야생 이구아나를 본 건 처음이네요.
요새의 벽과 해자. 이 부분은 후세에 시멘트로 재건한 부분인 듯 합니다. 생각보다 해자가 넓고 벽도 가파르죠? 이러니 '요새'라는 말이 붙을만하죠.
19세기 벽돌로 지어진 부분도 아직 남아있습니다.
요새 옆으로 난 오솔길을 걸어가면,
바닷가에 도달합니다. 제트스키를 타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이고 요트를 타고 유유자적 돌아다니는 모습도 보입니다. 이 다음날 제트스키를 탔는데요 무척 재미있어서 다음 번에 갈 때는 '안경위에 쓰는 고글'을 꼭 가져가서 키웨스트 섬 전체를 제트스키로 돌아볼까 합니다.
바닷가에서 본 요새의 모습.
연인들의 낙원. 바닷가.
공원이니 만치 정부에서 이런 쉼터도 만들어 두었네요.
요새의 경계를 이루는 숲을 넘어가면 키웨스트 넓은 해변이 펼쳐집니다.
백사장뿐만 아니고 돌로만 된 해변도 있는데 이쪽에서는 수영하는 사람들이 없더군요. 하긴 굳이 여기서 할 필요는 없어보입니다.
조개, 석회석이 부서져서 이루어진 해변이라 아주 곱지는 않습니다.
마이애미 비치처럼 넓은 해변을 연상하시면 곤란하지만, 물이 따뜻하고 파도가 세지 않은데다 얕은 바다라 아이들도 놀기에 그만입니다.
참고로 키웨스트 기준으로 이날은 파도가 센 편인 날입니다. 물놀이 하는데는 별로 상관없지만 만일 스노쿨링을 한다면 이런 날씨에 하는 건 많이 실망스러울겁니다. 바다밑이 뒤집어져서 산호초가 거의 보이지 않게 됩니다.
여유롭게 누워 있는 사람들. 여기도 바닷말이 해변에 떠밀려 아 있네요. 마이애미 비치같은데는 사람이 많아서 바닷말이 살지 못하지만 여기는 사람이 적어서 잘 살아남고 있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뭐... 미리 말씀드렸다시피 마이애미처럼 고운 모래는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멀리까지 나가도 바다가 얕지만, 다들 해변에서만 놀고 있더군요. 참고로 이 곳은 구조요원이 전혀 없기 때문에 모든건 자기 책임이다 라는 경고문이 붙어 있답니다.
몇 백미터 안되는 해변인데 여유롭습니다. 사실 해변에 가서 좀 놀고 싶었지만 수영복도 가져오지 않았으니 아쉬움을 접고 돌아보기만 합니다. 수심도 낮고 파도도 없는 편이어서 물놀이하기에는 정말 좋습니다.
이 해변에 서식하는 식물들 한 구석에 모아 둔 것 같습니다. 해변의 간이 정원인 셈인데요, 정원을 둘러싼 돌이 좀 독특해 보이지 않으시나요? 저 돌이 바로 이 섬을 구성하고 있는, 아니 플로리다 키를 구성하고 있는 '산호석'입니다. 산호와 조개의 퇴적암인데, 산호와 플랑크톤 등이 수만년간 퇴적해서 돌 처럼 굳어진 것입니다. 지금은 채취가 사실상 금지되었는데 예전에는 신기한 자재로 여겨져서, 저걸 캐서 집도 짓고 했다는군요. 대표적인 건축물이 마이애미의 비스카야 뮤지엄입니다. 그 이야긴 나중에 마이애미 여행기 편에서 설명 드리죠. 바닷가 산책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갑니다.
