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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뉴욕 여행, Day 09] 뉴욕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술관(?) 프릭 컬렉션 (Frick Collection)
eyeofboy 2018. 10. 26. 10:44그래머시 태번에서 점심을 먹고 Frick Collection으로 이동했습니다. 미국 개인 미술관들이 흔히 그렇듯, 엄청난 부를 쌓은 인물이 - 카네기와 더불어 US Steel의 기초를 닦은 Henry Clay Frick - 수집한 미술품을 후손들이 둘 데도 없고 상속세도 줄여보고자 공공의 이익을 위해 모두에게 공개하고자 만든 미술관입니다. 그리고 미국 개인 미술관들이 흔히 그러하듯, 역시 작품의 사진 촬영은 허가하지 않고 있습니다.
좀 부정적으로 썼는데 이렇게 부유한 가문의 수집품을 미술관으로 만드는 걸 저는 격하게 환영합니다. 안그러면 개인 소장품으로 어느 저택의 서재나 창고에 들어가서 볼 수 없게 되는 '어디있는지 알 수 없는' 명작들이 되어버리니까요.
미술관 내에 비디오 상영관에서는 이 미술관에 있는 작품이나 미술관의 역사를 설명하는 영상을 틀어주는데, 그에 따르면 유일하게 촬영이 허가되는 중앙정원은 원래는 저택의 입구였다고 합니다. 지금은 상당히 폭이 줄었지만, 1900년 대 초에 마차들이 분수를 돌아 들어가서, 손님을 내려놓고 다시 나오는 길이었다고 해요. 도금 시대에 지어진 집 답게 군데 군데 화려하게 세공된 장식이 멋집니다.
군데군데 아름답고, 볼만한 작품도 꽤 있는데 사실 이 곳은 작품보다는 건물과 장식 자체가 참 맘에 들었습니다. 다른 곳과는 달리 내부에 이런 중정을 남겨두고 있어서 특히나 인상깊었습니다.
평범한 분수처럼 보이지만, 도자기를 만들어 두듯 세밀하게 마무리했습니다. 꽃의 술 같은 느낌입니다. 참고로 이 집 역시 까레라 해이스팅스(Carrere & Hastings) 건축 사무소의 작품이었다고 합니다. 마이애미 플래글러 뮤지엄을 방문할 때 들은 이름인데, 도금시대에 참 많은 건축을 담당한 모양이네요.
. New York Public Library
. Frick Collection
. Standard Oil Building (플래글러와 록펠러가 동업자였으니, 이 인연으로 여러 건물을 지었겠지요)
. William Starr Miller house = 현재 노이에 갤러리
. Plaza Hotel (사무소에서 한 것은 아니고, 창업주인 Thomas Hastings과 Henry Janeway Hardenbergh의 작품이라고 함)
뉴욕에만 참 많은 건축물을 남겨 두었으니, 건축 테마로 뉴욕을 여행하면 빠질 수 없는 이름인 듯 싶습니다.
촬영은 금지되어 있으니, 지나가다 담장 밖에서 촬영한 정원입니다.
집안에서 보면 이런 모습입니다.
입구에 있던 일본 풍 이지만 실제는 마이센(Meissen)에서 1724년 경에 만든 화병. 섬세함이 보통이 아닙니다. 300년 가까이 되었는데 보관 상태가 완벽하네요. 촬영이 가능했던 작품은 이것 뿐이었습니다. 사실 이것도 촬영하면 안되는데, 입구 바로 옆에 전시되어있어서 여긴 괜찮겠지.. 하고 찍다가 안된다는 말을 들었네요.
그런데 사실, 프릭 컬렉션에는 노이에 갤러리 클림트 그림처럼 꼭 봐야한다! 이런 레벨의 작품은 없어요. 대부분의 작품이 하나 하나 보면 수준이 높지만 유사한 시대의 그림은 MOMA와 MET만 보더라도 얼마든지 있거든요. 하지만 건물이나 전시한 형태가 참으로 멋져서 가보길 권하게 됩니다. 그래도 몇가지 꼭 보았으면 하는 작품을 꼽아보면,
1. Antonio Canova, George Washington
미국 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은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의 석상을 의회에 설치하고자 합니다. 당시만해도 유럽 문화에 대한 향수가 강했던 미국 지식인답게, 미국에는 이런 중요한 작품을 맡을 작가가 없다고 생각하고 유럽에서 가장 명성있는 조각가인 Antonio Canova에게 이 작품을 의뢰합니다. 그리고 미국 초대 대통령의 상인데.... 로마 장군의 의복으로 만들어 달라고 주문하죠. 뭔가 이상하긴 하지만, 당시에는 미국-유럽 문화차이가 있었고, 유럽인 역사상 가장 강대했던 대제국인 '로마뽕'이 좀 있었다고 봐요. 그래서 로마 장군 의상을 입은 워싱턴 상이 등장하게 되는데... 후세에 웃음거리가 되는 걸 막기 위한 하늘의 뜻이었는지 의사당에 화재가 일어나서 이 석상은 숯덩어리가 되고 깨져버립니다. 이 전시에서는 없어진 오리지널 대신, 이탈리아에 남아있던 석고본 모델 (위의 사진)과 다른 시험작들을 전시합니다. 미국 사람이라면 보아도 좋을 역사적 전시라고 할 수 있지만 타국 사람들에게는 뭐 그다지.
2. 앵그르, Portrait of Comtesse d'Haussonville (오송빌 백작부인의 초상화)
By Jean Auguste Dominique Ingres - gQGTMTaShUJNKA at Google Cultural Institute, zoom level maximum, Public Domain, Link
한눈에 확 띄는 앵그르의 걸작입니다.
3. 르누아르, 엄마와 아이들, 산책길
By Pierre-Auguste Renoir - mwG4p8dggCS1cA at Google Cultural Institute, zoom level maximum, Public Domain, Link
르누아르 그림 중에서도 특히나 마음에 드는 그림입니다.
Frick Collection을 방문한다면 미술관의 풍경과 이 작품들은 꼭 보기를 추천합니다. 사진을 찍게 하지 못하니 쓸거리가 적어서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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