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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한끼를 실패했으니, 뭔가 맛있는 걸 먹어 보충해야 합니다. 하지만 줄 서기는 싫었죠. 이럴 때 안전한 곳은 '미츠코시' 백화점입니다. 신바시에서 긴자 선으로 바로 갈 수 있어 가깝고 선택할 수 있는 옵션도 많습니다.  


그리고 미츠코시에서 처음 알게된 과일 타르트 샵. 파운드리. 키르훼봉이 타베로그 점수는 훨씬 높지만, 저는 이 곳이 더 맘에 드네요. 이 브랜드를 소유한 회사이름이 Plaisir여서, 저는 산겐자야의 patisserie Plaisir와 같은 계열인 줄 알았는데 그렇지는 않더라고요. (약간 속은 느낌) 하지만 파운드리의 진열대는 지나가는 사람의 시선을 잡아채는 힘이 있습니다. 일본 케이크 피스의 평균 사이즈는 모르겠지만, 경험한 케이크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커보입니다. 그런 케이크가 진열장을 같은 종류로 빽빽하게 채워져 있습니다. 희소성을 강조하기 위해서 기껏해야 한 줄 정도만 늘어놓는 다른 케이크 매장과는 다른 강렬함이 있습니다. 가을이라 몽블랑이 있는데, 사이즈가 큽니다. 보는 순간 몽블랑 먹다 질리겠다 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요. 그래서 몽블랑은 사지 않았습니다. 사실 밤 크림의 퀄리티가 좋아보이지 않았거든요. 


같은 케이크가 진열장을 가득 채우면 또 다른 장점이 있는데 그것은 '색감'이 엄청 강조된다는 점입니다. 멜론 타르트가 이렇게 늘어서 있으니 싫어도 발길이 멈춰지고 보게 됩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지갑에서 "내 돈을 가져가요."라고 하게 되는... 마법이 일어납니다. 


저렴한 컵 사이즈도 있지만, 가족이 먹을 수 있는 CD사이즈의 케이크도 있습니다. 북해도 멜론임을 강조한, 그래서 비싼 타르트들.


한입거리의 타르트들. 뭘 먹어야 할지 정말 고민입니다. 


몽블랑 말고도 밤이 앙증맞게 올라간 케이크도 있습니다. 하여간 색감하나는 잘 뽑네요. 


무화과도 맛있어 보입니다


여러 개 사고픈 유혹을 뿌리치고 멜론 컵케이크를 하나 구입했습니다. (648엔) 멜론 퀄리티도 좋고, 당도도 적당하네요. 도쿄에서 과일 타르트가 생각나면 괜찮은 옵션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멜론 컵케이크로는 역시 스트레스 해소가 완전히 되지 않아서, 장 폴 애뱅을 들리게 됩니다. 


초콜렛으로 유명한 매장이지만 정작 초콜렛보다는 항상 케이크를 사먹게 되더군요.


이쁘기도 하여라!


잘 포장해서 가져왔습니다. 참고로 먹은 곳은 우에노 공원 어느 벤치입니다. 국립서양미술관의 전시회를 보고나서 예술품 관람 후 디저트로 먹었지요. 레스토랑의 메인 메뉴를 먹은 것처럼, 미술관을 보고 난 후에는 케이크 하나 쯤은 먹어둬야 합니다. 


가을철이라 몽블랑을 제법 많이도 먹었습니다. 이번 일본에서 먹은 것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몽블랑입니다. 밤크림


좀 지저분하지만, 먹다가 찍은 것입니다. 밤 크림은 먹어본 중에서 최고 였네요. 인생 몽블랑이 될 뻔 했는데... 아쉽게도 당도가 너무 강합니다. 특히나 이 사진은 일부러 찍어 둔 것인데 베이스가 되는 머랭은 아몬드 가루를 섞어 만든 것인데 이 머랭 자체의 당도가 너무 높아요. 설탕과자를 먹는 줄 알았을 정도니까요. 겉에 슈거 파우더를 좀 줄이고, 당도를 낮췄으면 최고였을텐데 아쉽네요. 


우에노 공원까지 가져오느라 상태는 좀 안습이네요. 산딸기(푸람보아즈) 케이크.


맨 위에 산딸기 퓨레, 그 아래로 여러 층의 베네수엘라산 카카오로 만든 쇼콜라 무스와 아몬드 비스퀴의 조화가 멋진 초콜렛입니다. 


장 폴 애뱅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밤 조림(marron glace). 이탈리아 피에몬테산의 굵은 밤을 시럽에 조린 것인데 이걸 안 먹으면 섭섭하죠. 음. 하지만 10년전 유럽에서 처음 먹었을 때에 비하면 이상하게 맛있다는 생각이 안듭니다. 추억을 너무 미화해서 곱씹고 있는 건지도 몰라요. 


도쿄는 디저트가 강한 도시여서 좋군요. 디저트를 먹기 전에 들렸던 서양미술관 이야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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