2015년 플로리다 여행 글 모음
02 - 샌프란시스코 공항과 인앤아웃(In n Out) 버거
03-올랜도(Orlando) Celebration 지역, Bohemian 호텔에서 점심과 호숫가 산책
04-올랜도(Orlando) 밀레니아 몰 (The Mall at Millenia)
05-올랜도(Orlando), Bohemian Hotel에서 저녁
06-올랜도에서 키웨스트 가는 길, Jupiter의 멋진 식당 푸드 쉑(Food Shack)에서 점심
07- 올랜도에서 키웨스트로 가는 길, Oversea Highway 풍경과 Brutus에서 저녁식사
08-키웨스트(Key West) 마커 리조트 (The Marker Resort)
09-키웨스트(Key West) 최고의 커피, 쿠반 커피 퀸(Cuban Coffee Queen)
10 - 키웨스트(Key West) 최고로 Hot한 식당 산티아고 보데가(Santiago Bodega)
11 - 키웨스트(Key West) 재커리 테일러(Zachary Taylor) 요새와 해변
13-키웨스트(Key West) 듀에또 피자에서 피자와 젤라또
14-키웨스트(Key West) 바다를 즐기다 퓨리 울티메이트(Fury Ultimate)
15-키웨스트(Key West), 크리스마스 이브 디너, 바닷가 레스토랑 코모도어(Commodore)
17-키웨스트(Key West) 항구의 새우파는 집, Fisherman's Fish and Shrimp
18-키웨스트(Key West) 알론조의 오이스터 바 (Alonzo's Oyster Bar)에서 실패한 점심
19-키웨스트(Key West) 더 리치 왈도프 아스트리아 (The Reach Waldorf Astoria) 리조트
20-키웨스트(Key West) 최고의 레스토랑 왈도프 아스트리아의 스펜서 (Spencer's by the Sea)
22-키웨스트(Key West) 몇몇 달다구리와 젤라또들
23-키웨스트(Key West) 이튼 시푸드마켓 (Eaton Street Seafood Market)
23-키웨스트(Key West)에서 마이애미(Miami)로, 돌아가는 길에도 브루터스(Brutus)에서 점심
24-키웨스트(Key West)에서 마이애미(Miami)로, 공원에서 쉬어가기
26-마이애미(Miami), 오션 드라이브와 에스파뇰라 웨이
30-마이애미(Miami), 올라(Ola) 레스토랑, 사우스 비치 밤산책
31-마이애미(Miami), 비스카야 뮤지엄(Vizcaya Museum) 1/2
32-마이애미 비스카야 뮤지엄(Vizcaya Museum) 2/2
34-마이애미(Miami), 명품의 천국 발 하버 샵스(Bal Harbour Shops)
37-마이애미, 홀푸즈 마켓(Whole Foods Market)
39-팜비치(Palm Beach), 플래글러 뮤지엄(Flagler Museum) 1/5
40-팜비치(Palm Beach), 플래글러 뮤지엄(Flagler Museum) 2/5
41-팜비치(Palm Beach), 플래글러 뮤지엄(Flagler Museum) 3/5
42-팜비치(Palm Beach), 플래글러 뮤지엄(Flagler Museum) 4/5
43-팜비치(Palm Beach), 플래글러 뮤지엄(Flagler Museum) 5/5
44-마이애미에서 올랜도로, Food Shack에서 저녁
46-케네디 스페이스 센터(Kennedy Space Center) 1/3
47-케네디 스페이스 센터(Kennedy Space Center) 2/3
48-케네디 스페이스 센터(Kennedy Space Center) 3/3
49-올랜도, 유니버설 스튜디오(Universal Studio) 1/6
50-올랜도, 유니버설 스튜디오(Universal Studio) 2/6 - 해리포터 다이아곤 앨리
51-올랜도, 유니버설 스튜디오(Universal Studio) 3/6 해리포터 킹즈크로스 기차역
52-올랜도, 유니버설 스튜디오(Universal Studio) 4/6 해리포터 호그와트
53-올랜도, 유니버설 스튜디오(Universal Studio) 5/6 쥬라기 공원
54-올랜도, 유니버설 스튜디오(Universal Studio) 6/6 툰 라군과 마블 코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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