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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ck Collection을 나와서, 저녁을 먹으러 다시 남쪽으로 내려갑니다. Chelsea에 있는 Spotted Pig에서 햄버거를 먹을 예정입니다. 이번 미국 여행중 가장 기대하던 버거이기도 합니다. 딱 제 스타일이거든요. 


공원. 작은 공원이라도 정성스럽게 가꾼 꽃이 있으면 품격이 올라가는 듯 하네요. 


옛날 쓰레기통을 이용한 장식인 듯 한데 굳이 철거하지 않고 활용하는게 좋군요. 허름한 것을 꾸미는 것으로는 꽃 이상가는 것이 없지요. 


아직 환한데도 이미 사람들은 Happy Hour를 즐기러 와서 맥주를 놓고 한잔하고 있습니다. 애기들도 데려왔네요.




여기도 술판. 저기도 술판. 술은 싫어하지만 가게들 분위기는 나쁘지 않더군요.


가는 길. 담쟁이 덩굴로 덮여서 참 멋진 주택이 보이더군요. 하지만 창을 열면 벌레가 많이 들어올테니 살기는 힘들지 않을까...이런 쓸데 없는 걱정을 해봅니다. 뉴욕 건물주가 되고 싶어요.


도착했습니다. 이 집의 상징 도야지.


옛날에는 한글상표가 써있는 (무슨 고추장이었나?) 통도 있었다는데 새걸로 교체한 모양입니다. 


자리잡기가 힘든 레스토랑인데, 새벽 2시까지 하므로 차라리 늦게오면 자리가 있는 경우가 많다더군요. 저는 식사 때 가서 자리가 날 때 까지 30분 쯤 주변을 돌다가 와야했습니다. 


가게 주변은 화분으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허름한 건물인데 화분이 있으니 건물에 신경을 안쓰게 되더라구요. 


가게 안에 있는 돼지고기 조감도(?). 삼겹살을 베이컨으로만 먹는 야만인들 가트니라고요.


메뉴. 저 마스코트는 디즈니 저작권 침해로 보이지않으세요? 뭐 저와는 상관없으니 그냥 넘어갑니다. 


녹슨 통들을 이용한 화분. 인테리어 소재로는 역시 꽃만한 게 없지요.


낣은 주택을 개조한 식당이어서, 예전 주택의 정원은 돌보지 않고 있는 듯 합니다. 멋대로 자라난 주택의 정원이 창문으로 보입니다. 


실내는 어둡습니다. 옛날 집이라 그런지 창문이 작고 개수가 적어요.


인테리어는 허름합니다. 


드디어 나왔습니다. 심플하기 그지 없는 버거. 조합은 간단하죠? 야채가 안들어갑니다. 소가 풀을 먹으니 괜찮다는 철학일까요? 


그런데 버거를 먹기도 전에, 감자튀김이 훌륭합니다. 보통 저는 감자튀김을 먹지 않습니다. 쓸데없이 배만 불리는 맛없는 것이라는 인상을 가지고 있는데, Spotted Pig의 감자튀김은 예외내요. 끝없이 들어갑니다. 프랑스의 옛 방식대로 오리기름(Duck Fat)으로 튀겼다고 하는데, 그야말로 마약감자튀김입니다.  

 

패티는 두툼하죠? 높이가 1 inch (2.54cm) 정도라고 합니다. 고기는 원재료 기준으로 대략 8온스정도라고 쉐프가 설명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대략 226그램인 셈이지요. 그런데 아무래도 크기를 보면 10온스 (=283g)정도 될 거 같습니다. . 


요리사 Arpil Bloomfield가 공개한 레시피에 따르면, 양지, 어깨살(chuck), 등심(Sirloin)으로 만든다고 했는데, 그것만으로는 저 폭발하는 듯한 진한 맛이 나오지 않는다고 합니다. Burger Lab에서는 패티를 가능한 덜 익혀달라고 주문한뒤 집에 가져가서 분석했고, Short rib(갈비본살)이 들어갔다는 결론을 내지요. [기사 링크], 참 할일없는 대단한 친구들입니다. Gramercy Tavern에서도 비슷한 구성으로 패티를 만들던데, 덕분에 양쪽 다 패티의 맛은 더할나위 없이 훌륭했습니다. 


두꺼운 패티위에 블루 치즈의 제왕이라는 로크포트 치즈. 제가 요리할 때 가장 좋아하지만 비싸서 못쓰는 치즈이기도 합니다. 육향과 어우러져 멋진 경험을 선사합니다. 


예상외로 부족했던 건 Bun이었습니다. 다른버거 보다 굉장히 통통한 브리오쉬 번을 쓰는데요, 상단을 그릴에 구워서 멋지게 그릴자국을 내서 서빙됩니다만... 예상보다 맛이 약합니다. 번과 패티의 조화가 일품이었던 Gramercy Tavern에서는 통밀로 만든 번을 썻고, 패티에 비해 번이 약했던 Burger Joint에서는 시판되는 Arnold Bun을 씁니다. 


여기 번도 Arnold Bun과 마찬가지로 통밀이 아닌 제분한 밀로 만든 번인데, 두꺼운 패티와 로크포르 치즈의 맛을 충분히 지탱해주지 못하네요. 안에 피클도 하나 없으니 번이 강한 맛으로 고기 맛을 지탱해줘야하는데 의외로 존재감이 약해서 아쉬웠습니다. 


훌륭한 버거이긴 한데 번 때문에 Gramercy Tavern의 버거에는 뒤쳐진다고 해야할까요. 아니 더 맛 좋을 수 있는데 아쉽다고 할까요. 다음 번 뉴욕 방문 때는 Mineta Tevern을 방문하고... 여기는 한 번 더 와봐야겠습니다. 번이 좀 실망스럽긴 했지만 패티가 훌륭하고 감자튀김도 맛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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