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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타야에서 묵고 있는 호텔로 가려고 했더니, 72시간 패스를 이용해서 가려면 다시 나카메구로역으로 걸어가서 히비야선을 타야 하더군요. 터덜터덜 걷고 있는데 아까 지나쳤던 헨리버거가 여전히 문을 열고 있더군요. 8시까지 하는 걸로 되어 있는데? 


들어가서 물어보니 손님이 있어서 늦게까지 열었는데, 지금은 테이크 아웃만 가능하다고 합니다. 


조명 때문에 잘 안보이는데 콤보C 메뉴, 패티 3장 버거 세트 메뉴가 있더군요. 더블은 자주 먹지만 트리플? 갑자기 흥미가 동해서 주문했습니다. 저녁은 피자를 먹었으니 야식은 햄버거가 제격이겠죠. 라며 별 죄책감 없이 주문했습니다. 감자튀김과 콜라가 포함된 세트를요.


종이봉투에 넣어줍니다. 버거는 이런 식으로 포장되어 있는데, 기름이 엄청 배어나오더군요.


비주얼은 그렇게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네요. 패티 3장, 양상추가 한장있고, 토마토에 소스 조금. 


번에 대해서는 별로 신경을 안쓰는 건 한국이나 일본이나 매한가지인 듯. 


번이 패티에 지면 안됩니다. 고기위주로 먹을 바엔 그냥 직화로 구워먹죠. 아름다운 그래머시 태번 버거의 번의 자태를 봐주세요. 제가 최고로 꼽는 버거 중에 하나. 


심지어 직접 번을 만들지 않고 공산품을 사서 쓰는 걸로 버거러버들에게 뒷소리를 좀 듣는 버거 조인트의 공산품 번도 저렇게 맥이 없지는 않습니다. 


사실 번의 상태가 이런 건 번이 맥아리가 없어서 라기 보다는 레스팅의 영향이 크죠. 최근 경향은 대부분 패티의 습기로 번이 눅눅해지는 걸 막기 위해 패티를 조리한 후 5분 정도 레스팅을 해줄 것을 권하고 있는데, 헨리 버거는 그런 프로세스를 빼고 하는 모양입니다. 문을 닫기 전이어서 안해준게 아니라 다른 사진도 대부분 번이 저렇더군요. 


패티는 상당히 힘을 준 와규 100%인 점을 자랑하던데, 정확한 부위는 잘 모르겠지만 미국 프리미엄 버거들이 많이 쓰는 갈비살+어깨살 조합의 패티보다 지방이 많습니다. 와규의 특성 때문인듯 하더군요. 덕분에 먹는 내내 기름이 계속 흘렀습니다. 저도 기름진 고기러버지만 이건 제가 기대하는 버거는 아닙니다. 물론 미국의 버거들도 최근에 갈빗살을 포함시키는 등 지방 성분을 강화하고 있는게 사실이지만, 적정 비율이라는 게 있는거고, 번과 부재료와의 조화도 중요한 건데 이런 점에서는 제가 좋아하는 방향과는 다른 버거네요. 다시 들릴 일은 없을 듯. 


미국 루이빌 여행에서 들렸던 Grind Burger의 자태. 패타가 좀 탄 것처럼 보이지만 전혀 아니었고 버거의 모범이라 불러도 될만한 맛이었습니다. 더 비싼 뉴욕의 버거들에 조금도 뒤지지 않았던 지방의 강자!


감자튀김은 평범했는데 오랜만에 먹다보니 그냥 계속 손이 가더군요. 무서워서 역에서 쓰레기통에 버렸습니다. 


이제 진짜 호텔로 가야죠. 그전에 저녁에 먹을 물이나 이런 걸 사려고 마트에 좀 들려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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