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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여행에서 같은 식당을 두 번 방문하는 일은 거의 없지만, 이번 뉴욕에서는 르 버나댕과 델 포스토를 두번씩 방문했습니다. 먼저 르버나댕을 저녁때 방문한 이야기입니다. 점심을 먹을 때 너무 만족스러워서 바로 다음날 저녁을 예약했었습니다. 여행 기간 중에 자리가 있는게 그때 뿐이라고 해서. 


다만, 예약했을 때는 제가 화장실에 갔던 때라 듣지 못했는데 자리가 없어서 Bar 자리밖에 안된다는 내용을 설명했다고 하더라구요. 뉴욕에 사는 사람도 아니고, 이 가격을 내면서 좁은 자리에서 먹는 건 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기분이 나빴지만, 자리가 없다니 어쩔 수 없었네요. 뭐... 즐겁게 먹고 있는 사람들도 많았구요. 


이런 분위기 입니다. 저기 바는 예약시간보다 일찍 온 사람들이 가벼운 음료(술이죠)를 마시며 기다리는 자리구요, 실제로 식사가 이루어지는 자리는 저 Bar 앞에(제가 사진찍은 위치)에 분식집 2인 테이블같은 넓이의 테이블을 쭉 가져다 두었더군요. 좁기도 하고, 일반석과는 달리 옆자리와도 너무 가까워서 불편한 점이 많았습니다. 옆자리 부부로 보이는 사람들의 매너도 짜증나서, 남편이 아내의 은밀한 곳을 만져대질않나... (여기가 니들 안방인줄알아?를 영어로 못해서 따끔하게 소리치지 못했습니다.) 분위기도 그리 좋지 않았구요. 


먼저 어뮤즈부시가 나왔는데 너무 어둡고, 카메라가 촛점 잡기에 실패한 탓으로 Welcome Dish 사진은 전멸이었습니다. 


빵은 먹을 만합니다. 


세비체 풍으로 조리한 광어(Fluke). 나쁘지 않네요. 일본이나 한국 출신의 요리사가 만든 걸까요? 부위가 나쁘지 않네요. 미국 레스토랑 대부분은 좋은부위, 나쁜 부위 구분없이 사용하기 때문에 실망한 적이 많았는데 르 버나댕의 이 접시는 그렇지 않네요. 운이 좋았던 건지 다 이런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Dungeness “Crab Cake;” Old Bay Crisp, Shellfish-Cardamom Emulsion

위에 올라가 있는 건 밀가루와 기름으로 만들어진, 빙화만두의 날개와 같은 것입니다. 장식용 요소죠. 


탐스런 게살이 담뿍 들어있습니다. 소스는 복합적인 맛이 납니다. 차이브, 레몬, 토마토, 마늘... 뭐 제가 다 알 수는 없죠. 게살과 소스를 먹으면 제법 먹을만한데 별 셋 레스토랑에서 이정도 맛이면 좀 그런데요. 한국의 꽃게찜보다 좋은 건 남이 발라준 게 라는 사실 뿐인가요? 


Poached Halibut; Radish Medley, Daikon-Ginger Dashi. 호박꽃을 비롯한 약간의 야채들이 있는데 다시가 무우-생강 다시. 아예 일본어로 Daikon Dashi라고 되어 있네요. 


맛은 괜찮았습니다. 이틀 후 Del Posto에서 극상의 헬리벗을 만나게 되지만, '어 헬리벗도 꽤 맛이 있는 생선이네.'라고 생각한 건 이 접시가 처음이었네요. 항상 크기만 크고 맛은 별로라고 생각해 왔거든요.


Pan Roasted Monkfish; Squid Ink Fideos, Chorizo Emulsion

아구요리가 나왔습니다. 바닥에 있는 검은 것은 오징어 먹물이 들어간 Fideo(버마셀리처럼 매우 얇은 국수), 주황색 칼라가 멋진건 초리소가 들어간 소스인데 별로 초리소 느낌은 안났습니다. 


흠... 그럭저럭 먹을만 했네요. 어제와는 달리 오늘의 코스는 자리가 그래서 그런지 많이 실망스럽습니다.


사실 이걸 먹어보러 다시온거죠. 미국 최고의 바닷가재 요리라는 평이 있는 르 버나댕의 바닷가재. 


한장 더. 어제 랑구스틴은 참 맛있게 먹었는데 바닷가재 자체의 품질도 그렇게 뛰어나지 않았습니다. 먹는 순간 헉 맛있어 소리가 나왔던 델포스토에도 미치지 못하는 듯. 물론 생물이라 바닷가재의 품질이 이날만 그렇게 좋지 않았을 수는 있겠지만 소스나 다른 부분에서도 감탄할 만한 요소가 없었습니다. 아쉽네요. 


디저트가 시작됩니다. 


음. 역시 미국 디저트는 섬세함은 없네요. 신라호텔에서 만든 필립 콘티치니 케이크같은 느낌이네요. 


마찬가지. 달기만합니다. 


마냐르디즈. 그럭저럭 먹을만. 뉴욕이니 디저트에 대해 큰 기대는 접었습니다. 


첫번째 경험은 참 좋았는데 두번째 방문은 그럭저럭이었네요. 역시 파인다이닝은 음식만을 먹는 경험이 아니고 서빙, 분위기 모든게 맞지 않으면 만족감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다시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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